설민석 “논문표절 이후 역사기꾼 손가락질…진짜 사기꾼 될 순 없었다”
논문표절 논란으로 방송 활동을 중단했던 한국사 강사 설민석(54)이 3년 반만에 지상파 방송 강연 무대에 올라 논란 당시 심정을 털어놨다.
설민석은 19일 MBC ‘심장을 울려라 강연자들(강연자들)’에 강사로 출연해 “52세가 되던 그해 최강 절정 지옥을 맛보게 됐다”며 논문 표절 논란을 언급했다.
당시 상황과 관련해 설민석은 “회사에서 일하고 있는데 대표님이 휴대폰을 건네주더라. 내 얼굴이 있는데 기사가 논문 표절이었다”며 “사람이 엄청나게 큰일을 겪으면 어떻게 될 것 같나. 눈앞이 하얘지고 멍해지고 다운이 되더라”고 했다.
이어 “저를 사랑해주시던 분들 앞에서 이대로 가는 건 제가 안 되겠더라. 그래서 제가 ‘물러나야 할 것 같다’고 했다”며 “출연하던 프로그램 제작진에 전화해 잘못했다고 말씀드리고 논문 지도 교수님들 일일이 다 통화하고 가족한테 전화했다. 가족이 두려워하는데 괜찮다고 일찍 들어갈 거니까 걱정하지 말라고 했다”고 했다.
설민석은 “직원들에게 고개 숙이고 사과하고 입장문을 써서 발표했다. 주저앉고 싶은데 여기서 주저앉으면 직원들, 가족들이 있으니 심호흡하고 마음 다잡고 가족들 안심시키고 잠이 들었는데 다음날 깨보니 온 세상이 하얬다. 꿈이었으면 싶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이랑 외식하러 가면 손가락질 당하는 느낌이었다. 진짜 손가락질하는 건지 제가 그렇게 느끼는 건지 몰라 더 미치겠더라”며 “가장 많은 악플이 ‘역사기꾼(역사+사기꾼)’이었다”고 했다.
설민석은 석사학위가 취소된 연세대 교육대학원 역사교육 전공에 지난해 재입학해 현재 석사 과정을 밟고 있다. 다시 공부를 결심한 이유에 대해서는 “이대로 외면하거나 도망가면 지금까지 강의한 정도전, 정조대왕, 이순신 등 역사 속 위인들이 다 거짓말 된다”며 “(도망치면) 진짜 사기꾼 되는데 비판은 받을지언정 그런 삶을 살면 안 될 것 같았다”고 했다.
스타 역사강사로 유명해진 설민석은 방송 활동도 왕성하게 하며 큰 사랑을 받아왔다. 그러나 2020년 12월 그의 연세대 교육대학원 석사 논문 표절 의혹이 제기됐고, 설민석은 “다른 논문들을 참고하는 과정에서 인용과 각주 표기를 소홀히 했음을 인정한다”며 사과했다. 이후 고정 출연 중이던 프로그램에서 모두 하차하며 방송 활동을 중단했다.
앞서 설민석은 논란 2년 만인 2022년 MBN ‘그리스 로마 신화-신들의 사생활’로 방송에 복귀했다.
복귀 방송에서 그는 “석사 논문 표절 및 방송 중 부정확한 정보 전달로 인해 모든 방송에서 하차한 후 깊은 반성의 시간을 가졌다”며 “이렇게 짧은 자숙의 기간으로 제 과오가 쉽게 씻길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앞으로 더욱 철저하고 책임감 있는 자세로 정보 전달자로서의 역할에 충실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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