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러시아, IT대란에 “미국 제품 안 써서 우린 피해 없었다”

김정훈 기자 2024. 7. 20. 20: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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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기업 마이크로소프트(MS)의 클라우드 장애가 촉발한 ‘세계 IT 대란’이 중국과 러시아의 인프라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는 보도가 나왔다. 중국과 러시아 언론은 미국 기업과 절연된 자국의 시스템의 유용성을 강조했다.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20일 관련 업계와 소셜미디어 게시물을 인용해 MS발 대란에도 불구하고 중국 항공사와 공항, 금융기관 등 중국 인프라가 중단 없이 정상 작동하고 있다고 전했다. SCMP는 “호주에서 홍콩에 이르기까지 아시아 태평양 지역의 많은 공항들이 장애를 겪었지만 베이징과 상하이의 공항은 정상 운행됐다”며 “중국 공공 서비스가 대체로 영향을 받지 않았기 때문에 MS의 중국 웹사이트와 소셜미디어 계정은 아무런 비상 공지도 띄우지 않았다”고 했다.

SCMP는 이에 대해 “중국이 이번 IT대란에서 비교적 자유로울 수 있었던 것은 MS와 같은 외국 서비스 제공업체에 대한 의존도가 낮아졌기 때문”이라며 “그간 중국 정부는 정부 부처와 주요 인프라에 사용하던 외국의 하드웨어와 시스템을 중국산으로 교체하기 위한 캠페인을 전개해 왔다”고 했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중국 국영기업을 감독하는 국유자산감독관리위원회는 2022년 9월 극비 문건을 통해 미국 등 해외 소프트웨어를 중국 업체 제품으로 교체하라는 지시를 내렸다. 당시 중국 기술기업에 대한 반도체 수출 통제와 제재를 강화하면서 미·중 갈등이 고조되는 시점이었다.

SCMP는 피해가 없었던 공공기관과 달리 중국 내 외국계 기업은 피해를 입었다고 했다. 홍콩에서는 항공편 운항과 탑승 수속 서비스가 지연되거나 멈췄고, 중국에 진출한 외국계 기업들과 글로벌 호텔 체인도 이번 대란을 비껴가지 못했다는 것이다.

이번 대란은 미국의 IT 보안업체 크라우드스트라이크가 보안 소프트웨어를 업데이트하는 과정에 MS 운영체제 윈도와 충돌을 일으켜 MS 클라우드 서비스에 차질이 빚어지면서 발생했다. SCMP는 한 중국 공무원을 인용해 “중국에서 이번 사태의 영향이 미미한 것은 중국이 ‘안전하고 제어 가능한’ 컴퓨팅 시스템이라는 목표를 달성하는 데 진전을 이뤘다는 것을 증명한다”고 했다.

19일 전산 장애가 발생한 홍콩국제공항에서 탑승을 기다리는 승객들이 기다리고 있다. /로이터 연합뉴스

러시아에서도 비슷한 반응이 나왔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19일 브리핑에서 MS 클라우드발 IT 장애를 언급하며 “크렘린궁의 모든 것은 장애 없이 작동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영 타스통신은 “러시아의 공항·철도, 원전 등 인프라에서 어떠한 장애도 보고되지 않았다”고 했다. 이어 정부 부처를 인용해 “MS로 인한 글로벌 대란은 소프트웨어 수입 대체의 중요성을 강조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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