[100세건강] 요즘 핫한 ‘물 단식’ 무작정 따라해선 안 되는 이유
탈모, 부종, 무월경 등 증상 생기면 다이어트 바로 멈춰야
(서울=뉴스1) 천선휴 기자 = 본격적인 여름 휴가철을 앞두고 '벼락 다이어트'에 돌입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여느 때보다도 다이어트에 대한 관심이 늘다 보니 온라인상엔 탄수화물을 전혀 먹지 않는 다이어트부터 물과 소금만 먹는 '물 단식'까지 단기간에 몸무게를 줄일 수 있는 방법들이 활발하게 공유되고 있다.
하지만 의사들은 단순한 다이어트라도 내 몸을 해칠 수 있는 촉매제가 될 수 있다며 반드시 건강을 점검해본 후 '건강한 다이어트'를 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조수현 중앙대병원 가정의학과 교수는 "실제로 비만클리닉을 찾아온 한 환자 중 '몸이 잘 붓고 물만 먹어도 살이 찐다'는 여성이 있었는데 비만 치료를 시작하기 전 혈액검사를 해보니 헤모글로빈 수치가 8.5gm/dl(정상수치 12~16gm/dl)로 빈혈 상태였다"면서 "빈혈 때문에 부종이 생기고 피곤해 운동을 제대로 할 수 없었던 것"이라고 말했다.
이 경우 빈혈 치료를 먼저 하면서 균형 잡힌 식사와 영양제 보충을 통해 대사기능을 정상화시키는 게 우선이다. 체중 감량은 그다음 문제다.
조 교수는 "무조건 '살을 뺀다'는 계획을 세우기 전에 현재 자신의 몸 상태가 건강한지 점검해봐야 한다"며 "과체중이라도 수차례의 다이어트로 빈혈이 생기거나 다른 내분비질환이 있어서 비만해진 것일 수도 있고 반대로 체중이 늘어난 후 내분비질환이 생겼을 가능성도 있다"고 조언했다.
실제로 잘못된 정보를 토대로 무리한 다이어트를 시작했다가는 오히려 건강에 악영향을 미칠 수도 있다.
그중 하나가 바로 담석증이다. 담석증의 원인 중 남녀 모두 비만일 때도 담석증이 많이 발생하지만 반대로 굶거나 빠르게 체중을 감소하는 경우도 담석증이 생길 수 있다.
조 교수는 "간에서 생성된 담즙은 담낭(쓸개)에 저장되었다가 식사 후 십이지장으로 배출돼 음식물의 지방 소화를 도와주는데 장기간 금식을 하거나 빠른 체중 감소가 있을 때 담즙 배출이 원활하지 않게 되면서 담즙이 남아 단단히 굳어져서 담석이 생길 수 있다"며 "일반적으로 1주일에 1.5kg 이상의 체중 감소는 담석의 위험성을 높인다"고 설명했다.
또 10대 청소년을 중심으로 유행하는 '물 단식' 다이어트는 '물 중독'을 일으켜 심한 경우 사망에 이를 수도 있다.
'물 중독'은 짧은 시간 동안 과도한 수분 섭취로 인해 혈액 나트륨 농도가 낮아지고 세포 내 수분량이 증가해 부종, 발작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사망에 이를 수 있는 치명적인 중독 상태를 말한다.
이에 한국건강증진개발원은 물 단식을 통한 극단적인 체중감량이 인체에 심각한 해를 끼치고 다양한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물 중독'을 경고하기도 했다.
'물 중독' 외에도 물만 마시는 다이어트를 통해 감소하는 체중에는 근육량이 포함돼 있을 수 있는데 이는 기초대사량을 감소시키기 때문에 효과적인 체중 감량법이 될 수 없다.
조 교수는 "무엇이든 지나친 것은 좋지 않다"며 "유산소운동과 근력운동, 식이요법을 병행해 골고루 영양섭취를 하면서 신체에 무리가 가지 않게 다이어트하고 요요가 오지 않게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말했다.
특히 빈혈, 신경성 식욕 부진 등 섭식 장애를 앓고 있거나 정상 체중이라면 식이요법 다이어트는 절대 해선 안 된다.
또 고혈압, 당뇨, 심혈관질환, 신장질환, 간질환, 갑상선질환, 암 등 모든 기저질환자는 의사와 상의 하에 식이요법을 해야 한다.
조 교수는 "다이어트 시 탈모가 생기거나 부종, 숨이 차거나 저혈압, 맥박이 빨라지거나 어지럼증, 두통, 근육통, 여자에게서는 무월경 등의 증상이 나타난다면 바로 중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다이어트는 적게 먹고 많이 움직이는 게 원칙"이라며 "샐러드나 콩, 두부, 해조류 등을 이용한 건강 레시피로 먹는 즐거움을 느끼고, 운동은 살 빼는 데 효과가 큰 운동을 선택하는 것도 좋지만 내가 원하는 운동을 꾸준히 지속하는 게 장기적으로 좋은 결과를 낳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sssunhu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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