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45만개로 '찐친' 됐다…체코 원전 수주의 '숨은 공신'"
'주민수용성' 얻기 위해서는 두코바니 지역 민심 중요
코로나19 마스크 품귀 때 마스크·소독제 등 지급
체코 국민 스포츠 '아이스하키' 지원
한국수력원자력을 포함한 팀코리아가 체코 신규원전 건설의 우선협상자 선정된 것을 놓고 기술력과 가격경쟁력, 납기 등이 주요했다는 평가가 나오지만, 또다른 배경으로 체코 현지인들의 마음을 산 것을 꼽을 수 있다.
'주민수용성' 중요…봉사단 파견으로 지역 민심을 사다
원전 사업에서 중요한 것 중 하나가 '주민수용성'이다. 원전시설은 안전성에 대한 불안감 등으로 기피하는 시설인만큼 수용성도 빼놓을 수 없는 중요 평가 기준이다. 실제 체코 정부 및 발주사의 선정 기준에는 가격경쟁력과 공기준수 역량, 기술력 뿐 아니라 수용성도 포함돼 있다.
체코사업추진팀은 원전 수주를 위해서는 해당 지역민과 소통, 민심을 사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회사측에 글로벌 봉사단 파견을 요청했다.
처음에는 한국에서 온 봉사단을 반기는 분위기는 아니었다. 지역의 소도시다 보니 30-35명의 규모의 봉사단이 활동을 펼칠 수 있도록 연결해줄 만한 기관도 마땅치 않았다. 하지만 봉사단은 현지 초중고교, 사회복지시설 등을 찾아 교육 봉사를 벌였다. 또 태권도 시범과 풍물 국악, K-POP 댄스 공연 등 문화 교류 활동을 펼쳐왔다.
결정적으로 지역민들이 마음을 열게 된 계기는 코로나19 시기였다. 한번도 경험하지 못한 팬데믹으로 다같이 고난을 겪는 상황에서 도움을 줬다는 점 더 강한 인상을 남긴 것으로 보인다.
당시 전세계적으로 마스크 품귀 현상이 빚어졌고, 체코도 마스크를 구할 수 없는 건 마찬가지였다. 바느질로 천 마스크를 만들어 사용했는데, 당시 한수원은 45만개의 마스크를 확보해 소독제, 호흡보조장치 등과 함께 지역에 공급했다. 그때부터 두코바니 지역민들은 "어려울 때 돕는 친구가 진정한 친구"라고 고마워하며 친근함을 느끼게 됐다.
두코바니에 '한수원' 아이스하키 경기장이?
이를 극복하기 위해 한수원은 두코바니의 아이스하키팀 후원을 시작했다.
아이스하키는 체코에서 가장 인기 있는 스포츠로 꼽히는데, 2018년 평창 올림픽 당시 한수원은 응원단을 꾸려 체코 선수들의 경기가 있는 날에 응원전에 나서기도 했다.
평창올림픽 이후 두코바니 지역의 아이스하키팀(SK Horacka Slavia) 후원으로까지 이어졌고, 두코바니 아이스하키 경기장이름이 한국수력원자력의 영어 앞글자를 딴 KHNP(Korea Hydro & Nuclear Power) 경기장으로 바뀌었다. 두코바니 팀 선수들도 KHNP가 새겨진 옷을 입고 경기를 뛴다. 지난 시즌에는 우승까지 차지하면서 한수원의 인지도는 급상승 했다.
이 같은 노력은 막판 수주전에서 빛을 발했다. 결과 발표가 임박한 지난달 두코바니 지역 신문 '호라츠케 노이비니'에는 두코바니·트레비치 등 주변 지역 주민협의회 명의의 성명서가 보도됐다. 성명에는 "한수원은 8년간 지역과 협력해왔다. 우선협상대상자는 지역과 협력해 온 파트너가 되어야 한다"는 한수원 지지 의견이 담겼다.
이외에도 두산에너빌리티, 대우건설, 한국전력기술 등도 체코내 수주활동을 강화를 위해 적극 뛰었다. 두산에너빌리티는 자회사인 두산스코다파워를 활용해 두산파트너십데이 행사를 개최하고, 300여명의 체코 현지 산업계 인사를 초청했다. 대우건설은 한-체 시공협력포럼 개최, 현지 시공 업체들과 MOU를 체결했다. 한국전력기술은 한-체 원자력 엔지니어링 파트너스 데이를 개최하는 등 교류 등에 힘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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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조태임 기자 jogiza@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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