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대한·어대명…이미 정해진 결론 그 다음엔?

정용인 기자 2024. 7. 20. 09: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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與 용산·여당이 신임 당대표 선출 계기로 먼저 바뀌어야… 野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상수
나경원(왼쪽부터), 한동훈, 윤상현 원희룡 국민의힘 대표 후보가 19일 서울 양천구 SBS 스튜디오에서 열린 국민의힘 제5차 전당대회 당대표 후보 방송토론에 앞서 기념 촬영을 하고 있다. /국회사진기자단

[주간경향] “처음에는 분위기가 나쁘지 않았다. 한동훈 쪽 의원을 개인적으로 만난 자리에서 ‘아, 왜 저를 안 불러줬어요. 그러니 제가 이쪽(원희룡 쪽)에 들어갔지’라고 하니까 ‘그러게 내가 왜 너를 안 불렀지’라면서 전당대회 끝나면 같이하자, 그러면서 그때까지 분위기가 좋았다.”

지난 7월 15일 저녁 통화한 김온수 원희룡 캠프 수석부대변인의 말이다. 기류는 ‘읽씹문자’ 사건이 터지고 확 바뀌었다고 그는 덧붙였다.

‘읽씹문자’ 사건은 지난 1월 명품가방 수수 논란 등을 두고 김건희 여사가 한동훈 당시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게 자신이 사과할지에 대해 판단해 달라는 문자메시지를 다섯 차례 보냈으나, 한 위원장이 아무런 대꾸도 하지 않았다는 것이다. 지난 7월 5일 CBS 노컷뉴스, <박재홍의 한판승부>에 출연한 김규완 CBS 논설실장의 ‘폭로’로 시작됐다.

김 여사가 보냈다는 문자에 대해 한동훈 캠프 측이 “여러 정황을 더해보면 사과하겠다는 취지가 아니었다”라고 반박했고, 지난 7월 8일 TV조선이 ‘문법 오류만 가다듬은 원문 그대로’ 내용을 공개했다. 김 부대변인의 말이다.

“한동훈 측이 그때부터 흔들리기 시작했다. 한동훈뿐 아니라 러닝메이트였던 장동혁·박정훈까지 나서서 총공세로 돌아섰다. 지금 원희룡 캠프도, 일반 당원도 감정이 많이 상한 것은 맞다.”

‘읽씹문자’ 논란의 나비효과

당대표를 뽑는 국민의힘 전당대회는 오는 7월 23일이다.

당대표 선거가 막판에 이르면서 과열되고 있다. 폭로전 양상이다. 지난 7월 17일 4차 당대표 토론회에서는 나경원 후보가 한동훈 후보에게 법무부 장관 재직 당시 이재명 당시 더불어민주당 대표 체포영장 기각의 책임을 묻는 과정에서 ‘나 후보가 당시 법무부 장관인 한 후보에게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를 부탁한 적 있다’는 폭로가 나왔다. 벌어진 감정의 골은 전당대회가 끝나도 쉽게 봉합하기 힘든 지경까지 이르렀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어대한’. 이번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나온 신조어다. ‘어차피 대표는 한동훈’의 줄임말이다.

여러 여론조사에서 국민의힘 차기 당대표 후보 선호도에서 한동훈 전 비대위원장은 압도적인 1위가 나오던 참이었다. ‘읽씹문자’ 사건 이후 공개된 여론조사에서는 지지율이 더 올라가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하지만 여론조사만으로는 정확한 표심을 파악할 수 없다는 주장도 있다. 국민의힘 전대 규정이 당원 선거인단 투표 80%, 역선택방지 조항을 적용해 국민의힘 지지자와 무당층만으로 제한한 일반 여론조사 20%를 적용하는 것으로 돼 있기 때문이다. 전국단위에서 1000명 무작위 표본을 뽑아 시행하는 현행 여론조사로는 약 84만명으로 알려진 국민의힘 당원 선거인단의 표심을 포착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오히려 그 ‘읽씹문자’ 사건에서 김건희라는 이름이 나오는 순간 선거는 끝났다고 말하는 사람들이 많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의 평가다. 김 대표에 따르면 어차피 ‘한동훈 대세론’이 확정된 상황에서 원희룡+나경원으로 3자 구도를 만든 뒤 결선투표에서 뒤집는 시나리오가 있었지만, ‘읽씹문자’ 사건이 벌어지면서 2차 결선투표 가능성은 희박해졌다는 것이다.

김 대표는 “전략을 짜는 사람들로서는 그 폭로가 뭔가 묘수처럼 보였겠지만 허당수였다. 민심이나 당심과 떨어진 채로 전략을 짜니 그렇게 된 것이다”라고 말했다.

결선투표 없이 한동훈 국민의힘 대표가 확정된다면 어떻게 될까.

당장 정치경력이라곤 지난 총선 당시 비대위원장직을 맡은 경력밖에 없는 신임 당대표 앞에는 대형 정치 이슈가 기다리고 있다. 전당대회 4일 후 진행될 2차 탄핵청문회다. 7월 19일 1차 청문회가 이날로 1주기를 맞이한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이 중심이라면 오는 7월 26일 2차 청문회는 도이치모터스와 명품가방 수수 의혹 등 김건희 여사 관련 이슈를 다루는 자리다.

유상범 국민의힘 법사위원을 비롯한 소속의원들이 7월 19일 정청래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실앞에 앉아 ‘탄핵정치 중단’ 피켓을 들고 시위를 하고 있다. /박민규 선임기자

선거 과정에서 한 후보는 김건희 특검은 반대, 해병대 채 상병 사건은 대법원 등 제3자가 특검 후보를 추천하는 ‘제3자 특검 협상론’을 제시했다. 1차 탄핵청문회는 황우여 비상대책위원장 체제에서 대응했지만, 2차 김건희 탄핵청문회는 ‘한동훈 당대표’가 오롯이 책임지고 감당해야 한다. 이미 김건희 특검에 대한 반대 의사를 밝혔기 때문에 기조는 달라지지 않겠지만, 민주당 및 야권의 파상공세에 맞서 어떻게 하면 효과적으로 방어해내느냐는 고스란히 그의 몫으로 남는다. 김능구 대표의 말이다.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는 것은 어차피 상수이고, 용산도 여러 시나리오를 갖고 있을 것이다. 무엇보다 먼저 같이 가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용산이 먼저 당대표 당선 축하 전화를 하고 용산 회동을 제안해야 한다. 속내야 서로 부글부글하더라도 한동훈도 민주당 특검 주도 정국에 대해 그걸 받아안는 식으로 갈 수 없고 정국주도권을 회복해야 하므로 빠른 봉합을 원할 것이다. 국민의힘이 용산 출장소도 아니고 대통령실과 당의 관계도 한 번도 수직적 관계라고 말한 적 없다. 용산이든 국민의힘이든 뭔가 변화한 모습을 국민에게 보여줘야 하지 않겠나.” 문제는 수습할 만한 시간적 여유가 없다는 것이다.

당대표 취임 4일 뒤 닥칠 ‘결단의 순간’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성공할 수 없다. 당내에서는 그걸 다 알고 있다. 또다시 비대위 체제로 갈 수도 있다.”

대통령실 출신으로 지난 총선에 출마했으나 당 경선에서 공천배제된 인사의 말이다. 그는 ‘어대한’ 가능성이 큰 것은 사실이지만 한동훈의 ‘잘못된 정무적 판단’으로 당 상황은 더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

“주위에서 나오라고 불쏘시개를 집어넣으니 눈치도 없이 나온 것이다. 당장 이재명·조국이 한동훈 특검을 추진할 것이다. 그러면 용산에서 방어할까. 안 한다. 지금 용산 말 안 듣고 나와서 해병대원 특검을 받자고 덤벼드는 당대표를 곱게 볼까. 이 당의 주류는 한동훈 쪽이 아니다. 게다가 원내도 아니라 원외다. 특검해서 밀리면 또 비대위로 갈 수도 있는데 당대표가 저렇게 되면 끝이다. 본인은 대통령까지 생각하는지 모르지만 그렇게 되면 못 한다. 내가 보기엔 바보다. 그걸 막을 방법이 없다.”

흥미로운 것은 이 인사를 비롯, ‘친윤 강경파’로 알려진 인사 중 상당수가 원희룡이 아닌 나경원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는 사실이다.

‘용산 뜻이 원희룡에 실렸던 것이 아닌가’라는 기자의 질문에 이 인사는 “용산 뜻은 한동훈만 아니면 된다는 것이었다. 윤상현도 좋고 나경원·원희룡도 상관없다는 것이었다”라며 “원희룡 쪽에 ‘찐윤’으로 알려진 이철규가 가서 그렇게(용산이 밀었던 후보는 ‘원희룡’) 보였던 것이었을 뿐”이라고 덧붙였다.

어대한 이후 국민의힘에 대한 전망은 엇갈린다. 최병천 신성장경제연구소장은 당대표 선거 이후 국민의힘은 ‘윤한당’, 한동훈 당대표와 친윤이 권력을 분점하는 ‘반반당’이 될 것으로 전망했다. 전당대회 이전 한동훈이 당대표가 되면 이철규·박성민 등 이른바 ‘찐윤’ 주도로 탈당해 원내교섭단체를 목표로 한 ‘친윤신당’이 나올 수도 있다는 전망도 나왔다.

최 소장은 “한국 정치사에서 총선이나 대선 같은 중대 선거가 끝난 뒤 창당하거나 분당했던 경우는 1990년 3당 합당 이외에는 없다”라고 말했다. 창당이나 분당은 선거에서 당선을 목표로 하는 것이지 가까운 시일 내에 선거가 없는 경우 일어난 예가 없다는 것이다.

“지금 국민의힘 주류는 친윤이다. 그건 친윤 쪽에서 협박용으로 하는 것이다. 애당초 이 사람들은 윤석열 대통령과 철학을 공유해서 친윤이었던 것이 아니라 자리를 받으려고 친윤이었다. 그런데 윤석열이 지는 해라면 한동훈은 뜨는 해다. 윤석열과 같이 침몰을 선택할 용기를 가진 의원은 국민의힘 내에는 몇 없다.”

홍형식 한길리서치 소장은 용산과 관계설정이 ‘당대표 한동훈’의 딜레마가 될 것이라면서도 이후엔 급격히 한동훈 쪽으로 권력의 추가 쏠리게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두 세력이 틀어진다, 안 틀어진다는 건 세력이 서로 비슷할 때의 이야기다. 전당대회 이후엔 한동훈 세력으로 급격히 재편된다. 국민의힘엔 대중적 리더십을 가진 사람이 없다. 과거 김윤환처럼 계파의 보스가 있는 것도 아니다. 지금 보수 쪽 사람들은 권력을 좇는 불나방, 줄서기의 달인들만 있다. 한동훈 당대표가 되면 모두 ‘주윤야한(晝尹夜韓: 낮에는 친윤, 밤에는 친한)’도 아니라 ‘주야한’이 될 것이다. 왜 그럴까. 앞으로 5년에서 10년은 한동훈 세상이다. 한동훈이 설령 다음 대통령선거에서 안 되더라도 윤석열은 한동훈을 제거 못 한다. 이준석을 쫓아낼 때는 집권 초기여서 가능했지만, 지금은 불가능하다. 한동훈이 차기 대선에서 대통령을 못 할 수 있지만, 그다음은 또 대표가 된다. 정치판에서 한동훈은 공천권이 없어서 당할 것이라고 하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보수 정치인 속성을 몰라서 하는 말이다.”

더불어민주당 8·18 전당대회 최고위원 선출을 위한 예비경선이 열린 7월 14일 국회도서관 대강당에서 13명의 후보자들이 정견 발표에 앞서 당원들에게 인사하고 있다. 왼쪽부터 전현희·한준호·강선우·이성윤·정봉주·박진환·김민석·민형배·최대호·김병주·김지호·박완희·이언주 후보. /문재원 기자

‘어대한’ 이후 국민의힘 행보와 관련해서는 엇갈리는 전망이 나오지만, 민주당 쪽 관련으론 별다른 이견이 존재하지 않는다. 어대명, 즉 ‘어차피 대표는 이재명’이라는 것이다. 그나마 국민의힘은 당대표 선거와 같이 치르는 최고위원 선거에서 친윤과 친한 인사가 얼마나 들어가냐가 관전 포인트라도 되지만, 민주당엔 그런 것도 없다. 예비경선을 통과한 8인 최고위원 후보 모두 친명이다.

유력 대권주자 당대표의 ‘리더십’

민주당 경선은 국민의힘 전당대회 약 한 달 뒤인 오는 8월 18일 치러진다. 이후 여야 관계는 어떻게 변할까. 일단 두 당 모두 유력 차기 대권주자가 임기 2년의 당대표를 맡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국민의힘의 경우 당헌·당규에 선거에 출마하려는 사람 중 당직을 맡은 사람은 선거 1년 6개월 전에 당직에서 사퇴해야 한다는 규정이 있다. 차기 대선은 2027년 3월에 치러질 예정이다. 따라서 신임 당대표가 대선에 출마하려면 2025년 9월 이전에는 자리를 내놔야 한다.

지난 7월 16일 저녁 열린 국민의힘 3차 당대표 후보 토론에서 “9월에 당대표직을 내려놓을 생각이냐”는 나경원 후보의 질문을 받은 한동훈 후보는 “지금은 그것에 대해 생각할 때가 아니다”라면서도 “규정이 바뀌지 않는다면 대선에 나갈 후보는 내년 9월 이전에 당대표를 그만둬야 하지 않겠냐”고 답했다. 비슷한 규정이 있던 민주당은 지난 6월 당대표 사퇴 시한에 예외를 두는 것으로 당헌을 개정해 논란의 불씨를 없앴다.

김성순 시사평론가는 “지금은 일종의 오픈게임이고 본 게임은 정기국회가 열리는 올해 하반기에 벌어진다”라고 말한다.

“예산도 걸려 있고 여당이 처리할 법안도 꽤 있다. 그게 올스톱(완전정지)이다. 지금의 대치국면이 이어지면서 아무것도 집행이 안 된다. 그러면 집행부가 의미 없다. 지난 총선에서 국민은 여당과 정부의 발을 묶어버리는 것을 선택했다.”

그는 선거운동 기간에는 한동훈이 “윤석열 정부와 차별화는 없다”라고 말했지만, 이후에는 차별화가 가속화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동훈 입장에는 전대 이후엔 군더더기가 없다. 유승민·홍준표·원희룡이 다 날아가는 상황이다. 예전 김무성처럼 눈치 봐야 하는 상황도 아니다. 여기에 아직 검찰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면 너무나 좋은 게임이다. 한동훈은 조국과 이재명을 어떻게 하든 법원에서 날려주기를 원할 것이다. 그게 성공하면 민주당은 무주공산이 된다. 둘 다 가버리면 야권도 차기 대선에서 불임이다. 만약 내가 한동훈 쪽 기획자라면 그렇게 그림을 그릴 것이다. 윤석열 대통령을 살리려면 이재명을 보내버리는 것, 그 방법밖에 없다.”

이재명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7월 12일 서울 서초구 중앙지방법원에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공판에 출석하며 민형배 의원과 인사를 나누고 있다. /권도현 기자

“이재명 사법리스크는 변수 아닌 상수”

<정치 내전>을 쓴 유창오 정치평론가는 “이재명 전 민주당 대표의 사법리스크는 상수”라고 말한다. 지난 7월 16일 국민의힘 당대표 후보 3차 토론회에서 한동훈·원희룡 등 국민의힘 후보 4명 모두 “2027년 대선에서 민주당 후보는 이재명이 아니라 다른 사람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가장 먼저 결론이 날 것은 공직선거법 위반이다. 선거법 특성상 올해 안에 1심 판결이 나고 대선전까지 최종심이 마무리된다. 다음으로 닥칠 고비는 위증 교사 문제다. 오는 10월쯤 1심 결과가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 법조계에서는 두 사안 모두 무죄가 쉽지 않으리라고 본다.

문제는 형량이다. 이 전 대표에게는 유죄-벌금 80만원 정도로 1심이 마무리되는 것이 제일 유리하다. 공직선거법 위반에서 100만원 이상의 벌금은 당선무효형이다. 이 경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해진다. 위증 교사 재판에서는 5년 이상의 형이 선고되면 법정 구속된다. 2년형 정도라면 법정구속은 면한 상태에서 계속 재판을 받는 것이 가능하다. 대북송금은 아직 기소되지 않았고, 백현동·대장동 건 등은 병합돼 사실상 차기 대선전에 최종심 결과가 나오기 어렵다.

이 전 대표의 재판전략은 최대한 분리 대응해 일정을 늦추는 것이다. 반면 정부여당은 차기 대선 일정이 본격화되기 전에 결론짓는 것이 목표다. 유창오 정치평론가는 “과거 국민의힘 쪽에서 나름 판을 본다는 사람을 만나 이야기를 나눠보면 민주당 대표가 이재명이고 대선후보도 이재명이어야 자신들이 이긴다, 이재명 당대표를 유지하게 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는데 지금은 그렇게 말하는 사람들이 없다”라며 “지금은 그쪽이 생각하는 ‘이재명 죽이기’가 만만치 않게 돼버렸다”라고 말했다.

“결국 그쪽 입장에서 보면 형편없이 일을 만든 셈이다. 사건들을 묶어서 구속하려는 것이 지난 총선 전략이었는데 그게 실패했고, 재판은 계속 늦춰지게 됐다. 좋은 의미든 나쁜 의미든 이재명 전 대표가 대단한 멘탈 소유자인 것은 맞다. 사법리스크가 쉽게 해소되지는 않을 것이다. 결국 대선을 빨리 치르거나 대통령이 되거나 하는 식으로 해소될 것 같다.”

국민의힘 전당대회에서 용산의 ‘뜻’이 원희룡 후보 등을 통한 한동훈 견제론이었다는 주장과 관련, 대통령실 고위 인사는 “정치인들의 출마 배후에 누가 있다는 식의 이야기는 맞다 틀리다 여부를 떠나서 항상 상투적으로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그는 이른바 ‘읽씹문자’ 사건으로 윤·한 갈등이 다시 주목받았다는 평가와 관련해서도 “당사자들 주변에서는 그런 이야기를 할 수도 있지만 정말 사이가 나쁘더라도 관계를 정리할 사람은 양 당사자”라며 “민주당에서도 윤·한을 한 세트로 보고 있는데 우리뿐만 아니라 한동훈 입장에서도 관계를 악화시킬 이유는 하나도 없다”라고 덧붙였다.

김능구 폴리뉴스 대표는 “여야관계가 강 대 강으로 치닫는 현재 국면을 비유적으로 표현한다면 양쪽 다 브레이크 없는 질주를 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며 “만약 그 충돌이 탄핵 등으로 이어지면 헌정사가 또 중단되는 국민적 불행으로 귀결될 수밖에 없다”라고 말했다.

“역설적으로 충돌을 멈출 수 있는 사람은 윤석열 대통령이 될 수밖에 없다. 용산과 집권당이 잘하면 이재명 민주당의 질주는 제어 가능하다. 집권당이 잘하면 야당도 1극 체제로 갈 수 없기 때문이다. 그걸 못했기 때문에 야당이 총선에 압승했고 민주당도 당내 계파 안배나 다양성을 만들어낼 수 없었다. 한동훈 당대표를 계기로 종전의 여야관계에서 변화는 불가피하다. 먼저 국민의힘이 변화하면 민주당도 지금처럼 초강경 1극 체제로 가는 것은 불가능하다.”

용산과 여당이 신임 당대표 선출을 계기로 먼저 바뀌어야 야당도 극한대립을 멈출 것이라는 지적이다.

정용인 기자 inqbus@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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