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흙밭 변한 토마토 하우스 ‘망연자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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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땅이 말라야 어떻게 손을 쓸 텐데, 비가 또 온다니 엄두가 안 나네요."
경기 평택시 진위면에서 7933㎡(2400평) 규모로 방울토마토농사를 짓는 정병헌씨(66)는 16∼18일 210㎜가 넘게 쏟아진 폭우로 비닐하우스가 모두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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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양수기 설치했지만 역부족
열과·부패 등 수확 불가능 상태
“땅이 말라야 어떻게 손을 쓸 텐데, 비가 또 온다니 엄두가 안 나네요.”
경기 평택시 진위면에서 7933㎡(2400평) 규모로 방울토마토농사를 짓는 정병헌씨(66)는 16∼18일 210㎜가 넘게 쏟아진 폭우로 비닐하우스가 모두 침수되는 피해를 봤다.
특히 여름 작기로 재배해 한창 수확 중이던 2644㎡(800평) 규모의 4개동 비닐하우스는 19일 물에 잠겨 흙탕물과 함께 쓸려온 진흙 탓에 수확할 수도, 작물을 거둬낼 수도 없는 상태였다. 나머지 8개동은 봄 작기를 끝내고 가을 작기로 방울토마토를 심기 위해 땅을 골라놓은 상태에서 물이 찼다 빠져 진창이 됐다.
정씨는 “2022년 8월 집중호우로 물난리를 겪고 대형 양수기를 설치했으나 이번 극한호우에는 소용이 없었다”며 “이곳 비닐하우스는 대부분 논 위에 지은 것이어서 주변에 농수로가 있는데, 농수로 폭이 좁아 넘친 물이 비닐하우스로 쏠려 내려와 피해가 더 컸다”고 지적했다.
같은 마을에서 방울토마토를 재배하는 하만철씨(65)는 “토경재배 하우스를 10동 운영하고, 양액재배를 5619㎡(1700평) 규모로 하는데 양액재배 하우스 일부가 침수돼 고가의 난방기 2대와 양액기·모터는 물론 고설베드까지 모두 못 쓰게 됐다”며 “피해를 대비해 들어놓은 농작물재해보험에서 고설베드는 보험금 지급 대상이 아니라고 해 답답할 뿐”이라고 토로했다.
인근 마을에 거주하는 신성옥씨(67)도 극한호우로 재난에 처했다. 신씨 역시 현재 수확 작업을 하는 2644㎡(800평) 규모의 방울토마토 비닐하우스가 침수된 상황이다. 신씨는 “봄에 토마토뿔나방 피해가 극심해 친환경농사를 접고 관행 농사로 돌아서자마자 호우를 겪었다”면서 “하늘도 무심하다는 생각밖에 안 든다”며 말끝을 흐렸다.
평택 송탄농협 시설채소출하회장인 정씨는 “출하회 회원 150여명 가운데 이번 극한호우로 농사를 망친 회원이 50명에 이른다”며 “모두 망연자실하고 있는데 복구가 더 큰 문제”라고 말했다. 실제 침수됐던 방울토마토는 물이 빠진 뒤 열과나 부패 등으로 수확할 수 없는 상태여서 작물을 모두 거둬내고 새로 심어야 한다. 그러려면 진흙밭이 된 하우스 땅이 먼저 말라야 한다.
농가들은 “다음주 내내 비가 내린다는 일기예보에 발만 동동 구르고 있다”며 탄식했다.
평택시 관계자는 “이번 극한호우로 진위면에서만 논밭 200여㏊가 잠긴 것으로 파악된다”며 “물이 빠져 논에는 큰 피해가 없을 것으로 보이나 방울토마토 같은 시설작물은 수확할 수 없어 농가 피해가 클 것으로 판단돼 19일부터 조사에 들어갔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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