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리로 향하는 신유빈, “3년 전 도쿄올림픽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했는데…”
[OSEN=손찬익 기자]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이 장도에 올랐다.
2024 파리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은 20일 오전 인천국제공항에 집결해 이번 대회 한국 국가대표선수단 본진과 함께 파리를 향해 출발했다. 안국희 전무, 정해천 사무처장 등 대한탁구협회 관계자들과 선수단 가족들이 공항에 나와 선수단을 배웅했다. IOC위원인 유승민 회장은 이미 파리에 도착해 터를 닦고 있는 중이다.
한국탁구 재도약의 막중 임무를 짊어진 선수들은 하나같이 밝은 표정으로 선전을 다짐했다. 남자팀 주장 장우진(28)은 “두 번째 올림픽이지만 관중 앞에서 하는 올림픽은 처음이다. 처음이라는 마음가짐으로 준비해왔다. 남자대표팀이 두 대회 연속 메달을 따지 못했는데, 이번에는 반드시 결과를 내서 우리 한국탁구 위상을 올리는 계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직전 스타컨텐더 방콕에서 막판에 아깝게 2번 시드를 내준 혼합복식 임종훈(27·한국거래소)은 “사실 방콕에서는 시드에 대한 생각 때문에 긴장했던 측면이 있다. 아무 부담 없는 상대의 도전에 게임이 꼬이면서 시야가 좁아졌었다. 좋은 예방주사를 맞았다. 올림픽에서는 모든 선수들이 긴장하는 입장이다. 다시 실수하지 않도록 철저히 준비했고, 열심히 한 만큼 좋은 결과가 있을 거라고 믿는다. 결과는 하늘에 맡기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마지막 순간 극적으로 대표팀에 합류해 올림픽 무대를 밟게 된 조대성(21·삼성생명)은 “모든 사람들이 중국의 1, 2등을 예상하지만 올림픽 무대는 이변이 있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단체전도 단식도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뛸 거다. 먼저 하는 개인전부터 열심히 해서 분위기에 적응한 뒤 단체전에서 메달을 따는데 기여하겠다”고 각오를 전했다.
여자대표팀 신유빈(20·대한항공)은 한국 선수단 본진이 함께한 현장에서도 ‘스타’였다. 많은 언론이 주목했고, 인터뷰도 계속 이어졌다. 부담스러울 만도 했지만 신유빈은 특유의 친화력으로 대표팀의 의욕을 대변했다. “3년 전 도쿄올림픽 때는 아무 것도 모르고 시합만 했다. 하지만 그 이후 많은 경기를 하면서 성장한 부분이 있지 않을까. 이번 대회에서는 정말 후회 없이 뛰고 싶다. 좋은 성적을 내고 돌아와서 기분 좋게 올림픽 기념품을 주위에 선물하는 상상을 하고 있다”고 말해 주변의 웃음을 자아냈다.
세 번째 올림픽에 도전하는 여자대표팀 주장 전지희(31·미래에셋증권)의 각오도 충만했다. “올림픽에 나가는 기분은 이전이나 지금이나 다르지 않다. 하지만 이번에는 지난 두 번의 경험이 쌓여있기 때문에 결과가 다를 것이다. 올림픽이 보통의 대회와 다르다는 걸 누구보다 잘 알고 있다. 누구를 만나더라도 자신감 있게 싸울 것”이라고 눈빛을 빛냈다.
마지막에 합류한 여자대표팀 히든카드 이은혜(29·대한항공)는 특별한 응원을 받았다. 평소 다닌다는 교회의 동료들이 플래카드를 들고 현장에 나와 배웅했다. 이은혜는 “올림픽이 처음이지만 개인전에 나가지 않기 때문에 시간이 조금 더 있다. 개인전이 진행되는 동안 분위기에 적응할 수 있다면 단체전에서 몫을 해낼 수 있을 거라고 믿는다. 먼 데까지 찾아와 기도해준 여러분들께 감사한 마음이다. 응원이 헛되지 않도록 정말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한국 올림픽 탁구 국가대표팀을 이끄는 주세혁·오광헌 남녀대표팀 감독은 “많은 분들이 도와주고 지원해주셨으니 메달로 보답해야 한다. 탁구가 정말 효자종목이고, 대한민국이 자랑할 수 있는 스포츠라는 것을 증명하도록 노력하겠다”고 입을 모았다. “혹여 우리 선수들이 조금 어려운 상황에 있더라도 비난보다는 격려를 해주시면 좋겠다. 우리 선수들은 그에 힘입어 반드시 좋은 성과를 낼 것”이라면서 “많은 응원”을 당부했다.
파리 ‘South Paris Arena 4’에서 열리는 2024 파리올림픽 탁구는 현지 시간 오는 27일 오후 3시 남자단식 예선부터 실전에 돌입한다. 같은 날 오후 4시 30분 혼합복식 1회전이 열리고, 저녁 8시 여자단식도 첫 경기를 시작한다. 30일 혼합복식 메달리스트가 가려지며, 개인단식은 8월 4일 동메달결정전과 결승전이 열린다. 남녀 단체전은 5일부터 16강전을 시작해 9일 남자부, 10일 여자부 메달결정전이 치러진다. 태극전사들이 마지막 경기, 마지막 순간까지도 테이블 앞에 있기를 기대해본다. 파리행 비행기는 일단 격전지를 향해 이륙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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