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트홈3', 초반부 히든카드 김무열·오정세·김신록 [HI★첫방]
크리처 임팩트 고조 속 이야기의 향방은
송강과 이진욱의 대립 구도 유지
'스위트홈'이 대장정의 마지막 페이지를 펼쳤다. 시즌2에 대한 엇갈린 평가가 이어졌던 가운데 시즌3가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관심이 모인다.
지난 19일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스위트홈3'이 공개됐다. 작품은 괴물화의 끝이자 신인류의 시작을 비로소 맞이하게 된 세상, 괴물과 인간의 모호한 경계 사이에서 선택의 기로에 놓인 이들의 더 처절하고 절박해진 사투를 담은 이야기다.
이날 공개된 1회, 2회에서는 인간과 괴물, 특수감염인에 이어 욕망을 모두 발산한 괴물이 고치 단계를 거친 후 탄생하게 되는 신인류가 각자의 목표를 드러냈다. 먼저 차현수(송강)는 괴물에게 자아를 빼앗기지만 이은유(고민시)의 도움으로 다시 돌아왔다가 긴 잠에 빠진다. 남상원(이진욱)은 자신의 정체를 본격적으로 드러내며 신인류가 세상을 지배하리라는 원대한 목표를 향해 움직였다. 김영후(김무열)는 특수감염자들 속에서 동료들을 구하기 위해 치열한 사투를 벌였다. 이은유를 지키고자 했던 박찬영(진영)은 마지막까지 떠나지 못하고 괴물에 잠식된 차현수와 맞섰다.
차현수는 괴물이 된 이들의 욕망을 들여다볼 수 있게 됐고 서이경(이시영)을 구했다. 서이경은 아이를 사랑하는 모성애를 다시 깨달으면서 인간으로 돌아왔다. 이후 서이경은 스타리움으로 떠났다. 자신이 이 상황을 만들었다는 자책 속에서 서이경은 이은유의 만류에도 홀로 나섰다. 지 반장(김신록)은 괴물이 된 아들을 숨겨놓았다는 비밀이 발각돼 감금됐다. 아이(신시아)가 몰래 스타디움에 들어온 그때 남상원과 특수감염자들도 스타디움에 도착, 빠르게 장악했다.
괴물 사냥꾼 호상(현봉식)은 결국 괴물이 됐고 하니는 이를 구하지 못해 절규했다. 이은유가 위기에 놓인 순간 괴물 차현수가 다시 그를 구했고 호상을 죽였다.
'스위트홈3'이 받은 숙제
'스위트홈3'에겐 해결해야 할 '떡밥'이 많다. 그린홈 입주민들을 중심으로 본격적인 괴물화 사태의 시작을 그린 시즌1과 그린홈 밖으로 나와 스타디움에 모인 생존자들, 괴물화를 연구하는 정부 관계자들과 특수감염인들까지 다양한 캐릭터들이 등장한 만큼 얽히고설킨 실타래를 하나씩 풀어야 하는 숙제가 시즌3에게 주어졌다.
그린홈이라는 한정된 공간에서 괴물들과 대치하며 살아야 하는 입주민들의 경우 집단과 개인, 개인과 개인의 구조를 조명하면서 비교적 단순한 흐름을 보였다. 그러나 시즌2에서 스타리움과 그 외의 장소들로 이야기의 공간을 확장시키면서 꽤 많은 캐릭터들이 등장했다. 이에 대한 평가는 다소 엇갈렸고 시즌2 패착의 이유가 됐다. 괴물을 무조건적으로 사살해야 하는 군인들과 세계관 내 가장 강한 힘을 가진 특수감염자들의 대비를 강조하느라 기존 시즌1의 주역들이 존재감을 잃었다는 지적도 일었다. 새롭게 등장하는 캐릭터의 매력이나 배우들의 연기가 부족하진 않았으나 몰입도에 있어서 임팩트가 흐려진 것은 사실이다. 특히 서이경 같은 경우에는 시즌2, 그리고 시즌3에서 '아이의 엄마'로만 부각됐고 본디 갖고 있었던 강점이 희미하게 사라졌다.
그럼에도 이번 시즌을 봐야 하는 이유는 대장정의 완결이기 때문이다. 특수감염자들 중에서도 강한 힘을 갖게 된 차현수가 내적 자아 간의 갈등을 어떤 식으로 해결할 수 있을지, 또 압도적인 빌런 남상원을 처단하는 방식에 대한 기대감이 높다. 여기에 스틸컷으로 공개된 이은혁(이도현)의 재등장이 한껏 엉킨 실타래를 풀 수 있는 방안이 될 수 있을지 궁금증이 높다.
앞서 언급했던 것처럼 배우들의 연기는 1회를 꽉 채웠다. 김무열 오정세 김신록은 복잡한 스토리라인 속에서 명장면으로 불릴 만한 순간들을 남겼다. 크리처들과 싸우는 김무열의 액션은 장르적 쾌감을 남겼다. 또 오정세는 자칫 설정 과다로 느껴질 수 있는 캐릭터를 싱크로율 높게 소화하면서 시청자들의 시선을 끌었다. 마지막으로 김신록은 의뭉스러움을 극대화한 연기, 스릴러적인 재미를 더해 광기에 가까운 연기를 펼쳤다. 송강 고민시 등 젊은 주역들이 후반부 활약을 맡았다면 김무열 오정세 김신록은 이야기 초반의 임팩트를 도맡아 몰입감을 한껏 끌어올렸다.
이응복 감독이 제작발표회에서 외쳤던 '초심'은 크리처의 임팩트로 읽힌다. 1회와 2회에서는 쉼 없이 크리처가 등장, 선혈이 낭자하지만 시원시원한 액션이 펼쳐진다. 시즌1에서 인기몰이 요인 중 하나였던 크리처는 시즌2에서 자주 등장하지 못했던 아쉬움을 한껏 발휘한다. 크리처의 종류도 더욱 다양해졌으며 치열한 사투도 연이어 나온다. K-크리처의 지표를 자처했던 '스위트홈'이 다시 한번 자랑스럽게 꺼낸 히든카드다.
우다빈 기자 ekqls0642@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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