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사에 남는 파이터가 되고 싶다” 페더급 뉴페이스 이정영의 포부 [MK인터뷰]

김재호 MK스포츠 기자(greatnemo@maekyung.com) 2024. 7. 20. 12: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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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대 그는 자장면 하나 시켜먹기 위해 전화기를 드는 것이 어려울 정도로 내성적이었다. 어느 순간 육체는 약하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다. 사랑하는 사람들, 좋아하는 사람들을 지키기 위해 강해지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중학교 2학년 시절 고향인 대구에서 가장 유명한 체육관을 찾아갔다.

“약간의 두려움도 있었지만, 자신감 하나로 찾아갔다.”

UFC 페더급 파이터 이정영(28)은 격투기와 첫만남을 그렇게 회상했다. 그때 찾아갔던 쎈(SSEN) 짐은 지금까지 인연을 함께하는 가족이 됐다. 그리고 종합격투기는 그의 인생이 됐다.

이정영은 두 번째 UFC 매치를 앞두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 김재호 특파원
그는 “힘들 때도 많았지만, 그래도 지금은 그 힘든 시간들이 다 보상받고 있다고 생각하고 있다”며 밝게 웃었다.

Road FC 최연소 챔피언, 최단 시간 서브미션 승리, 타이틀전 최단 시간 피니시 등 여러 기록들을 세운 그는 지난해 2월 로드 투 UFC에서 우승하며 UFC 무대에 발을 들였다. 지난 2월 블레이크 빌더를 상대로 만장일치 판정승을 거두며 데뷔전에서 첫 승을 따낸 그는 오는 21일(한국시간) UFC APEX에서 열리는 ‘UFC 파이트나이트: 레모스 vs 잔디로바(UFC 베가스94)’에서 하이더 아밀을 상대한다.

이번 매치를 앞두고 그는 미국 피닉스주 애리조나에서 한 달 정도 훈련을 소화했다. 에디 차 코치의 지도 아래 헨리 새후도, 켈빈 카스텔럼 등 유명 선수들과 함께 훈련했다.

그는 “많은 것을 배우고 깨달았으며, 성장했다. 이번 경기 제대로 보여줄 수 있을 것”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쉽지않은 결정이었다. 그는 “원래는 한국에서만 준비를 했었는데 이번에는 큰 투자를 했다. 집이 조금 그립기는 했지만, 미국에서 다양한 선수들과 함께할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내가 성장할 수 있는 계기가 됐다. 한국에서 훈련할 때와 비교해 차원이 다른 코치들이 계속 붙어 있었다. 한국에서는 내가 주도해서 훈련을 했다면, 여기서는 전문 트레이너, 코치들과 함께 훈련을 받으니까 내 마음도 편했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며 한 달 동안 훈련의 성과에 대해서도 말했다.

이정영이 20일(한국시간) 계체를 진행하고 있다. 사진(美 라스베가스)= 김재호 특파원
그의 말을 계속 들어보자. “처음부터 다시 배운다는 마음가짐으로 배우다 보니 모든 것이 다 새롭고 신기하게 느껴졌다. 뭔가 깨달음을 얻었다고 할까? 뒤통수 맞은 느낌도 들었다. ‘내가 이것을 모르고 있었다고? 왜 안 하고 있었지?’ 이런 생각도 하면서 시야가 넓어졌다.”

종합격투기에서 적지않은 경력을 쌓은 그임에도 꾸준히 배우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그는 “나는 아직 한계가 오는 단계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지금은 성장기 청소년처럼 무엇을 먹어도 다 영양분으로 가는 상황이기 때문에 다 받아들이고 흡수하고 있다”며 꾸준한 배움을 강조했다.

이제 막 UFC 무대에 발을 들였다. 그런 그에게 UFC라는 무대는 어떻게 다가오고 있을까?

“전세계에서 가장 강한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기에 방심할 수 없는 그런 곳이다. 그렇기에 더 책임감도 많아지고 부담감도 느끼고 있다. 그걸 이겨내기 위해서는 내가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것을 느끼고 있다. 항상 질 수도 있다는 생각은 하지 않고 있지만, 파이터가 늘 이길 수는 없는 법이기에 절대 방심하지 말자고 생각하고 있다. 앞으로 갈 길도 멀고 이제 시작이기에 멀리 보고 한 단계씩 계속 성장하는 것이 중요할 거 같다.”

지금까지는 타격 위주의 모습만 보여줬지만, “다 잘할 수 있다”는 믿음을 갖고 있다. 주짓수를 기반으로 하는 그이기에 그래폴링도 두려움없이 할 수 있다고 밝힌 그는 “앞으로 하나하나씩 내 무기를 보여주면서 ‘이정영 선수가 저런 부분도 있구나, 계속 성장하는 선수구나’라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며 의욕을 드러냈다. “이제 두 번째 경기다. 앞으로 10번이 될 수도 있고, 20번이 될 수도 있다. 계속 싸워나갈 생각이기에 계속 준비하고 발전하는 모습을 보여줘야한다. 그것이 선수의 임무라고 생각한다”며 입술을 깨물었다.

지금 가장 생각나는 음식으로 햄버거와 팬케이크, 달달한 도넛을 꼽은 그에게 ‘앞으로 어떤 파이터가 되고 싶은가’라는 질문을 던졌다. 그의 대답에서 강한 확신이 느껴졌다.

“역사에 남는 파이터가 되고싶다. 당연히 벨트를 들어올리는 것이 최고겠지만, 그게 안된다 하더라도 항상 랭킹 안에 들어가 있으면서 팬들의 기억 속에 남는 경기를 하고 싶다. 나는 그런 선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 내 경기는 재미없는 경우가 없을 것이다. 앞으로 계속해서 화끈하고 재밌는 경기를 팬들에게 선사하고 싶다.”

[라스베가스(미국)= 김재호 MK스포츠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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