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업이 ‘건물주’인 남친과 결혼 망설여져”…20대 女가 남긴 글 보니
한 20대 여성이 직업이 '건물주'인 자신의 남자친구(남친)와의 결혼이 망설여진다는 글을 유명 온라인 커뮤니티에 올린 것이 뒤늦게 화제를 모으고 있다.
20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국내 유명 커뮤니티 '네이트판'에 최근 '직업이 '건물주'인 남친과의 결혼이 망설여집니다'라는 제하의 글이 최근 게재됐다. 해당 게시물은 이날 오후 10시 32분 기준 9만9976 조회수를 돌파하는 등 폭발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해당 게시물을 작성한 네티즌 A씨는 자신을 20대 후반의 여성이라고 소개하며 "남친은 저보다 두 살 더 많다. 남친과는 사귄 지 약 2년 정도 됐고 처음 사귈 때도 남친은 취준생이었다"며 "저는 졸업 후 바로 좋은 조건에 취업을 했다"고 운을 뗐다.
A씨는 "남친이 취준생인 거는 불만이 없었다. 요즘은 다들 그런 시대니까"라며 "그런데 데이트 할 때도 꼭 본인이 더 내거나 아님 반반 데이트 해서 참 제 딴에는 미안하고 고맙고 그랬다. 큰 트러블 없이 잘 사귀었고 취미도 비슷하고 성격도 잘 맞았다"고 말했다.
이어 "지난해 연말부터 남친이 먼저 결혼이라던지, 미래에 대한 이야기가 나왔고 저 역시 좀 더 진중하게 남친을 만났다"면서 "취준생이고 30대 초반인데 벌써 결혼 얘기가 나와 조금 놀랐지만 그래도 생각 못 할 나이도 아니니 그런가 보다 하고 저도 남친이 취직을 하거나 직업을 가지면 결혼하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번 달에 남친의 어머니를 처음 뵀다. 참 교양 있어 보이는 분이었다. 그런데 남친 이름으로 건물이 있고 거기서 나오는 돈이 있다는 걸 알게 됐다. 사실, 그 얘기를 알고 좋은게 아니고 결혼이 좀 망설여진다"며 "그러니까 남친은 취준생이 아니라 취준생 코스프레 하는 거고 절실하지 않으니 당연히 몇 년째 이러고 있는 것"이라고 깊은 한숨을 내쉬었다.
A씨는 "저희 부모님을 봐도 오빠 부부도 그렇고 사람 사는 일이 항상 계획대로 흘러가는 것도 아니고 살다 보면 크고 작은 시련이 생기는데 자기 힘으로 돈 한 번 벌어 본 적이 없는 사람과 같이 미래를 꿈꿀 수 있을까…"라며 "사실 남친 이름으로 된 건물은 본인이 번 돈도 아니고 부모님이 그냥 증여해주신 거지 않나. 저희 부모님도 열심히 하셔서 건물이 있고 거기서 월세가 나오지만 퇴임하실 때까지 일하셨고, 지금도 알바도 계속하고 계신다"고 말을 이어갔다.
또 그는 "저랑 오빠랑 나이 차이가 꽤 난다. 오빠네 부부도 꼬마빌딩을 부모님께 물려받았는데 새언니도 조카들 좀 큰 다음부터는 다시 전공 살려서 재취업했고 열심히 일한다"면서 "이 고민을 새언니한테 털어놓으니 딱 말은 안 하지만 반응이 뜨뜨미지근하더라. 요즘 시대에 건물이 있는 건 복받은 거라고는 하더라. 그래서 본인도 오빠도 더 열심히 하는 거고 저 대학생 때 용돈도 줄 수 있었다고"라고 새언니와 대화를 나눈 내용 일부를 언급했다.
이어 "그런 거 생각하면 좋은 거는 맞는데 남친을 보고 있으면 취업 준비를 안 하는 거 같다. 그럼 남친은 무능력한 거 아닌가"라면서 "그제 남친한테 '취업 준비 하느라 힘들지?'라고 하니까 에둘러서 얘길 하는데 취업할 생각은 없이 건물주를 직업으로 하려고 하는 거 같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제가 길게 살아보지는 않았지만 저는 생활력이란 게 중요한 것 같다. 생활력이란 게 돈을 버는 금액도 물론 중요하지만 식당에서 서빙을 하든 공장에서 일을 하든 책임감이라고 생각"이라며 "저 어릴 적에 집이 소위 망한 적이 있는데 저희 어머니가 저녁 때 오빠가 학원 갔다 오면 저 맡겨 놓고 새벽까지 호프집에서 알바 하셨다. 그런 모습 보면서 오빠도 공부 더 열심히 하고 가끔 밤에 부모님이 대화하는 거 들으면 아빠가 가족들에게 미안하고 엄마에게 미안하다고 하면 엄마가 아빠에게 '○○(아빠 이름)아! 걱정마~ 내가 다 먹여 살릴게!' 이렇게 되받아치곤 했다"고 어렸을 적 부모님과 있었던 일화를 거론하기도 했다.
끝으로 A씨는 "전 이런 분위기에서 자라서 그런지 좀 가난하더라도 생활력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이 든다. 어떠세요? 건물주가 직업인 남친과 결혼생활이 가능할까요? 마음을 잘 정리해서 만약에 결혼할 거면 더 이상 돌아보지 않고 내년 봄에 하려고 한다"며 "여기 계신 분들의 의견도 궁금하다"고 네티즌들에게 의견을 구했다.가장 많은 '공감'을 받은 베스트 댓글은 "난 쓰니(글쓴이) 생각이 건강하다고 느껴진다. 글쓴이가 그다지 모자람이 없고 존경스러운 부모님과 가족들이 있으니 남편도 존경할 수 있는 사람이었으면 하는 거지 않나"라며 "사람 일 어떻게 될지 모르고 여차직하면 믿고 의지할 수 있었으면 하는 것이다. 만약 글쓴이가 지금 돈 한 푼이 아쉬운 환경이면 모를까…굳이?"라는 내용이다.
다음 공감 댓글을 쓴 네티즌은 "글쓴이 엄청 현명하네…양가 넉넉하게 있으니 배우자의 성실함 책임감 이런 걸 보겠다는 건데, 당장의 취업도 패스하지 못하니 한 가정의 가장의 역할을 해낼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인 듯"이라며 "가정에는 굴곡이 있길 마련인데 그걸 잘 헤쳐나갈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라고 적었다. 이 네티즌은 이어 "근데 역설적이게도 돈이 많으면 성실함과 책임감이 필요하지 않은 사회이니…고민되겠어요…본인이 집안의 가장으로, 남편은 육아와 집안일을 책임지는 포지션도 가능하겠다"면서 "이번 세대는 아무리 책임감이 강하고 성실해도, 돈에서 해방되기 쉽지 않기에 돈의 비중도 높게 생각하셔야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다른 한 네티즌은 "저희 집도 부모님이 건물주인데요, 저는 부모님이 가진 돈과 관계없이 연봉 높이려고 노력하고 자기계발 계속하고 있고, 동생은 삶에 대한 공격적인 노력 없이 부모님 돈 많으니 어떻게든 되겠지 하고 사는 애다"라며 "뭐 저나 동생이나 노후가 어렵진 않겠지만 돈과 상관없이 삶을 대하는 태도가 다르다. 돈 버는 것 외에도 적극적으로 살지 않는다. 저는 글쓴이님이 무슨 걱정을 하는지 알 것 같다. 제 동생이지만 저라도 그런 사람은 배우자로 싫다"고 글쓴이에 공감하는 듯한 글을 남기기도 했다.
반면 또 다른 네티즌은 "복에 겨워 X싸는 소리하고 앉았네"라며 "여유가 있어야 사랑도 하는거지 구질구질하게 살면 쌈박질밖에 안 한다"라고 글쓴이 A씨에게 날카롭게 대립각을 세웠다.지난 18일 한국은행과 통계청이 발표한 '2023년 국민대차대조표(잠정)'에 따르면, 지난해 부동산 가격 하락 등의 영향으로 가구당 순자산이 약 2%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같은 이유로 우리나라 경제 주체들이 보유한 전체 순자산, 이른바 국부(國富) 증가율도 2% 남짓에 머무른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말 기준 1인당 가계 순자산은 2억4427만원으로 추정됐다. 2022년 말(2억4039만원)과 비교해 불과 1.6%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국민대차대조표 통계에서는 가계 부문만을 따로 추계하지 않기 때문에 이 추정액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 전체 순자산(1경2632조원)을 추계 인구(약 5171만명)로 나눈 값이다.
시장환율(2023년 중 1306원/달러)로 환산한 1인당 가계 순자산은 18만7000달러로, 미국(46만5000달러)·오스트레일리아(39만3000달러)·캐나다(28만2000달러)·프랑스(23만달러)·독일(22만4000달러)·영국(21만3000달러)보다 적지만 일본(18만3000달러)보다는 많은 것으로 집계됐다.
권준영기자 kjykjy@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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