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정은의 이슈 뒤에는] 마약 이어 낙태 종용?…야구계 잇단 논란에 속 타는 팬심

신정은 2024. 7. 20. 0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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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구계 사생활 논란 잇따라 발생
각종 사고·일탈에 팬들 실망감 커져
"프로 선수들고 공인, 책임감 가져야"

7. 마약 이어 낙태 종용?…야구계 잇단 논란에 속 타는 팬심

현역 시절 두산베어스에서 몸을 사리지 않는 허슬플레이를 펼쳐 절대적 지지를 받았던 전 야구선수 오재원(39)의 ‘마약 투약’ 소식은 팬들에게 크나큰 충격을 안겼다.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은 필로폰 투약에 더해 전·현직 야구선수 등 지인들에게 수면제 대리 처방을 강요하고 이를 전달받은 사실이 확인됐다.

오재원은 지난 4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향정) 및 특정범죄 가중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보복 협박 등), 주민등록법 위반, 특수재물손괴 등의 혐의로 구속기소 돼 현재 서울중앙지법에서 1심 재판을 받고 있다. 지난 5월 1일 열린 첫 공판에서 오재원 측은 마약 투약 혐의를 모두 인정했다.

오재원의 ‘마약 사태’는 구단 후배 선수들에게 부담을 안겼고, 일부 선수의 일탈은 야구계 전체에도 타격을 입혔다. 선수와 구단을 오롯이 응원하고 지지했던 팬들의 상처 입은 팬심과 실망감도 클 수밖에 없다. 이처럼 불미스러운 사건으로 야구계가 어수선해진 데다 스포츠 스타들의 사생활 논란마저 불거지면서 팬들만 속이 타고 있다.

▲ 2024 프로야구 전반기 경기 마지막 날인 지난 4일 롯데 자이언츠와 두산 베어스의 경기가 열린 서울 잠실야구장을 찾은 두산 야구팬들이 응원을 펼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오재원 ‘마약류 대리 처방·투약’ 연루자, 두산 현직 선수만 9명

오재원의 마약류 대리 처방 및 투약 혐의에 연루된 이들이 현직 두산 베어스 선수 9명을 포함한 총 29명이 검찰에 넘겨졌다. 프로야구 역사상 처음으로 한 구단에서 전 현역 선수 등이 마약 범죄에 대거 연루된 사건이었다.

지난 10일 서울 강남경찰서는 향정신성의약품인 스틸녹스정·자낙스정 등 수면제, 항불안제를 대리 처방받아 오재원에게 전달한 23명과 필로폰, 에토미데이트를 제공한 3명, 병원 관계자 2명, 오재원과 함께 필로폰을 투약한 여성 A씨 등 총 29명을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로 검찰에 송치했다.

오재원 측에 전신마취제인 에토미데이트를 대량 불법 판매한 수도권의 한 병원 원장도 덜미를 잡혔다. 이 중 필로폰 등을 판매·제공한 사업가 이모씨와 유흥업소 종사자, 또 다른 지인 등 3명은 구속 상태로 검찰 송치됐다.

수면제를 대신 처방받아 건넨 23명 중에는 전·현직 야구선수가 13명인데, 현직 선수 9명은 전원 두산 베어스 소속이다. 또 두산 베어스 트레이너 1명, 오재원이 운영하던 야구 아카데미 수강생의 학부모도 포함돼 더 큰 충격을 주고 있다.

오재원의 돌이킬 수 없는 선택에 동료 야구인들도 날벼락을 맞았다. 한때 오재원과 두산 베어스에서 동료로 함께 했던 LG트윈스 김현수(프로야구선수협회장)는 “지위를 이용한 수면제 대리 처방 강요는 반인륜적이며 불법적인, 그야말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비난했다. 이승엽 두산 베어스 감독도 “나를 비롯한 야구계 선배들의 잘못이다. 후배들을 볼 면목이 없다”고 사과하기도 했다.

▲ 마약류관리법 위반 등 혐의를 받는 국가대표 출신 전 프로야구 선수 오재원이 지난 3월 21일 오후 서초구 서울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구속 전 피의자 심문(영장실질심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 최근 끊이지 않는 사생활 논란…도덕적 의무는 어디로

야구계를 떠들썩하게 만드는 선수들의 사생활 문제는 최근 끊이지 않고 있다.

오재원의 마약 사태에 연루된 관련자들이 검찰에 송치된 날인 지난 10일, 창작 콘텐츠 플랫폼 ‘포스타입’에 ‘프로야구 선수의 사생활을 폭로합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게시됐다.

해당 글을 쓴 A씨는 현역 야구선수 B씨와 선수와 팬 사이로 마주했다. 그러다 연인 관계로 발전해 1년간 교제하던 도중 임신을 하게 됐고, 이 사실을 B씨에게 전했으나 그가 낙태를 종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여자 친구가 있는 상황에서 자신을 만나는 등 기만했다고 폭로해 논란이 일기도 했다.

앞서 프로야구 롯데 자이언츠의 투수 나균안도 팬들을 향해 고개를 숙였다.

지난 6월 25일 KIA 타이거즈와의 홈경기 선발 등판했던 나균안은 당일 새벽까지 지인과 술자리를 가졌다는 사실이 알려져 비난을 받았고, 이에 롯데 구단은 나균안에게 30경기 출장 정지, 사회 봉사활동 40시간의 자체 징계를 내렸다.

나균안의 경우 지난 2월 아내가 폭로한 불륜 사생활 논란도 있어 팬들의 실망감이 더욱 커졌다.

롯데 자이언츠 팬 지주연(40)씨는 “팬들은 야구를 보면서 생활의 활력을 얻곤 하는데, 선수들이 무책임한 행동을 할 때면 실망하게 된다”며 “자녀들과도 야구를 관람하고 이야기를 많이 하는데 많은 사랑을 받는 공인인 만큼 최소한의 도덕적 의무는 지켜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 지난해 10월 7일 잠실종합운동장에서 열린 두산베어스와 롯데자이언츠 경기에 팬들이 집중하고 있다. 사영호씨 제공

■ “인기와 관심에 걸맞은 ‘책임 의식’ 필요…구단 측 처신도 중요해”

스포츠 스타들이 높은 인기와 관심을 얻는 만큼 팬들은 그에 걸맞은 ‘책임 의식’이 선수들에게 필요하다고 말한다.

오재원 선수의 은퇴식을 지켜본 두산베어스의 13년 차 팬 사영호(32)씨는 “가장 좋아하는 팀 은퇴선수의 마약 소식을 접했을 때 실망감이 컸다. 구단 내 후배들에게도 불법적인 부탁을 한 것은 구단 이미지뿐만 아니라 시즌 중인 선수들에게도 너무나 큰 피해를 주는 행위”라고 비난했다.

이어 “선수들은 공공장소에서의 행동, SNS 게시물, 인터뷰 등 자신이 팬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깊이 생각하고 주의해야 한다”며 “그에 걸맞은 모범적인 모습을 보여준다면 팬들도 자연스레 좋은 영향을 받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구단 측이 팬들과 소통을 활성화 하길 바란다고 전했다. 사씨는 “최근 구단이 인스타그램과 트위터 등 SNS(사회관계망서비스)를 통해 팬들과 소통하기 위해 노력하는 듯하다. 팬들의 질문에 답하고 의견을 존중하며 긍정적인 에너지를 전달하면 좋겠다”고 말했다.

오재원이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오열사’라는 별명을 얻으며 승승장구하던 시기는 두산의 왕조시절이자 이성구(27)씨의 학창 시절이었다. 그는 “유일한 취미생활이 야구관람이었는데, 마약 사태 이후로 학창시절의 추억과 낭만을 깨부순 듯한 배신감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사생활 논란 관련 구단의 처신도 불씨를 키우는 듯하다. 올해 유난히 프로야구 인기가 뜨거운데, 젊은 선수들이 더욱 간절함을 느끼며 선수 생활을 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김용주 강원도체육회 사무처장은 “선수들이 인권 및 성폭력 예방 등 기본적인 윤리 교육을 받고 있지만, 개개인의 일탈을 막기에는 제도적으로 부족한 상황”이라며 “몇몇 선수의 바람직하지 않은 행동으로 선수들 전체가 질책 받지 않도록 사회적 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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