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주인 난리났어요, 왜 팝니까"...文정부도 ‘공급 문제없다’ 외쳤다[부동산 아토즈]

이종배 2024. 7. 20. 14: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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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8일 서울 종로구 정부서울청사에서 부동산관계장관회의가 열리고 있다. 사진=뉴시스

[파이낸셜뉴스] 문재인 정부 시절 집값이 폭등했던 때는 지난 2020~2021년이다. 지방도 ‘역대급 상승률’을 기록했다. 원인 가운데 하나로 전문가·언론들이 지목한 것은 턱없이 부족한 ‘입주물량’이었다.

부동산R114 등 민간 자료를 활용해 공급절벽에 대한 기사가 쏟아졌다. 당시 국토부는 이에 대해 자체 추산한 수치를 내밀며 민간통계의 문제점을 지적하고, '입주물량은 부족하지 않다'고 수차례 강조했다.

4년이 흐른 지금 비슷한 모습이 나타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심상치 않은 가운데 주요 원인으로 공급절벽이 지목되고 있다. 그러자 국토부가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부족하지 않다'며 반박에 나서고 있다.

문재인 정부, "주택 공급(입주) 부족하지 않다"

자료 : 국토교통부

지난 2020년 7월 국토부는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1년 3만6000가구, 2022년 5만가구가 예상된다'는 제목의 설명자료를 배포했다. 당시 여러 언론에서 민간 통계를 활용해 2022년 입주물량이 전년 대비 절반 수준인 2만5000여가구로 급감한다는 보도를 쏟아냈기 때문이다.

부동산R114의 당시 자료를 보면 서울 아파트 입주물량은 2020년 4만9000여가구에서 2021년에는 반토막이 난 2만5000여가구로 줄어든다.

국토부가 내놓은 7월 13일 설명자료를 보자.

우선 민간 통계는 입주자 모집공고가 완료된 사업장의 물량만을 집계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있다. 공공과 후분양 물량 등이 빠져 실제 입주물량보다 (민간의) 전망치가 과소 추정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국토부의 주장은 계속 된다. 한 달 뒤인 2020년 8월에는 '9월 이후 수도권에는 예년보다 11% 많은 6만가구의 아파트가 입주할 예정이다'라는 설명자료를 내놓는다.

2021년에도 예외는 아니다. 특히 국토부의 입주물량 집계 방식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 수차례 나오자 2021년 8월에는 ‘정부는 일관된 기준으로 주택 준공(입주) 통계를 발표하고 있다’는 설명자료까지 배포했다.

주택 공급에는 문제가 없다는 당시 문재인 정부 주장은 맞을까. 아파트값은 2020년과 2021년에 급등했다. 부동산원 통계를 보면 전국 기준 매매 실거래가 상승률은 각각 16.96%, 18.24%를 기록했다.

자료 : 국토교통부

공급논란 또 판박이...민간 집계는 틀리나

4년이 흐른 2024년 7월. 비슷한 상황이 연출되고 있다. 서울 아파트 시장이 과열되는 모습이 나타나고, 공급절벽이 이를 부채질 하고 있다는 분석이 쏟아지고 있다.

국토부는 지난 7월 17일 설명자료를 통해 “서울 아파트는 입주 물량이 올해 3만8000가구, 내년 4만8000가구로 예상돼 아파트 준공 물량 10년 평균인 3만8000가구 대비 부족하지 않을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공급 여건 개선을 위한 정책 효과가 꾸준히 나타나고 있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앞서 16일에도 보도 설명자료를 통해 "올해 1∼5월 누계 서울 아파트 준공 실적은 1만1900가구로 전년 동기(5600가구) 대비 2배 이상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자료 : 국토교통부

한발 더 나아가 박상우 국토교통부 장관은 18일 열린 부동산 관계장관회의에서 “서울 아파트는 올해 3만8000가구, 2025년 4만8000가구가 입주하는 등 향후 2년 간 평균보다 많은 물량이 공급될 예정"이라며 또 충분한 공급을 강조하기도 했다.

국토부가 발표한 입주물량 수치는 앞서 서울시가 공개한 자료다. 서울시의 통계를 국토부가 전면에 내세우며 공급에 큰 문제가 없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그렇다면 다른 통계는 어떨까.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가 함께 조사해 내놓는 '공동주택 입주예정 물량'에 따르면 서울의 입주예정 물량은 올해 2만8664가구 내년 3만1365가구다. 국토부가 주장하는 서울시 집계 통계 대비 올해 약 9000가구, 내년에는 1만7000가구 적은 것으로 집계됐다.

자료 : 서울시

입주물량 통계가 집계 기관에 따라 다른 이유는 기준 시점이 다르고, 대상에 임대주택 포함 여부 등에서 차이가 있기 때문이다. 순수하게 입주자모집공고를 기준으로 하면 입주물량은 더 줄어든다.

시장에서는 정부·서울시 통계가 현실성이 떨어진다는 점을 지적하고 있다. 공급에 큰 도움이 되지 않은 이른바 ‘입주 허수’가 적지 않기 때문이다.

한 전문가는 “정부가 집값 불안 심리를 잠재우기 위해 메시지를 전달하는 것은 의미가 있지만 그렇다고 통계를 맹신해서는 안 된다”고 우려했다. 다른 전문가는 “문재인 정부도 공급에 문제가 없다고 믿었고, 결국 역대급 불장을 만들어 냈다”며 “민간에서 공급 절벽을 우려하는 것을 무시하면 안 된다"고 꼬집었다.
#국토교통부 #입주물량 #박상우 #아파트공급

ljb@fnnews.com 이종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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