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승 좌완 빠졌는데 '153km 선발' 등장, KIA 뎁스 이 정도…위기를 기회로 "내년에 더 강해질 것"
[OSEN=대전, 이상학 기자] 프로야구 KIA 타이거즈의 뎁스가 마르지 않는다. 시즌 내내 부상자가 발생하고 있지만 그 공백을 메우는 선수들이 계속 튀어 나온다. 지난해 8승에 이어 올해 7승을 거둔 좌완 윤영철(20)이 허리 부상으로 이탈해 걱정했는데 153km 강속구 선발 김도현(24)이 등장했다. 이범호 KIA 감독도 반색하지 않을 수 없었다.
KIA는 전날(19일) 한화전에서 7-3으로 승리하며 4연승을 질주, 2위 LG에 6경기 앞선 단독 1위를 굳건히 했다. 7월 들어 12경기 10승2패로 무려 8할대(.833) 승률로 독주 채비를 갖췄다.
4연승만큼 값진 수확이 있었으니 김도현의 선발승이었다. 척추 피로 골절로 이탈한 윤영철의 빈자리에 대체 선발로 들어온 김도현은 시즌 첫 선발등판에서 투구수 60~70개를 계획하고 마운드에 올랐다.
1회 시작부터 삼자범퇴로 스타트를 끊더니 5회까지 투구수 68개로 효율적인 투구로 선발승을 수확했다. 5이닝 2피안타 무사사구 4탈삼진 1실점(비자책). 한화 소속이었던 지난 2020년 10월13일 광주 KIA전 이후 4년 만에 거둔 선발승이었다.
트랙맨 기준 최고 시속 153km, 평균 151km 직구(24개)를 비롯해 슬라이더(15개), 커브(14개), 체인지업(10개), 투심(5개) 등 5가지 구종을 섞어 던지며 무사사구로 안정된 커맨드까지 뽐냈다.
당초 내년부터 선발로 준비할 계획이었던 김도현은 윤영철의 부상으로 반년 앞당겨진 기회를 놓치지 않았다. 윤영철이 3주 후 재검진을 받지만 장기 이탈이 예상되는 상황에 KIA는 힘 있는 우완 선발 영건을 발견했다.
이범호 감독도 20일 경기 전 인터뷰에서 김도현에 대해 "잘 던졌다. 완벽하게 던졌다. 많으면 4이닝을 생각했는데 4회까지 54개를 던져서 5회까지 승리투수 요건을 갖춰주려고 했다. 본인이 한 번 해보고 싶다는 의지도 확실히 있고, 그 의지에 걸맞게 완벽하게 잘 던져줬다. 4~5일 쉬고 난 뒤에 다음 등판하면 투구수 10~20개를 늘려 한 이닝 더 갈 수 있을 것이다"고 기대했다.
이어 이범호 감독은 "70개 가까이 던지는 데도 마지막에 스피드가 안 떨어졌다. 천천히 몸 관리를 시켜 개수만 올려주면 될 것 같다. 올 시즌도 올 시즌이지만 이렇게 선발투수가 1~2명 더 생기면 내년에 우리 팀이 훨씬 더 강해질 수 있을 것이다"며 "어제 경기로 우리도 좋은 선발 옵션을 얻었다. 우리 팀 투수들도 쉬어갈 수 있었고, 큰 경기를 잡아줬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시즌 내내 크고 작은 부상으로 베스트 전력을 가동하지 못하고 있는 KIA이지만 대체 선수들이 계속 나오고 있다. 10승 선발 이의리가 토미 존 팔꿈치 수술로 4경기 만에 시즌 아웃됐지만 3년 차 황동하가 두각을 드러내며 선발진에서 가능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격수 박찬호, 1루우 이우성의 부상 공백 때는 홍종표와 변우혁이 잘 메웠거나 잘 메우고 있다. 시즌 초반 나성범이 빠졌을 때는 서건창이 타선에서 맹타를 휘둘렀다.
이 감독은 "선수들이 (부상 선수가 생기면) 기회라는 생각을 갖고 하는 것 같다. 자리가 났을 때마다 어떻게든 파고 들어가려고 한다. 그런 게 프로 아닐까 싶다"면서 "그런 선수들이 경험치를 쌓으면 주전이나 불펜이 쉬어야 하는 상황에서 믿고 쓸 수 있다. 그만큼 선수층이 두꺼워질 수 있다"고 기대했다.
한편 KIA는 이날 한화 좌완 선발 김기중을 맞아 소크라테스 브리토(좌익수) 최원준(중견수) 김도영(3루수) 최형우(지명타자) 나성범(우익수) 김선빈(2루수) 변우혁(1루수) 김태군(포수) 박찬호(유격수) 순으로 내세웠다. 선발투수는 우완 제임스 네일.
전날 우완 문동주에 맞선 라인업과 같다. 이범호 감독은 "(김기중이) 체인지업을 잘 던져서 데이터상 우타자보다 좌타자에 피안타율이나 OPS가 훨씬 더 높다. 원래 (최)원준이를 하루 쉬게 해주고 (이)창진이를 내보낼까 했는데 데이터를 참조해서 어제 라인업 그대로 가게 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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