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키치의 전성기를 이렇게…, 덴버의 건조한 비시즌

김종수 2024. 7. 20. 14: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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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BA 비시즌은 각 구단 입장에서 시즌 이상으로 바쁘다. 정규시즌과 플레이오프라는 큰 전쟁에 대비해 전력점검 및 강화를 해야 되기 때문이다. 과거처럼 있는 전력만으로도 손발을 맞춰 다음 시즌에 들어가는 시대는 끝났다. 끊임없는 선수 이동이 당연스레 이뤄지고 있는 만큼 가만히 손가락만 빨고 있다가는 경쟁 팀들에게 뒤처지기 일쑤다.


‘새로운 전력을 영입하는 것은 강화의 의미보다는 타팀과의 균형을 맞추는 수비의 목적이다’는 말까지 있을 정도다. 아무리 강팀이라도 비시즌을 소홀히 보낼 수 없는 이유다. 실제로 매시즌 우승팀이 바뀌고 있는 분위기인지라 프런트의 능력이 그 어느 시대보다도 중요해지고 있다.


그런 점에서 덴버 너게츠 팬들은 슬프다. 이 시대 최고의 선수 니콜라 요키치(29‧211cm)를 보유하고도 비시즌 행보는 불만족스러움의 연속이기 때문이다. 2022~23시즌 파이널을 압도적인 경기력으로 우승한 덴버는 내심 리핏 이상 왕조까지 노려보는 분위기였다. 선수층은 얇지만 일당백 요키치의 존재감은 마이클 조던, 샤킬 오닐 등 역대급 괴수들을 소환하기에 모자람이 없었다.


경쟁팀들처럼 엄청난 투자까지는 아니더라도 약간씩의 보강만으로도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같아 보였다. 거기에 우승에 목마른 베테랑 플레이어들이 헐값에 반지원정대 형식으로 합류해준다면 금상첨화였다. 하지만 덴버는 레이커스가 아니었다. 고산지대라는 악조건에 더해 전통적인 비인기팀(?)인 덴버를 선호하는 선수들은 많지 않았고 전력강화는 남의 일이 되고만다.


더 큰 문제는 기존 자원의 이탈이었다. 우승의 기쁨도 잠시 FA 시장에서 출중한 윙자원 브루스 브라운(28‧193cm)을 놓쳤다. 브라운은 단 한시즌만을 뛰었을 뿐이지만 덴버에서 톡톡한 존재감을 보여준바 있다. 특히 파이널에서 알토란같은 활약을 펼치며 우승에 공헌했다. 4차전 당시 요키치는 경미한 발목부상으로 인해 3차전까지에 비해 경기력이 조금 떨어진 상태였다. 자말 머레이(27‧193cm)도 더블팀에 막혀 고전하는 있었다.


이때 브라운이 혈을 뚫어줬다. 애런 고든(29‧203cm)과 함께 공수에서 끊임없이 뛰어다니며 높은 에너지레벨로 분위기를 바꿨다. 특히 4쿼터에 11점을 꽂아넣으며 승부사 역할을 톡톡히 해줬다. 5차전에서는 종료 1분 30초를 남기고 1점차로 뒤지고 있는 상황에서 머레이가 던진 슛이 림을 맞고 튀어나오자 공격 리바운드를 잡은뒤 역전 득점을 만들어냈다. 마지막 공격권에서도 마이애미의 파울로 얻은 자유투 2개를 침착하게 모두 성공시켰다.


이런 선수가 빠진 공백은 특히 올시즌 플레이오프에서 크게 드러났다. 가뜩이나 요키치의 부담이 큰 가운데 머레이는 크고작은 부상으로 부진했다. 그렇게되자 잠시라도 경기의 흐름을 바꿔줄 수 있는 선수가 없었다. 요키치가 해주지않으면 그대로 경기력이 다운됐다. 브라운의 빈자리가 뼈아픈 순간이었다.


현재 비시즌간에도 보강은 커녕 전력 누수는 꾸준히 이어지고 있다. 기대를 모았던 루키 다론 홈즈 2세(22‧205cm)가 아킬레스건 파열로 시즌아웃 판정을 받았다. 그나마 긁어볼만한 복권이었다는 점에서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진짜 악재는 따로 있었다. FA로 풀린 켄타비우스 칼드웰포프(31‧196cm)가 올랜도로 떠나버린 것이다.


얇은 뎁스를 소수정예로 메워나가던 덴버임을 감안했을때 그야말로 치명적이라고 할 수 있다. 칼드웰포프는 덴버에 꼭 필요한 유형의 3&D자원이었다. 슈팅에 있어서는 다소 기복이 있는 편이지만 덴버에서는 요키치 효과 덕분인지 성공률이 나쁘지 않았다. 무엇보다 활동량을 바탕으로한 수비가 좋았다.


주 포지션은 2번이지만 1~3번까지 커버 가능했다. 1번을 따라다닐 수 있는 빠른 사이드 스텝이 있고 2~3번 선수를 마크할 수 있는 피지컬도 겸비했다. 때문에 상황에 따라 1번, 3번 백업역할도 곧잘 소화해냈다. 덴버에서 쓰임새가 아주 많았다. 그런 선수가 빠져나감으로서 지지난 시즌 브라운에 이어 윙자원은 그야말로 초토화가 됐다고 할 수 있다. 졸지에 기대주 크리스천 브라운(23‧198cm)의 부담감만 더 높아진 상황이다.


물론 덴버도 최소한의 보강을 위해 노력은 하고 있다. 블라트코 찬차르(27‧203cm), 디안드레 조던(36‧211cm)과 재계약했으며 지난시즌 골든스테이트 워리어스에서 뛰던 다리오 샤리치(30 ‧208cm)를 영입했다. 요키치의 휴식시간을 얼마나 보장해줄 수 있을지는 미지수지만 최소한의 백업 빅맨은 확보한 모양새다.


그나마 기대를 걸어볼만한 최고의 전력보강은 러셀 웨스트브룩(35‧191cm) 영입이다. 웨스트브룩은 이름값은 여전히 상당하지만 한창 때에 비해 기량은 뚝 떨어진 상태다. 하지만 썩어도 준치라고 정해진 시간, 상황 속에서만이라도 어느 정도 역할을 해준다면 그나마 최악인 가드진에 어느 정도 숨통이 트일 수도 있다. 이래저래 힘든 비시즌을 보내고있는 덴버다.

#글_김종수 칼럼니스트​​​

​#사진​_AP/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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