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핸섬가이즈' 장동주 "외로운 싸움을 하며 보낸 20대, 나를 믿으며 30대도 GO!" [인터뷰M]
영화 '핸섬가이즈'에서 이성민, 이희준에 맞선 빌런으로 긴장감과 동시에 웃음을 안긴 배우 장동주를 만났다. 장동주는 극 중 대한민국 최고의 프로골퍼 '성빈'을 맡아 '재필'(이성민)과 '상구'(이희준)의 드림하우스에서 의도치 않게 악령을 깨우며 모두에게 위기를 안겨주는 악마 같은 인물을 연기했다.
영화에서 엄청난 에너지와 텐션을 보여줬던 장동주의 첫인상은 그와 정 반대였다. 약간 수줍어하는 모습에 굉장히 차분하고 조용조용한 말투로 등장한 장동주는 "작품에서 보이는 이미지와 많이 다르다는 말 많이 듣는다. '정직한 후보'나 '카운트'에서도 그렇고 이번 '핸섬가이즈'에서 계속해서 하이텐션의 연기를 많이 보여드렸는데 평소 제 모습과는 차이가 있다."며 실제 자신에 대해 이야기를 했다.
장동주의 MBTI는 ENTP이지만 친해지기 전까지는 낯도 많이 가리고 새로운 분위기에 적응하는데 시간이 걸리는 편이라고. 친한 지인들 사이에서는 분위기 메이커이고 적극적으로 모임을 주도하게 된다며 '시동 걸리는 데 시간이 걸리는 타입'이라고 자신을 소개했다.
실제로 만나면 차분한데 어떻게 이렇게 통통 튀고 에너지가 넘치는 캐릭터에 캐스팅되고 연기를 해 낸 걸까? 그는 "저도 그게 참 신기했다. 제 성격이나 평소 텐션은 그렇지 않은데 전작들을 보면 코믹하거나 에너지가 넘치는 유형으로 캐스팅이 잘 되더라. 나중에 생각을 해보니 내 안의 진지한 모습이 보는 사람들에게 호감을 줄 수 있는 매력 포인트가 된 것 같더라. 그래서 작품 속에서 진심을 다해 뭔가를 하려는 모습이 웃음도 안겨주고 마냥 밉지만은 않은 그런 인물들로 보인 것 같다."며 여러 감독들이 자신을 선택한 이유를 분석했다.
장동주는 "그래서 배우라는 직업은 정말 신기하다. 해나가면서 나 자신을 새롭게 알게 되고 스스로 발전하게 되는 직업 같다. 처음부터 나를 다 알고 시작하는 게 아니라 일을 하면서 나라는 사람의 다양한 모습을 만나게 되는 것 같다."며 작품을 하며 자신에 대해 알아가게 되는 게 많음을 알렸다.
연기를 통해 다양한 인물의 삶을 살아보고 있는 장동주는 "배우라는 직업이 굉장히 고된 직업 같다. 컬링 선수도 해봤고 유도부도 해봤고 복싱도 해봤다. 이번 영화에서는 프로 골퍼 역할이었고 예전에는 아이돌 역할도 해봤다. 배역의 직업이 정해지면 그게 얼마나 잠깐 나올지, 어떻게 쓰일지 모르지만 일단 그 직업을 준비해야 한다. 작품 때문에 권투도 처음 배워보고 컬링도, 유도도 엄청 스파르타식으로 훈련을 받으며 배워봤다."며 유난히 몸을 쓰는 직업의 캐릭터를 많이 연기한 탓에 다양한 운동을 섭렵하게 되었다고 이야기했다.
이번 영화 '핸섬가이즈'에서는 우리나라 PGA에서 1등을 하는, 제일 잘 나가는 골프 선수 역할을 해야 했다. 이 캐릭터를 준비하기 위해 일주일에 5일을 연습장에 가서 골프를 배웠다고. "관객들 중에서는 골프를 정말 잘 아는 분들이 계실 텐데 그분들이 제가 스윙하는 장면을 보시고 '저게 무슨 골프 선수야' 하는 순간 영화의 몰입감이 깨질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정말 열심히 연습했다. 그리고 골프 프로 선수들이나 골프를 잘 치는 친구들에게 연락해서 라운딩에 한 번만 데려가 달라는 부탁도 많이 했다. 같이 간 일행 중 제일 잘 치는 사람들의 정서도 궁금했고 프로 골퍼의 사고방식도 궁금했는데 많이 배울 수 있었다"며 장동주는 영화 속에서 사진으로만 보였던 골프 스윙을 위해 엄청난 시간과 노력을 들여 준비했음을 알렸다.
그렇게 공들인 노력이 멋진 영상으로 보이지 않아 아쉽지 않냐고 물으니 그는 "누가 꼭 알아줘야 하는 건 아니다. 제가 했던 노력들이 나중에 작품에서 증명될 것이기 때문에 배우라면 당연히 해야 되는 노력"이라며 다부지게 말했다.
드라마로 연기 활동을 시작했지만 영화에서 눈에 띄는 감초 조연으로, 이제는 대 선배들과 대립하는 빌런으로 활약하게 되었다. 영화배우로의 입지를 야무지게 다져가고 있는 그는 "20대 중후반에 영화가 너무 하고 싶을 때가 있었다. 드라마를 찍고 있던 중이었는데 어느 날 내가 언제 처음 배우가 되고 싶었다를 생각해 보니 중학생 때 영화관 가는 게 너무 행복해서 영화배우가 되고 싶다는 꿈을 꿨던 게 떠올랐다. 드라마건 영화던 연극이건 연기만 하면 된다는 생각을 하며 20대를 지내오다가 그 순간 '나 영화배우가 되고 싶었지'라는 생각을 하게 된 것."이라며 영화라는 장르에 좀 더 방점을 찍게 된 계기를 밝혔다.
그러며 "지금 소속사가 아티스트 컴퍼니다. 정우성 이정재 선배님의 작품을 보면서 이 선배님들이 계신 회사에 가면 영화를 많이 할 수 있지 않을까 생각 들었다. 그런 단순한 생각으로 이 회사에 오게 되었는데 정말 감사하게도 영화를 좀 더 많이 하게 되었다. 지금은 매우 만족하고 있다."며 영화배우로의 꿈을 소속사 덕에 더 크게 가질 수 있게 되었다는 말을 해 웃음을 안겼다.
이제 30대로 접어들게 된 장동주는 자신의 20대를 '외로운 싸움'의 시간이라고 회상했다. "배우라는 직업은 20대가 감내하기엔 힘든 직업이더라. 가족의 전폭적인 응원이나 도움 없이는 해내기 힘들다. 앞으로도 그렇겠지만 지금까지도 오디션을 가면 부정적인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마스크가 애매하다는 말부터 다른 길로 가는 게 빠를 것 같다는 말, 어떤 분은 저를 그냥 웃음거리로 만들기도 하시더라. 그렇게 자꾸 나를 주저앉히려는 일들을 겪으며 즐겨야 하는 직업이다. 그래서 외로운 싸움을 해야 한다."며 16살부터 연기를 시작한 이후 어떻게 지금까지 왔는지를 한 번에 알 수 있는 말을 했다.
장동주는 "자기 자신을 끝까지 믿어야 하는 직업이다. 남도 나를 안 믿어주는데 내가 나 스스로를 믿지 않으면 앞으로 나아갈 수가 없다. 그래서 주변의 평가는 감내해야 한다. 좋은 평도 있고 나쁜 평도 있겠지만 어떤 순간에도 나 스스로를 내가 믿어주면 언젠가 큰 기회나 복이 오지 않을까 생각한다. 지금까지 제가 해 온 것처럼 중심 잃지 않고 꾸준히 하고 싶고 그럴 수 있다면 그게 가장 큰 행복일 것. 유명해지거나 스타가 되고 싶은 게 아니라 연기를 오래 하고 싶은 게 저의 꿈이다."며 앞으로의 30대를 어떻게 채워가고 싶은지를 이야기했다.
이번 영화를 하며 장동주는 현장의 선배들에게 많은 것을 배웠다고 했다. 그중 제작사 대표의 말이 장동주에게 큰 깨달음을 주었다고. "하이브미디어 코프의 김원국 대표에게 성빈 역할이 너무 어렵다고 이야기했더니 '원래 어려운 거야. 쉬울 줄 알았어? 영화는 원래 어려운 거야'라고 하시더라. 그 말을 들으니 복잡했던 머리가 명료해졌다. 어떤 어려움을 만나면 고통스럽기 마련인데 그걸 직면하고, 받아들이니 그 순간부터 즐길 수 있게 되더라"며 마음속 긍정회로를 드러냈다.
장동주는 "관객분들이 입소문을 내주셔서 영화가 오랫동안 극장에서 많은 관객을 만나고 있다. 이렇게 사랑해 주시고 관심 가져주셔서 정말 감사하다. 오늘은 '핸섬가이즈'가 저의 대표작이지만 다음에는 또 그때 하는 작품이 저의 대표작이 될 수 있게 열심히 하겠다. "며 손익분기를 넘어 행복한 일정을 이어갈 수 있게 도와준 관객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전했다.
iMBC 김경희 | 사진 고대현 | 사진제공 NEW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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