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 몰래 사탕 주는 할아버지"... 17세 트럼프 손녀, 공화당 전당대회 뒤집었다

트럼프 인간적인 면모 강조한 연설
피격 사건 대해선 "가슴 찢어지는 일"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손녀인 카이 매디슨 트럼프가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할아버지를 지지하는 연설을 하고 있다. 밀워키=EPA 연합뉴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맏손녀인 카이 매디슨 트럼프(17)가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할아버지 지지 연설을 해 화제몰이를 하고 있다. 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인간적인 면모를 부각하는 연설로 관심을 집중시켰다.

카이는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 행사 무대에 올랐다. 그는 "사람들이 잘 모르는 할아버지의 모습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며 운을 뗐다. 이어 "내게 할아버지는 그저 평범한 할아버지다. 부모님이 안 볼 때 사탕이나 탄산음료를 준다"면서 관중들의 웃음을 이끌어냈다.

공화당 전당대회 무대 위로 등장하는 카이 매디슨 트럼프 모습. 밀워키=AP 연합뉴스

아울러 카이는 "내가 학교에서 얼마나 잘하고 있는지 항상 궁금해하고, 나의 우등생 명단을 인쇄해 놓고 친구들에게 자랑하기도 했다"고 강조했다. 또 골프 애호가인 트럼프 전 대통령이 학교에 있는 카이에게 전화를 해 골프 대회 점수를 물어본 일화도 전했다. 카이는 "'제가 아직 학교에 있으니 나중에 다시 전화를 걸겠다'고 알려 드려야 했다"고 말했다. 카이가 골프와 관련된 일화를 언급할 때, 화면에 잡힌 트럼프 전 대통령은 손녀를 바라보며 인자한 미소를 보이기도 했다. 일부 관중들은 기립한 채 카이에게 박수를 보냈다.

카이는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피격 사건도 언급했다. 카이는 "엄청난 충격을 받았고 가슴이 찢어지는 일이었다"면서 "많은 사람이 할아버지를 지옥에 보내려 했지만 그는 여전히 서 있다"고 치켜세웠다. 관중들의 박수가 이어지자 카이는 "할아버지, 당신은 영감을 주는 사람이다.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했다. 연설 말미에는 "할아버지는 미국을 다시 위대하게 만들기 위해 매일 싸울 것"이라고 힘줘 말했다. 해당 영상은 사회관계망서비스(SNS) 엑스(X)에서 수백만 조회수를 기록했다.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이 17일(현지시간) 위스콘신주 밀워키에서 열린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맏손녀인 카이 매디슨 트럼프의 머리에 입맞춤을 하고 있다. 밀워키=로이터 연합뉴스

2007년생인 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의 장남인 도널드 트럼프 주니어의 장녀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손주 10명 중 가장 연장자다. 카이는 트럼프 전 대통령 재임 시절부터 백악관의 다양한 공식 행사에 모습을 드러낸 바 있다. 할아버지처럼 골프광으로 알려져 있다. 카이는 13일 발생한 트럼프 전 대통령 총격 사건 직후 공화당 전당대회 연설에 나서기로 결심한 것으로 전해졌다. 그는 사건 이후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트럼프 전 대통령이 귀에 피를 흘리며 주먹을 치켜올린 사진을 게시했고, '우리는 할아버지를 사랑해요. 싸우는 걸 멈추지 마세요'라는 글귀를 올려 주목을 받기도 했다.

이현주 기자 memory@hankookilbo.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