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첫 삽도 못 떴는데…홍수 막는 도쿄 '지하 신전' 가보니

정원석 기자 2024. 7. 20. 20: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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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커]

이렇게 비가 많이 올 때 피해를 줄이기 위해서 빗물 터널을 더 설치하겠다고 했지만 계속 늦어지고 있습니다. 일본 도쿄에서는 대규모 터널은 물론, 주요 하천 곳곳에 인공 못을 만들어서 수해에 대비하고 있습니다.

도쿄 정원석 특파원 입니다.

[기자]

빙글빙글 계단을 내려가니 위용을 드러내는 지하 공간.

18m 높이의 기둥 59개가 지상을 떠받치는 이곳은 도쿄 북부 사이타마현에 있는 수도권외곽방수로입니다.

도쿄까지 인구 2천만명의 수해 피해를 막기 위한 시설입니다.

이곳이 지하신전이라고 불리는 조압수조입니다.

마치 파르테논 신전의 기둥을 보는 것 같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인데요.

터널을 통해 들어온 빗물을 이곳에 모아서 수압을 약하게 만든 다음에 강을 통해서 바다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는 곳입니다.

지하신전까지 물이 차면 이곳에 설치된 펌프 4개에서 200㎥의 물, 25m 수영장 물 양을 1초마다 빼낼 수 있습니다.

지하신전은 물을 내보내기 위한 시설로 사실 전체 규모에 비하면 작은 편입니다.

본론은 지하에 6.3km에 걸쳐 매설된 빗물 터널.

'입갱'이라고 불리는 5곳의 수직탱크 구멍으로 빗물을 받아내면 아래에 설치된 빗물 터널이 배수로 역할을 하는 겁니다.

빗물이 들어가는 이 탱크 안으로 들어왔습니다.

아래 쪽으로 보시면 깊이가 무려 77m라고 합니다.

우주왕복선이나 자유의여신상이 쏙 들어가는 크기입니다.

시설 전후 효과는 확연합니다.

과거 큰 태풍이나 폭우 때 수만 채가 수해를 입던 지역이지만, 기록적 폭우가 쏟아진 지난 2015년 빗물터널에서 2700만㎥의 물을 받아내 3500억원의 재산 피해를 막았습니다.

그렇다면 도쿄 한복판에선 어떻게 대처하고 있을까?

도쿄 나카노구입니다. 지금은 강 수위가 낮지만, 이곳은 큰 비가 올 때면 금방 수위가 높아지는데요.

그럴 땐 철창 안쪽으로 물이 흘러가게 되면서 수위를 조절하게 됩니다.

하천이 많은 도쿄 특성상 강 근처에 저수조를 만들어 수위를 조절하는 겁니다.

[하라다/도쿄 나카노구 주민 : {최근엔 수해가 없었나요?} 전혀 없었어요. 전에는 자주 범람하곤 했거든요.]

지금은 이런 저수조들의 아래 땅을 파서 13km 길이의 빗물터널로 연결하는 공사도 진행되고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유정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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