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충격 방출' 켈리 대단한 고별전 의지, 1시간 넘게 쉬고도 등판하다니…두산-LG전 '8시 35분' 재개한다
[스포티비뉴스=잠실, 김민경 기자] "심판진은 저녁 8시까지 기다려보고 결정하겠다고 한다."
두산 베어스와 LG 트윈스의 경기가 열린 20일 잠실야구장. LG가 6-0으로 앞선 3회초 2사 2루 두산 공격 상황에서 폭우로 경기가 중단됐다. 오후 6시 50분 경기가 중단된 가운데 천둥과 번개, 강풍까지 동반된 많은 비가 내려서 30분이 지나도록 경기 재개가 어려웠다.
LG 관계자는 "심판진은 저년 8시까지 기다려보고 경기 재개 여부를 결정하겠다고 한다. 8시 이후로는 비구름이 없어진다고 보고 있다"고 설명했다.
LG 선발투수 케이시 켈리의 고별전으로 눈길을 끈 경기였다. 켈리는 20일 잠실 두산전에 선발 등판하기에 앞서 구단으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LG는 19일 새벽 새 외국인과 계약을 완료한 뒤 켈리에게 결별을 통보했다. 구단은 켈리에게 20일 경기에 등판하는 것과 그대로 짐을 싸는 것 2가지 선택지를 두고 본인의 결정에 맡겼는데, 켈리는 고별전을 하는 쪽으로 마음을 잡았다.
염경엽 LG 감독은 20일 경기에 앞서 "어제(19일) 새벽에 새 외국인 선수와 계약이 됐고, 나는 아침에 (경기장에) 오자마자 소식을 들었다. 듣자마자 켈리를 이날 선발투수로 안 쓰려고 했는데, 곰곰이 생각해 보니 켈리는 어쨌든 5년 이상을 우리 팀에서 함께한 선수 아닌가. 켈리한테 어떻게 마지막을 잘해주는 게 좋을까 생각해서 프런트와 상의했다. 안 던지는 것보다는 본인 생각만 있다면 마지막에 팬들 앞에서 던지게 해주는 게 가장 좋은 것 아니겠느냐. 우리는 (최)원태도 있고 여유가 있어서 켈리한테 권한을 줬다. 켈리한테 설명을 다 했고, 팬들하고 인사할 시간을 만들어 줄 건데 '마지막에 네가 멋있게 인사를 하고 갈래? 경기를 하고 갈래?'라고 물었다. 가족과 상의해 보겠다고 하고 어제 경기 끝날 때까지 말해주겠다고 하더라"고 뒷이야기를 들려줬다.
이어 "사실 대부분은 (교체가 된 선수를 경기에) 안 쓴다. 약간 김이 빠지기 때문에 안 쓰는데, 본인이 원하면 그래도 마지막 모습을 잘 보이고 가고 싶은 어떤 동기 부여가 있을 것이라 생각해서 프런트와 상의해서 그런 결정을 했다"고 덧붙였다.
켈리가 던지겠다고 한 이상 구단도 평소와 똑같이 경기를 준비하기로 했다. 염 감독은 "선발투수라고 보면 된다. 원태를 대기시키려다 원태를 대기시키지 않기로 했다. 6이닝에 3~4점 줄 때까지는 똑같이 운영할 것이다. 한두 점 줬다고 바꾸고 그런 것도 의미는 상실한다고 생각해서 똑같이 던지게 할 생각"이라고 밝혔다.
또 염 감독은 "우리 선수들하고 마지막으로 같이 경기를 하는 것이고, 다른 팀 외국인 선수들처럼 그냥 인사만 하고 가는 것과는 분명 의미가 다르다고 생각한다. 아마 야수들은 엄청 열심히 할 것이다. 그러면 켈리도 열심히 던질 것이고, 그 동기부여는 있다고 생각한다. 켈리가 마지막으로 가는 데 좋은 모습으로 갈 수 있다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팬들의 큰 박수와 함성 속에서 켈리는 1회초 마운드에 섰다. 켈리와 마지막을 알았기에 팬들은 더더욱 크게 켈리를 응원했고, 그 마음은 켈리에게도 잘 전달된 듯했다. 켈리는 1회초 선두타자 정수빈을 중견수 뜬공으로 돌려세운 뒤 조수행읠 헛스윙 삼진, 강승호를 2루수 뜬공으로 처리하면서 삼자범퇴로 깔끔하게 마무리했다.
그사이 타선은 두산 선발투수 조던 발라조빅을 두들기면서 켈리의 어깨를 가볍게 했다. 1회말 1사 1루에서 오스틴 딘이 우월 투런포를 치고, 문보경이 우중간 담장 너머로 백투백 홈런까지 날리면서 3-0 리드를 안겼다.
켈리는 2회초에도 호투를 이어 갔다. 선두타자 김재환을 볼넷으로 내보냈지만, 다음 타자 양석환을 좌익수 뜬공으로 돌려세웠다. 박준영에게 좌전 안타를 마자 1사 1, 2루가 됐을 때는 김기연을 유격수 병살타로 돌려세웠다. 유격수가 2루주자 김재환을 태그아웃하고, 1루주자 박준영을 2루에서 포스아웃시켰다.
LG 타선은 2회말 추가점으로 켈리에게 더 힘을 실어줬다. 1사 만루 기회에서 오지환이 우중간 적시타를 때리고, 오스틴이 좌전 2타점 적시타를 날려 6-0까지 거리를 벌렸다.
켈리가 3회초 마운드에 올라서면서 빗줄기가 점점 굵어지기 시작했다. 2회쯤 한 차례 비가 내리다 그친 상황이었는데, 이번에는 쉽게 그칠 비가 아니었다. 순식간에 경기장 전체가 물바다가 될 정도로 많은 비가 내렸고, 천둥과 번개를 동반하고 있어 경기를 진행하기가 어려웠다.
켈리는 1사 후 전민재에게 우전 안타를 맞고, 다음 타자 정수빈을 3루수 땅볼로 잘 돌려세우면서 3이닝을 채우기까지 아웃카운트 하나를 남겨두고 있었다. 조수행과 승부를 앞둔 상황에서 심판진은 경기 중단을 선언했다. 염경엽 감독은 '2아웃'이라는 제스처를 취하며 심판진의 우천 중단 결정에 분노했지만, 이내 심판진의 결정에 수긍할 수밖에 없었다. 일단 우산을 쓰고 관중석에서 자리를 지키던 팬들은 천둥과 번개, 그리고 우산이 뒤집힐 정도로 센 강풍에 결국 경기장 밖으로 피신했다.
경기가 재개되더라도 1시간 이상 비로 경기가 지연되면서 켈리가 다시 마운드에 오를 가능성은 희박해 보였다. 켈리는 2⅔이닝 38구 2피안타 1볼넷 1탈삼진 무실점으로 고별전을 마무리할 듯했다. 그러나 켈리는 3회 마지막 아웃카운트까지는 본인이 책임지고 싶다는 뜻을 밝혔고, 염 감독은 그 의지를 받아들이기로 했다.
경기는 그라운드 정비를 모두 마치면 오후 8시35분 재개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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