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발끈 끝부분을 감싸고 있는 쇠붙이…근데 그거 뭐지? [그거사전]
[그거사전 - 27] 운동화 끈 끝에 ‘그거’
애글릿의 역사는 유구한데, 쇠붙이나 유리, 돌 등으로 만들어진 초기 단계의 애글릿은 단추가 발명되기 이전 로마 시대 때 옷을 여미는 데 사용됐다. 확실하진 않지만 많은 출처에서 애글릿은 1790년대 영국의 하비 케네디(Harvey Kennedy)라는 발명가에 의해 대중화됐다고 밝히고 있다.
애글릿 대신 ‘플루겔바인더(flugelbinders)’라는 단어를 떠올리는 사람이 있다면, 그 사람은 톰 크루즈의 광팬이 틀림없다. 1988년 영화 ‘칵테일’에서 주인공 브라이언 플래내건(톰 크루즈)은 조르단 무니(엘리자베스 슈)와 발명가를 백만장자로 만들었을 법한 평범한 물건에 관한 대화를 나눈다.
플래내건 : (칵테일 우산을 들고) 이거 만드는 사람이 있는 거 알아요?
조르단 : 한 사람이라고요? 엄청나게 지쳤겠네요.
플래내건 : 네, 맞아요. 그래도 그 사람은 아침에 일어나서 아내에게 키스하고는 1년에 100억개쯤 팔아 치우는 이 우산 공장으로 출근하겠죠. 당연히 백만장자고요. (중략)
플래내건 : 이 신발 끈 끝에 있는 플라스틱은요? (What these plastic things at the end of the laces?)
조르단 : 음. 아마 ‘플루겔바인더’ 같은 이상한 이름일 거예요. (It‘s probably got one of those weird names too like flugelbinder….)
플래내건 : 플루겔바인더, 맞아요. (이어지는 톰 크루즈의 건치 미소)
결국 애글릿이란 이름은 등장하지도 않고 대화는 플루겔바인더로 마무리된다. 플루겔바인더는 영화 속에서 등장하는 가상의 단어이며 실제로 쓰이진 않는다. 독일어 Flügelbinder(날개 바인더·묶기)를 영어로 표기한 것으로 추정한다. 신발 끈 묶은 모양을 생각해보면 완전히 엉뚱한 작명은 아니다. 아무튼 풋풋한 20대 톰 크루즈와 엘리자베스 슈가 플루겔바인더라고 말하면 그게 정답이다. 하지만 애글릿 입장에서는 억울할 법하다. 여담으로, 칵테일 우산 ‘그거’의 이름은 재미없게도 칵테일 우산이다.
같은 목적으로 만들어진 구멍 보강재를 통틀어 그로밋(grommet)이라고도 하는데, 아일릿이란 표현은 그중에서도 신발과 의복 등에 뚫린 작은 구멍을 설명할 때만 쓰인다.
- 다음 편 예고 : 아파트에 딸린 실외공간 베란다 말고 ‘그거’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 “난 기껏 해봤자 5년 남았어”…5060 떠나는데 3040 반토막, 일손 부족해 발동동 - 매일경제
- 역대급 할인, ‘쏘렌토’보다 싸졌다…독일車 ‘가격파괴’, 3천만원대 판매 [최기성의 허브車]
- “5일간 잠 못 자고 성경 필사”…교회서 숨진 여고생 - 매일경제
- “싸다며 산 아내 얼굴에 웃음꽃 피었다”...반등 시작한 엔화, 100엔당 890원 돌파 - 매일경제
- “신입사원 교육 갔는데 고급 리조트인줄”…이런 인재원 갖춘 회사 어디? - 매일경제
- SK하이닉스 6년만에 분기 영업익 5조원 넘었다…2분기 매출도 역대 최대 - 매일경제
- 대만 애널리스트 “삼성전자 2026년부터 아이폰에 이미지 센서 공급.. 소니 독점 깼다” - 매일경
- “저와 싸우려 하면 안됩니다”…인사 안한 이진숙에 귓속말 한 최민희 - 매일경제
- “사이버레커는 기생충…구제역·카라큘라 더는 못나오게 징벌적 배상 필요” - 매일경제
- LG 베테랑 김진성, SNS 불만 토로 파문…염갈량은 2군행 지시 [MK이슈] - MK스포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