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먼지 모아 팔면 돈이 된다고?”…진짜 사고파는 사람들 있다는데, 이게 무슨 일 [Books]

먼지 / 요제프 셰파흐 지음 / 장혜경 옮김 / 에코리브르 펴냄 / 1만7000원

서울 시내가 먼지에 뒤덮여있다. [사진 제공=연합뉴스]

‘인간은 결국 먼지다’는 말이 있다. 태초의 사람은 우주의 먼지에 불과한데, 결국 흙이 되어 다시 먼지로 돌아가기 때문이다. 신간 ‘먼지’는 인류 역사를 결정적으로 뒤바꾼 먼지의 긴 역사를 다룬 책이다. 빅뱅 이후 세계는 먼지의 결합으로 만들어졌다는 과학적 사실부터, 현대에 이르러 대도시 미세먼지로 인해 고통받는 인간의 표정, 먼지 하나에서 DNA를 추출해 범죄를 해결하는 경찰들, 또 혜성 꼬리에서 분출하는 먼지를 통해 우주를 연결하는 학자들을 다룬다.

책에서 가장 흥미로운 건 ‘먼지를 사고파는 사람들’을 다른 14장이다. 독일의 한 기업은 90종의 먼지를 수집해 연간 8톤을 판매한다. 이 먼지는 휴대전화, 자동차부품, 현금지급기의 성능 테스트에 쓰인다고 한다. 태양광 모듈에 쓰일 시험용 먼지를 아예 생산하는 기업도 있고, 자동차 앞유리에는 먼지로 만든 분말이 필요하기도 하다. 먼지는 이처럼 인간의 질병과 죽음을 유발하기도 하고, 인간의 삶을 더 윤택하게 만들기도 한다. 우주의 블랙홀은 ‘먼지 괴물’이고, 화산은 인류의 역사를 다시 썼다는 목차부터 흥미롭다. 거실 바닥에 쌓인 먼지도 예사롭지 않게 느껴지는 책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