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도 왕우렁이 개체수 급증으로 ‘몸살’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전남·광주광역시 일대에서 왕우렁이로 인한 벼농가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도 왕우렁이 개체수 급증으로 몸살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농업신문'은 전국적으로 왕우렁이가 다발해 농가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14일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35곳 부현(府縣·우리나라의 광역지방자치단체에 해당)에서 왕우렁이 피해가 발생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겨울철 월동 35개 부현서 피해
사가현 1㎡당 마릿수 평년 3배
포획자재 무상지원…대응 강화
전남·광주광역시 일대에서 왕우렁이로 인한 벼농가 피해가 확산하는 가운데 일본도 왕우렁이 개체수 급증으로 몸살을 앓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본농업신문’은 전국적으로 왕우렁이가 다발해 농가에 주의가 요구된다고 14일 보도했다. 일본 농림수산성에 따르면 지난해 35곳 부현(府縣·우리나라의 광역지방자치단체에 해당)에서 왕우렁이 피해가 발생했다.
왕우렁이 약제 제조업체인 산케이화학 관계자는 “1980년대 초반엔 일본 남부지역인 규슈에서 주로 피해가 발생했지만 점차 동부지역으로 확대됐다”면서 “올해는 특히 동부지역에서 전년 대비 약제 사용량이 증가하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농림수산성은 올 4월 병해충 발생 예보를 통해 겨울이 따뜻했던 지역을 대상으로 왕우렁이 개체수 증가에 대해 각별히 주의할 것을 주문했다.
지방정부에서도 잇따라 주의보를 내렸다. 사가현은 1㎡(0.3평)당 왕우렁이 평균 서식 마릿수가 평년의 3배 이상인 6.8마리로 급증함에 따라 6월초 왕우렁이 주의보를 발령했다. 인접한 후쿠오카현에서도 6월 중순 주의보를 내렸다. 5년 만에 왕우렁이 주의보를 발령한 현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일본에서 왕우렁이가 많이 발생한 것은 한국과 마찬가지로 날씨 때문인 것으로 보인다. 지난겨울 비교적 온난했고 비가 자주 내려 월동에 유리한 조건이 형성됐다는 것이다.
하지만 왕우렁이에 대한 일본의 대응은 한국과 다르다. 전문가들에 따르면 일본은 1981년 식용 목적으로 대만에서 왕우렁이를 들여왔다. 각지에서 양식을 시작하긴 했지만 식감과 맛이 떨어져 양식업이 지속되지 못했다.
양식장에서 방치된 왕우렁이가 근처 논으로 흘러 들어갔고 1983년부터 벼 피해가 발생했다. 이런 탓에 농림수산성은 1984년 왕우렁이를 ‘식물방역법’상 농작물 유해동물로 지정했다.
한국도 왕우렁이를 2019년 10월 생태계 교란 생물로 지정해 사육·판매를 제한하는 방안을 검토했으나 우렁이농법을 활용하는 농가들의 반대로 무산됐다. 현재는 생태계 위해성 1급으로 지정돼 있다.
한국농수산대학교에서 왕우렁이를 연구했던 박광호 국제노지스마트팜연구소장은 “일본은 상당수 지역이 아열대 기후여서 극히 일부를 제외하곤 왕우렁이를 제초용으로 활용할 수 없는 환경”이라고 말했다. 본지 취재 결과 우렁이농법을 자체적으로 도입하는 곳도 일부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일본 정부는 왕우렁이 포획에 필요한 자재를 무상으로 지원하는 등 대응을 강화했다. ‘일본농업신문’에 따르면 농림수산성은 논 입수구·배수구에 그물을 설치하거나 논 안에 왕우렁이가 많이 발생한 곳에 석회질소를 살포하는 등의 방제법도 보급하고 있다.
학계·업계에서도 다양한 방제법 개발에 나섰다. 지바현립농업대학교는 식품 용기를 활용한 트랩(덫)과 개 사료를 넣어 논에 묻는 왕우렁이 방제법으로 특허를 받았다. 사가현의 플라스틱 제품 제조업체인 다이에이공업은 독특한 냄새가 나는 유인재와 왕우렁이 포획기(‘스쿠미치’)를 개발했다.
Copyright © 농민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