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국내 선발 찾아 삼만리… 장기 프로젝트 중간 점검, 고민과 희망을 동시에 본다

김태우 기자 2024. 7. 20. 17: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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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선발 로테이션 구축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키움 히어로즈 ⓒ곽혜미 기자
▲ 올 시즌 키움의 국내 선발 찾기 프로젝트에서 유일하게 자신의 자리를 지키고 있는 하영민. ⓒ곽혜미 기자

[스포티비뉴스=인천, 김태우 기자] 키움은 올 시즌을 앞두고 대형 전력 이탈이 두 건이나 있었다. 이정후(26·샌프란시스코)가 메이저리그 도전에 나선 것은 지난해 시작부터 예정된 이탈이었다면, 지난해 팔꿈치 수술을 받은 에이스 안우진(25)의 이탈은 어쩌면 지난해 시작 당시 예상하지 못한 일이었다.

안우진은 자타가 공인하는 KBO리그 최고 선발 투수였다. 키움의 에이스로 숱한 중요한 경기를 잡아냈다. 그러나 올 시즌을 앞두고 선발 로테이션의 핵심 축이 빠짐에 따라 키움은 고민에 빠졌다. 안우진이 수술을 한 김에 공익근무를 시작한 만큼, 외국인 선수 두 자리를 제외하고 최소 세 명의 국내 선발 자원을 육성해야 했다. 2024년 키움의 성적은 물론 2025년 이후 팀의 밑그림과 밀접한 연관이 있었다.

그런 키움의 2024년이 반환점을 돌아 막바지로 향하고 있다. 예상대로 선발 육성은 쉽지 않았다. 키움은 올해 총 11명의 선발 투수를 활용했다. 두 외국인 선수(후라도·헤이수스)를 제외하고 국내 선수만 총 9명이다. 이중 하영민(17경기)이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다. 하영민은 시즌 17번의 선발 등판에서 88⅔이닝을 던지며 6승5패 평균자책점 4.57을 기록했다. 하지만 남은 두 자리는 확실한 적임자를 찾지 못한 채 시즌이 막판으로 흘러가고 있다.

김인범(11경기), 이종민(7경기), 김선기(6경기), 전준표(3경기), 손현기(2경기), 김윤하(2경기), 조영건(2경기), 정찬헌(2경기)까지 두 차례 이상 선발 등판했으나 합격점을 받지는 못했다. 김선기는 19일 인천 SSG전에서 3이닝 5실점으로 부진한 채 20일 1군 엔트리에서 말소됐다. 홍원기 키움 감독은 어려운 과제임은 직감했지만 생각보다도 잘 풀리지 않는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20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겨울 동안 우리가 9명에서 11명 정도까지 후보군을 뒀는데 지금 위치에서 돌아가고 있는 게 3선발인 하영민 밖에 없다. 오늘 던지는 김윤하도 어느 정도 자리를 잡고 본인의 역할을 해나가고 있다”면서도 “어제 던진 김선기가 현장의 기대치에 조금 부족한 부분이 보였기 때문에 오늘 엔트리에서 말소했다. 다음 선발 순서에 또 다른 선수를 기용해야 하는 처지가 됐다”고 아쉬워했다.

사실 키움은 외국인 원투펀치는 리그 정상급이다. 후라도는 시즌 19경기에서 8승5패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 중이고, 헤이수스도 19경기에서 10승6패 평균자책점 3.34로 리그 정상급 성적을 뽑아내고 있다. 원투펀치끼리의 대결은 밀리지 않는다. 그러나 국내 선발진이 약하고, 경기 초반에 난타를 당하는 경우가 많다보니 연승이 이어지지 않고 연패도 쉽게 당한다. 불펜 운영도 쉽지 않은 게 당연하다.

홍 감독은 “국내 선발만 어느 정도 버틸 수 있는 힘이 있다고 하면 우리가 경기 초반을 대등한 흐름으로 끌어갈 수 있는데 초반에 일방적으로 밀리는 경우는 우리가 동력을 잃으니 게임을 운영하는 데 힘든 점이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 “야구는 선발 싸움이다. 선발이 계속 별 탈 없이 돌아가고 그 선수의 휴식 동안 대체 선발이 들어오면서 무리 없이 돌아가는 운영이 제일 안정적이다. 지금 3선발부터 5선발까지 국내 선발들이 자리를 맞바꿈 한다든지 하면 운영적으로 힘들다”고 고민을 드러냈다.

▲ 20일 인천 SSG전에 선발로 나서 다시 선발 실험대에 오르는 김윤하 ⓒ곽혜미 기자

여러 선수들이 들락날락 했다는 것은 그만큼 확실하게 자기 자리를 잡은 선수가 없다는 것을 상징한다. 그런 측면에서 구단의 기대보다는 더디게 프로젝트가 흘러가고 있다고 봐야 한다. 다만 포기할 수 없는 프로젝트다. 어차피 내년에도 획기적인 보강이 있을 것이라 예상하기는 쉽지 않은 가운데 이 선수들을 키워서 향후 10년의 밑거름으로 삼아야 한다. 키움이 2023년 신인드래프트 상위 라운드에서 투수들을 지명하고, 올해 드래프트에서도 상위 지명권을 대거 확보한 것도 이와 연관이 있을지 모른다.

한편 키움은 20일 인천 SSG전을 앞두고 이주형(중견수)-도슨(좌익수)-송성문(1루수)-김혜성(2루수)-김건희(지명타자)-고영우(3루수)-김재현(포수)-김주형(유격수)-이형종(우익수) 순으로 타순을 짰다. 선발로는 장충고를 졸업한 고졸 루키이자 올해 선발 시험대를 거치고 있는 김윤하가 나선다. 김윤하는 시즌 9경기에서 1패2홀드 평균자책점 7.97을 기록 중이다. 6월 25일 NC전에서 5이닝 무실점, 7월 13일 NC전에서는 4⅔이닝 6실점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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