뭐했기에… 美검찰에 기소된 CIA출신 한국계 [원샷 국제뉴스]
거센 빗줄기가 잠잠해지면 섭씨 30도를 웃도는 폭염이 덮칩니다. 불쾌지수를 ‘폭발’하는 악천후가 하루라도 빨리 가시길 바랍니다.
이번 주는 국제 뉴스가 ‘역대급’으로 많이 쏟아졌습니다. 그만큼 놓치셨을 이슈도 많을 거라 생각됩니다. 5분만 투자해 세계를 들썩였던 글로벌 이슈를 점검하세요.
◇국정원의 허술함 드러낸 ‘수미 테리’ 기소 사건
이번 주 미국에선 첩보 영화 같은 일이 일어났습니다. 한국계이자 미 중앙정보국(CIA) 출신이며 미국의 대북 문제 전문가로 꼽혀온 수미 테리(한국명 김수미) 미국외교협회 선임연구원이 18일 검찰에 기소되고 다음날 바로 체포됐습니다.(보석으로 일단 풀려나긴 했습니다.) 기소 이유는 ‘미 정부에 신고하지 않고 한국 정부 요원으로 일했다’라는 것으로, 미국의 연방법(法)인 외국대리인등록법(FARA)을 위반한 혐의라고 합니다.
본지는 미 검찰의 공소장을 17일에 단독으로 입수해 보도했습니다.✌️✌️✌️ 공소장엔 테리가 한국의 국가정보원과 교류하면서 약 10년에 걸쳐 한국 정부의 외교 및 정보 수집 활동을 돕고 대가를 받아온 내역이 상세하게 적혀 있습니다. 공소장을 분석한 워싱턴 특파원들은 내용도 내용이지만 사진에 더 놀랐다고 합니다. 테리가 받은 ‘대가’ 중엔 명품 핸드백과 옷 등이 여럿 포함돼 있었는데, 이를 국정원 직원이 매장에서 결제하는 모습이나 쇼핑백을 들어주는 장면까지 사진에 다 찍혀 공소장에 포함된 겁니다. ‘뉴욕의 고급 그리스 식당’에서 국정원 요원 두 명이 테리에게 밥을 사는 모습도 적나라하게 찍혔습니다. 테리가 받은 ‘대가’는 3450달러짜리 루이뷔통 핸드백, 약 3000달러인 돌체앤가바나 코트 등 참으로 눈에 띄는 물건들이었고요.
미 검찰이 동맹국인 한국과 관련한 활동에 대해 기소까지 한 배경이 무엇인지는 아직 드러나지 않았습니다. 국정원은 “한·미 정보 당국이 긴밀히 소통 중에 있다”는 입장만 냈습니다. 배경이 무엇이건 ‘음지에서 양지를 지향’하며 은밀하게 움직였어야 할 국정원 요원들이 이렇게나 많은 흔적을 남기고 다니면서 활동했다는 사실에 대한 비난을 피하긴 어려워 보입니다. 특히 국정원 요원이 테리의 ‘명품 쇼핑’에 동행해 카드를 긁으면서 외교관증으로 면세 혜택을 받고, 외교 번호판을 단 대사관 차량 등으로 이동하는 등 ‘초짜 첩보원’도 저지르지 않을 허술함을 드러낸 것은 이해되지 않는다는 평가가 많습니다.
테리와 변호사 측은 일단 미 검찰의 공소장 내용 중에 왜곡된 내용이 많다며 혐의를 부인하고 있습니다. 세계에서 손꼽히는 동맹국인 미국과 한국의 관계를 감안해, 이 사건 또한 큰 파장 없이 해결되기를 바랍니다. 한편으론 국정원이 ‘느슨해진 신발끈’을 다시 매는 계기가 되었으면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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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맞고 부활한 트럼프, 굳어지는 ‘어대트’
일요일이었는데요, 아침에 깨자마자 휴대전화를 보고 눈을 의심했습니다. 공화당 대통령 후보로 확정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총에 맞았다는 미 언론의 속보가 잔뜩 들어오고 있었습니다.
트럼프는 펜실베이니아주에서 선거 유세를 하던 도중 건너편 건물 지붕 위에 있던 저격범이 쏜 총에 오른쪽 귀를 맞았습니다. 귀 바로 옆은 머리이니까, 말 그대로 간발의 차로 목숨을 건진 겁니다.😱
총격 자체만큼 놀라운 것은 총 맞고 단상 뒤로 피신했던 트럼프가 얼굴에 피가 흥건한 채 두 발로 일어서는 장면이었습니다. 총격 1분 후쯤 솟아나듯 일어선 트럼프는 주먹을 휘두르며 “싸우자(Fight)!”라고 소리쳤습니다. 거대한 성조기가 뒤에 펄럭이는 가운데 놀라서 비명을 지르던 지지자들은 함께 “싸우자!”라고 외쳤고, 유세장은 온통 “유에스에이(USA·미국)”라는 구호로 뒤덮였습니다. 펄럭이는 성조기를 배경으로 트럼프가 피 흘리며 주먹을 쥔 모습을 담은 사진이 소셜미디어 등을 통해 확산하면서 ‘강한 트럼프’의 이미지가 각인되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총격범은 펜실베이니아주에 사는 20세 남성 토머스 매슈 크룩스로 알려졌습니다. 현장에서 미 비밀경호국 요원에게 즉각 사살돼 범행 동기는 아직 미궁입니다. 불의의 총격 자체는 비극적 사건이지만, ‘정치’라는 틀로 보면 트럼프에겐 결과적으로 호재가 되었습니다. 매가(MAGA·’미국을 다시 위대하게’)라는 트럼프의 정치 구호와 아주 잘 어울리는, 쓰러졌다 다시 강하게 일어서는 트럼프의 이미지가 지지자들을 결집하는 구심점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총격 사건 후 처음 실시된 여론조사에서 트럼프의 지지율은 52%, 바이든은 47%로 나와 2~3%포인트 정도 차이가 났던 총격 이전보다 지지율이 벌어졌습니다. 미국은 물론 전 세계에서 ‘어차피 대통령은 트럼프’, 이른바 ‘어대트’ 기류가 굳어지면서 미국에 주재하는 외교관들은 트럼프 측근들에게 줄을 대려고 안달이라고 합니다. 한국도 예외는 아니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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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흙수저 신화를 쓴 힐빌리, 미국의 이인자 될까?
도대체 누가 될지 궁금증을 자아내던 ‘트럼프의 러닝메이트’가 마침내 모습을 드러냈습니다. 오늘 11월 미국 대선에 출마할 공화당 부통령 후보에 J.D. 밴스 오하이오주 연방상원의원이 낙점된 건데요. 상원의원이라고 하니 화려한 이력을 갖고 나이도 지긋한 관록의 정치인일 것 같지만 그렇지 않습니다.
올해 마흔인 그는 ‘아메리칸 드림’의 공식 같은 그의 인생사(史)로 트럼프 못지않은 주목을 받고 있습니다. 오하이오주의 가난한 결손 가정에서 태어나 예일대 로스쿨을 졸업하고 실리콘밸리의 테크기업가로 성공한 입지전적인 인물입니다. 자신의 삶을 생생하게 그려낸 회고록 ‘힐빌리의 노래(Hillbilly Elegy)’가 베스트셀러에 오르면서 이름을 알렸어요. 힐빌리는 가난하고 학력이 높지 않은 백인 육체 노동자를 일컫는 표현입니다.
대선에서 승리할 경우 밴스는 첫 M세대(밀레니얼 세대·미국 기준 1980~1990년대 중반생)이자 역대 셋째로 젊은 부통령이 됩니다. 그는 부통령 수락 연설에서 자신의 고향 오하이오를 비롯해 위스콘신·펜실베이니아·미시간 등 러스트벨트 지역의 이름을 하나하나 부르며 “나는 내가 어느 곳에서 왔는지 절대 잊지 않는 부통령이 되겠다”고 연설을 마무리해 큰 박수를 받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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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대세론, 우크라이나에 불똥 뛰나
피격 사건에서 극적으로 목숨을 건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에게 지구촌의 관심이 쏠리면서 우크라이나 전장(戰場)에 미칠 여파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트럼프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우크라이나 전쟁을 조기에 끝내겠다고 여러 차례 공언했습니다. 하지만 ‘조기 종전’에 방점이 찍힐 경우 러시아의 침공으로 빼앗긴 영토를 온전히 수복하겠다는 볼로디미르 젤렌스키 우크라이나 대통령의 계획에는 차질이 생길 수도 있습니다. 이런 일이 현실화될 수 있을지 모른다는 조짐도 벌어지고 있어요. 오르반 빅토르 총리가 러시아·중국·우크라이나 지도자를 만난 다음 아직 대선 후보 신분인 트럼프와 회동했거든요.
얼마 전 열린 나토정상회의에서 회원국 정상들은 공동성명을 통해 우크라이나에 대한 변함없는 지원과 단일대오를 다짐했지만 트럼프가 집권할 경우 이 같은 계획은 산산조각이 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죠.
젤렌스키의 고뇌가 깊어질 것으로 보입니다. 젤렌스키는 트럼프 피습 사건 이틀 뒤인 15일 가진 기자회견에서 “트럼프가 대통령이 되면 협력하겠다”고 말했다. 미국 우선주의를 외치는 트럼프가 재집권할 경우 장기 교착 상태에 빠져 있는 우크라이나 사태가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지 궁금해지는 제목입니다.
☞ 트럼프 대세론에… 젤렌스키 항전 차질 빚나
◇파리올림픽 D-4, 자진입수한 파리시장
프랑스 파리에서 열리는 ‘지구촌 최대 축제’ 올림픽이 개막을 4일 앞두고 있습니다. 지난 17일엔 안 이달고 파리 시장이 직접 센강에 뛰어들어 화제가 됐는데요. 센강 수질이 수영을 할 수 있을 만큼 좋다는 걸 몸소 증명하려 했다고 합니다. 프랑스 매체들은 “수영 금지 100여 년 만의 역사적 입수”라면서도, “시장이 뛰어들었다고 수질 우려가 해소된 건 아니다”라고 보도했습니다.
파리 올림픽은 파리의 유서 깊은 명소들을 주요 종목 경기장으로 활용합니다. 센강도 그중 하난데요. 철인 3종 중 수영과 야외에서 10㎞를 헤엄치는 마라톤 수영이 센강에서 열립니다.
철인 3종에는 금메달 3개(남·여 개인 및 혼성 계주), 마라톤 수영에는 2개(남·여 개인)가 걸려 있습니다. 금메달 5개가 센강에서 나오지만, 수질 오염 때문에 경기장으로 부적합하다는 논란이 끊이지 않았죠.
센강은 한 세기 전인 1923년부터 수영이 금지됐어요. 센강 상류의 산업 폐수와 파리시의 생활 오수가 그대로 강에 쏟아져 들어왔기 때문입니다. 올림픽 개최가 확정된 2017년 시 당국과 조직위원회가 올림픽의 수영 경기 일부를 센강에서 열기로 하고, 대대적인 수질 개선 작업을 벌였습니다. 그럼에도 센강 수질에 대한 비관론은 쉽사리 잦아들지 않고 있죠.
☞ 파리 시장, 올림픽 앞두고 수질 논란 센강 ‘입수’
◇막내린 中 3중전회… ‘안보’ ‘과학기술’ 부각
향후 10년 동안의 국가 정책 방향을 결정하는 중국 공산당 20기 중앙위원회 3차 전체 회의(3중전회)가 18일 폐막했습니다. 이번 3중전회에선 ‘안보’와 ‘과학기술’이라는 중국의 쌍두마차 전략이 윤곽을 드러냈는데요. 부동산 시장 침체, 지방정부 부채 위기, 고용난 등 눈앞의 과제들보다 국가 안보 강화, 미국 봉쇄에 맞선 기술 돌파 같은 ‘초(超)장기 전략’에 집중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입니다.
이날 발표된 3중전회 공보(公報)에는, ‘발전과 안보’가 수차례 강조되며 “국가 안보 체제를 더욱 수호하며, 고품질발전과 높은 수준의 안보가 서로 건전하게 상호작용하도록 해야 한다”고 적혔습니다. 지난해 7월 낙마한 친강 전 외교부장은 ‘조용한 퇴장’을 확정했는데요. 공보는 그의 중앙위원(서열 상위 205명) 사직 신청이 수용됐다고 밝혔습니다.
이 밖에도 앞으로 10년간의 ‘중국 공산당의 비전’을 아래 기사에서 자세히 확인하세요.
☞ 中 “안보·과학기술을 쌍두마차로… 美 봉쇄 뚫겠다”
◇AI로 미소 가르치는 日슈퍼마켓
일본 대형 슈퍼마켓 체인인 이온리테일이 이달 240여 점포에 직원들에게 접객 매너를 가르치는 AI(인공지능) 단말기를 도입한다고 16일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습니다. ‘스마일군’이란 이름의 이 단말기는 사람 눈높이에 디스플레이가 부착된 형태로, 아침에 출근한 직원들이 단말기 앞에서 고객과 마주쳤을 때처럼 인사말을 건네면 30초 만에 ‘피드백’을 준다고 합니다. 웃을 때 입꼬리가 제대로 올라갔는지, 목소리의 톤은 충분히 높은지 등을 코칭해주는 것입니다.
이온리테일은 코로나 팬데믹 시절 고객과 거리를 유지했던 정책 탓에 현장 직원들이 고객 매너 교육을 제대로 배우지 못했다는 이유로 스마일군을 도입했다고 알려졌습니다. 신입은 물론이고, 기존 직원들도 현장에서 고객에게 인사하지 않는 경향이 커지면서 ‘친절한 수퍼마켓’이라는 이미지가 흔들렸다는 거죠.
지난해 직원 약 3400명을 대상으로 한 실험 결과, 3개월간 스마일군을 통한 교육을 받은 직원은 점포에서 고객에게 미소 짓거나 인사하는 비율이 전보다 약 1.6배 향상됐다고 합니다.
☞ “출근하면 AI에게 미소짓는 법 배워요” 日 수퍼마켓 체인, 직원 교육
7월 셋째 주 ‘원샷 국제뉴스’는 이상으로 마칩니다. 소중한 주말 보내시고, 다음 한주도 평안하시길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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