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대통령 되면 전쟁 끝낼 것"…젤렌스키, 러시아와 협상 암시(종합)

구자룡 기자 2024. 7. 20. 21: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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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선 후보 확정 후 젤렌스키와 통화
[뉴욕=AP/뉴시스] 2019년 9월 도널드 트럼프 당시 미국 대통령과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유엔 총회가 열리고 있는 미국 뉴욕에서 만나 회담하고 있다. 2024.07.20.

[서울=뉴시스]구자룡 신정원 기자 = 미국 공화당 대선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은 19일(현지시각)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에게 자신이 11월 미 대선에서 재선에 성공하면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을 끝낼 것이라고 직접 확인했다.

트럼프 "좋은 통화…대통령 되면 전쟁 끝낼 것"

CNN 등에 따르면 트럼프 전 대통령은 통화 후 '트루스 소셜'을 통해 "오늘 오전 젤렌스키 대통령과 '아주 좋은' 통화를 했다"면서 "그는 내가 공화당 전당대회를 매우 성공적으로 치르고 공화당 대선 후보가 된 것을 축하했다"고 밝혔다.

또한 "그는 지난 토요일(13일) 극악무도한 암살 시도를 규탄하고 이 시기에 미국 국민들이 통합의 정신으로 하나가 된 것에 대해 언급했다"고 했다.

그는 이어 "나는 여러분의 차기 미국 대통령으로서 세계에 평화를 가져다 줄 것이고, 수많은 목숨을 앗아가고 수많은 무고한 가족을 파괴한 전쟁을 끝낼 것이기 때문에 젤렌스키 대통령이 먼저 연락을 취해준 것에 감사하다"며 "양측은 함께 모여 폭력을 종식하고 번영으로 나아가는 길을 열어주는 협상을 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젤렌스키 "트럼프와 회담 합의…공정·영속적 평화 논의"

젤렌스키 대통령도 통화 후 소셜미디어 플랫폼 엑스(X)를 통해 트럼프 전 대통령이 공화당 대선 후보로 공식 선출된 것을 축하하고 "펜실베이니아에서 일어난 충격적인 암살 시도"를 비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이어 "나는 그(트럼프)에게 힘과 절대적인 안전을 기원했다. 나는 미국의 자유와 독립을 지키기 위해 미국의 초당적, 양원적인 지지가 매우 중요하다는 것을 강조했다"고 밝혔다.

그는 아울러 트럼프 전 대통령과 러우 전쟁 평화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개인적인 회동'도 갖기로 했다고 공개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우리는 트럼프 (전)대통령과 개인 회담에서 공정하고 진정으로 지속 가능한 평화를 위한 조치가 무엇인지 논의하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밀워키=AP/뉴시스] 미국 공화당 대선후보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18일(현지시각) 미국 위스콘신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연설을 하며 주먹을 쥐어 보이고 있다. 2024.07.19.

젤렌스키, 러시아와의 협상 가능성 암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러우 전쟁을 하루 만에 끝낼 수 있다고 반복해서 주장했지만 그 방안에 대해선 구체적으로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달 첫 대선 후보 TV 토론에선 러시아가 강제 병합한 우크라이나 영토를 양도하는 것을 포함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요구 조건에 대해 "받아들일 수 없다"고 언급했다. 그는 동시에 우크라이나에 미군 원조를 보내는 것도 비판하고 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8일 "트럼프 전 대통령과 함께 일하는 것은 힘든 일이지만, 우리(우크라이나인)는 열심히 일하는 사람들"이라면서 누가 미국의 차기 대통령이 되든 "협력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그는 "(우크라이나는) 새로운 페이지가 필요한 것이 아니라 이 페이지를 넘길 힘이 필요하다. 전 세계가 러시아를 설득해 전쟁 종식을 고려하도록 압력을 가해야 한다"면서 "모든 영토를 무력으로 되찾을 수 있는 것이 아니다. 외교의 힘이 도움이 될 수 있다"고 피력했다.

이런 가운데 CNN은 젤렌스키 대통령이 어려운 전장 상황과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백악관 재입성 가능성에 직면해 러시아와의 협상을 암시하고 있다고 짚었다.

젤렌스키 대통령은 15일 "11월께 2차 평화정상회의를 준비할 것이며, 이 때엔 러시아 대표단도 참석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면서 러시아를 처음으로 초청할 계획을 공개했다.
[워싱턴=AP/뉴시스]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이 11일(현지시각) 워싱턴DC에서 나토 정상회의를 계기로 열린 정상들의 우크라이나 지원 행사에서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의지지 연설을 듣고 있다. 2024.07.20.

트럼프 첫 탄핵 야기한 '운명적 통화' 후 5년 만

이날 트럼프 전 대통령과 젤렌스키 대통령의 이번 통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대선 후보 지명을 수락한 지 하루 만에 이뤄졌다.

2019년 양국 정상으로서 통화한 지 5년 만에 이뤄진 것이기도 하다. 당시 전화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첫 탄핵 소추를 촉발한 '운명적인 통화'였다.

키이우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2019년 7월 트럼프는 미국이 우크라이나에 대한 군사 지원을 중단한 지 1주일만에 젤렌스키 대통령와의 통화에서 자신의 정치적 라이벌(조 바이든 대통령)을 조사해 달라고 요청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에게 (러시아가 크름반도를 합병한) 2014년부터 동부에서 진행되고 있는 러시아의 전쟁에 대처하기 위해 미국산 재블린을 더 많이 구매하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이에 트럼프는 “그렇지만 부탁을 하나 하고 싶다”고 말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에게 우크라이나가 바이든 대통령의 아들 헌터 바이든에 대한 조사를 해달라고 말했다. 또한 트럼프의 개인 변호사인 루디 줄리아니와 협력해 우크라이나가 2016년 대선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조사하기를 원한다고 말했다.

구체적으로는 우크라이나가 민주당 서버에 침입했다는 근거 없는 주장을 조사하기를 원한다는 것이라고 키이우 인디펜던트는 전했다.

헌터 바이든은 러시아가 크림반도를 불법 합병한 지 불과 한 달 후인 2014년 4월, 논란의 여지가 있는 우크라이나 가스 회사인 부리스마의 이사회에서 유급 자리를 차지했다.

그는 나중에 2020년 대선을 위한 아버지의 캠페인 기간인 2019년 4월 부리스마에서 사임했다.

한 조사에서 러시아는 2016년 민주당 전국위원회(DNC) 해킹의 배후에 있었음이 드러났다. 트럼프가 언급한 우크라이나의 민주당 서버 침투는 주로 줄리아니가 밀어붙인 음모론의 일부였다.

당시 통화에 참여한 백악관 관계자들은 대통령이 젤렌스키에게 정치적 라이벌에 대한 정보를 캐내라고 요구한 것 같다고 말했다.

트럼프의 요청은 젤렌스키 정부가 미국의 추가 지원을 기다리고 있을 때 압력을 가하는 방법으로 보였다. 통화 1주일 전 트럼프는 수석 보좌관인 믹 멀베이니에게 우크라이나에 대한 4억 달러 규모의 군사 지원을 중단하라고 명령했다.

트럼프는 젤렌스키와의 이 통화가 발단된 ‘우크라이나 스캔들’로 2019년 12월 권력 남용 및 의회 업무 방해 등 혐의로 탄핵 소추를 당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kjdragon@newsis.com, jwsh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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