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도 슬퍼했다' 켈리 눈물의 韓 고별전, '6-0 리드 속' 끝내 우천 노게임 선언 [잠실 현장리뷰]
LG 트윈스는 20일 서울 잠실야구장에서 두산 베어스를 상대로 2024 신한 SOL 뱅크 KBO 리그 홈 경기를 치렀으나 경기가 비로 인해 3회 중단됐고, 결국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약 1시간 30분 넘게 기다리며 경기 속개에 대한 의지를 드러냈으나, 비가 그치지 않았다.
이날 경기는 켈리의 한국 무대 고별전이었다. 염경엽 LG 트윈스 감독은 이날 경기를 앞두고 취재진과 인터뷰에서 "전날(19일) 아침에 오자마자 새 외국인 투수와 계약했다는 소식을 들었다"면서 켈리와 결별 사실을 공식적으로 알렸다.
염경엽 감독은 "그래서 켈리를 이날 선발로 안 쓰려고 했다. 그래도 우리 팀에서 5년 이상 던져준 투수고, 어떻게 마지막에 잘해주는 게 좋을까에 관해 곰곰이 생각했다. 그래서 켈리한테 이날 선발 등판 여부에 대한 결정권을 줬다. 켈리가 가족들과 상의한다고 한 뒤, 오늘 직접 선발로 나서겠다고 이야기해서 던지게 됐다"고 말했다.
그렇게 켈리가 1회초부터 선발 마운드에 올랐다. 그런 켈리를 향해 LG 팬들의 뜨거운 환호성과 박수가 쏟아졌다. 1회초 두산은 선두타자 정수빈이 중견수 뜬공으로 물러난 뒤 조수행이 헛스윙 삼진으로 물러났다. 이어 강승호가 3구째 2루수 뜬공에 그쳤다.
반면 LG는 1회말부터 선취 득점을 올리며 기선 제압에 성공했다. 1회말 선두타자 홍창기가 유격수 땅볼로 물러났으나, 오지환이 볼넷으로 출루했다. 이어 전날(19일) 멀티홈런을 친 오스틴이 우측 담장을 넘어가는 투런포를 작렬시키며 2-0을 만들었다. 계속해서 다음 타석에 들어선 문보경이 우중간 담장을 넘어가는 솔로 아치를 그리며 3-0까지 달아났다. 하지만 김현수가 풀카운트 끝에 7구째 루킹 삼진을 당한 뒤 박동원이 3구째 유격수 땅볼로 물러나며 추가 득점에는 실패했다.
곧바로 이어진 2회말. LG는 재차 3점을 뽑으며 6-0까지 달아났다. 선두타자 김범석이 중견수 뜬공에 그쳤으나, 박해민이 좌전 안타로 출루했다. 이어 두산 선발 발라조빅의 타이밍을 뺴앗으며 2루 도루에 성공한 박해민. 신민재도 볼넷으로 출루하며 1, 2루 기회를 잡았다. 홍창기의 2루 땅볼 때 두산 2루수가 포구 실책을 범하면서 만루가 됐다.
여기서 LG는 오지환이 우중간 적시타를 터트리며 3루 주자 박해민을 홈으로 불러들였다. 점수는 4-0이 됐다. 계속해서 오스틴이 2타점 좌전 적시타를 뽑아내며 6-0까지 도망갔다. 그러나 문보경이 1루 땅볼, 김현수가 우익수 뜬공으로 각각 아웃되며 추가 득점은 올리지 못했다.
그리고 이어진 3회초 두산의 공격. 선두타자 전다민이 포수 파울플라이 아웃으로 물러난 뒤 전민재가 우전 안타로 출루했다. 그런데 잠실구장에 갑자기 폭우가 쏟아지기 시작했다. 다음 타석에 들어선 정수빈은 3루 땅볼 아웃. 이어 다음 타자 조수행이 타석에 들어서려는 순간, 거센 비가 계속해서 내렸고 결국 심판진은 오후 6시 50분을 기해 우천 중단을 선언했다.
비는 한동안 거세게 퍼부으며 잠실구장을 적셨다. 일부 팬들은 잠실구장을 떠나기 시작했다. 일단 KBO 심판진은 30분을 넘어 약 1시간 정도 기다리기로 했다. 그런데 빗줄기가 오후 8시께 가늘어지기 시작했다. 1루 쪽에 자리한 LG 팬들은 "경기해"를 연신 외쳤다. 심판진이 나와 그라운드를 살폈고, 경기를 재개해도 좋다는 뜻을 표했다.
이에 잠실구장을 관리하는 인원이 그라운드로 나와 방수포를 걷기 시작했다. LG 팬들 사이에서는 뜨거운 함성이 쏟아졌다. 방수포를 걷어낸 뒤 내야에 젖은 흙 부분도 보수하기 시작했다. 잠실 전광판에는 오후 8시 35분을 기해 경기를 재개한다는 안내 문구가 나왔다. 하지만 경기를 다시 하려는 찰나, 잠실구장에 다시 폭우가 퍼붓기 시작했다. 결국 심판진이 이내 다시 그라운드로 나왔고 경기가 재개되기 어렵다는 신호를 보냈다. 이어 오후 8시 29분을 기해 우천 노게임이 선언됐다. 켈리의 마지막 한국 무대는 빗속에서 그렇게 마무리됐다.
잠실=김우종 기자 woodybell@mtstar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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