머스크가 캘리포니아 떠날 결심한 이유는? 민주당 인사와 ‘온라인 설전’ 때문 [★★글로벌]
엑스에 “올해 대통령 못 바꾸면 미국에 큰 위기”
팬데믹 방역 놓고 캘리포니아 보건당국과 갈등
민주당 의원, 엑스서 “엿 먹어라 머스크” 맹비난
일론 머스크 테슬라 최고경영자(CEO)는 지난 16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엑스(X) 계정에 글을 올려 폭탄선언을 했습니다. 그가 창업한 우주기업 스페이스X와 엑스(X)의 본사를 모두 캘리포니아에서 텍사스로 이전하겠다는 내용입니다.
앞서 2021년에도 머스크는 캘리포니아의 각종 규제와 세금을 비판하며 테슬라 본사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서 텍사스 오스틴으로 옮긴 적이 있습니다.
그러나 스페이스X와 엑스 2개 회사의 본사를 모두 이전하는 이유에 대한 머스크의 설명은 두 회사의 사업 내용과는 거리가 있습니다. 캘리포니아 주의회가 제정한 성소수자 학생 관련 신설 법안을 민주당 소속 개빈 뉴섬 주지사가 승인했다는 게 그 이유입니다.
앞서 캘리포니아 주의회는 새 법안 ‘AB1955’를 발의해 학교 직원이 학생의 성 정체성과 성적 지행을 본인의 허락 없이 부모 등 다른 사람에게 알리도록 강요하는 것을 금지하는 법을 만들었습니다. 해당 법안에 뉴섬 주지사가 최종 서명하면서 캘리포니아는 미국에서 성소수자 학생의 성 정체성 관련 법안을 처음 제정한 지역이 됐습니다.
또한 머스크는 “이 법안과 과거 다른 법안이 가족과 회사를 공격하면서 스페이스X는 이제 본사를 캘리포니아 호손에서 텍사스 스타베이스로 이전할 것”이라며 “엑스 본사도 오스틴으로 옮길 것”이라고 선언했습니다.
이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7일 관련 보도를 통해 머스크가 성소수자 학생 법안에 이토록 강하게 반발하는 배경에는 성전환을 한 큰아들과 의절한 경험 때문이라고 전합니다.
머스크의 장남 자비에르 알렉산더 머스크는 지난 2022년 트랜스젠더 여성이 되면서 이름에서 아버지의 성 ‘머스크’를 밴 ‘비비안 제나 윌슨’으로 개명하고 아버지 머스크 CEO와 의절하게 됐습니다. 이전부터 정치적 올바름과 소수자 보호를 강조하는 ‘워크’(Woke)에 대한 반감을 반복해서 드러내 왔던 머스크는 큰아들과 의절한 뒤 성소수자 문제와 관련해 캘리포니아 교육정책을 강도 높게 비판해 왔습니다.
당장 뉴섬 주지사는 지난 17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머스크의 최근 친트럼프 행보를 비꼬는 게시글을 올렸습니다. 해당 게시글은 머스크에게 “당신은 무릎을 꿇었다”는 말과 함께 2022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머스크와 소셜미디어로 설전을 벌이던 시절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에 올린 글을 첨부했습니다.
당시 트럼프 전 대통령은 머스크와 설전을 이어가던 중 “일론 머스크가 백악관에 와서 보조금이 필요한 프로젝트에 대해 도움을 요청했다. 장거리 주행이 불가능한 전기차든, 충돌사고를 내는 무인자동차든, 아무 데도 가지 못하는 로켓이든 보조금이 없었다면 쓸모없는 것들이었다”며 “그는 자신이 얼마나 열렬한 트럼프 팬이자 공화당원인지 말했을 때 내가 ‘무릎을 꿇고 빌어라’고 말했다면 그는 그렇게 했을 것이다”고 조롱했습니다.
그러나 공화당원 머스크 CEO와 민주당 뉴섬 주지사가 원래부터 사이가 틀어졌던 건 아니었습니다. 지난해 머스크는 테슬라의 새 엔지니어링 회사인 ‘글로벌 엔지니어링’의 본사를 캘리포니아 팔로알토에 설립하면서 가진 행사 현장에서 “뉴섬 주지사는 테슬라 로드스터를 산 최초 구매자 중 한 사람이었다”며 2008년 테슬라의 첫 전기차 모델과 관련한 뉴섬 주지사와 추억을 회고했습니다. 그 자리에서 뉴섬 주지사도 “테슬라가 캘리포니아에서 시작된 회사를 건 항상 내게 자랑스러운 일이었다”고 화답했습니다.
WSJ에 따르면 머스크는 20여년 전 테슬라를 실리콘밸리에서 창업했을 당시만 해도 친환경적이고 진보적인 캘리포니아 전기차 옹호론자들의 도움을 받았습니다.
특히 창업 후 오랜 기간 영업 적자에 시달리던 테슬라가 흑자전환에 성공할 수 있었던 건 탄소배출 규제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 경쟁 자동차 회사들에게 탄소배출 크레딧을 판매해 수익을 얻을 수 있는 캘리포니아의 탄소배출권 시장 덕분이었습니다.
그러나 2020년 코로나19 팬데믹 기간 동안 머스크와 캘리포니아 정치인들과의 관계는 악화하기 시작했습니다. 팬데믹 확산 당시 캘리포니아 보건당국이 방역을 위해 테슬라의 유일한 미국 내 공장이던 샌프란시스코 외곽 프리몬트 공장의 조업을 금지했지만, 머스크는 이에 맞서 공장 가동을 강행하며 보건당국을 제소하고 테슬라가 캘리포니아를 떠날 수 있다고 경고까지 했습니다.
곤잘레스 전 주 하원의원은 머스크가 스페이스X와 엑스 2개 회사의 본사 이전 소식에 대해서도 지난 18일 자신의 엑스 계정에 “주 정부로서 우리는 일론 머스크가 또 떠날 것이라고 말한 것에 부끄러워해선 안 된다. 오히려 우리는 납세자들의 돈을 그런 엉터리, 노조 파괴자, 멍청이에게 너무 많이 줬다는 것에 부끄러워해야 한다. 보조금과 세액공제를 더 현명하게 하자”며 머스크에 대한 모욕적 발언을 이어갔습니다.
머스크가 세운 회사 ‘더 보링’ 출신의 한 직원은 스페이스X·엑스 본사 이전 소식에 곤잘레스 전 주 하원의원을 향해 “일론과 같이 일하는 직원들이 얼마나 많은 세금을 냈는가. 캘리포니아 유권자로서 당신의 반기업적 입장에 분개한다. 기업은 일자리를 만든다”고 비판했고 다른 미국인은 “텍사스는 곤잘레스 전 의원에게 수수료를 지불해야 한다. 당신은 텍사스를 위해 훌륭한 일을 했다”고 비꼬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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