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N:박싱]이승윤 음악 인생에 손꼽을 희열을 준 곡, '폭포'
이승윤은 지난 3일 발매한 정규 3집 선발매 앨범 '역성'(YEOK SEONG) 소개 글에서 첫 번째 트랙이자 타이틀곡 중 한 곡인 '폭포'(Waterfall)를 이렇게 표현했다. 역성은 곧 '거스르는' 것이다. 밴드 멤버들과 '폭포'를 함께 만들자마자 '이건 타이틀이다!' 하고 느낌이 왔을 만큼 확신이 있었다. 정식 발매 전 무대에서 처음 공개하던 날 느꼈던 카타르시스는 그동안의 음악 인생에서 손꼽을 정도였다고, 이승윤은 말했다.
청자에게 조금 일찍 들려주고 싶은 곡을 모았더니 8곡이었고, 차곡차곡 모아 '선발매 앨범'을 냈다. CBS노컷뉴스는 '역성' 제작기를 들어보았다. 이번 인터뷰는 18일 서면으로 이루어졌고, 아티스트이자 이번 앨범의 프로듀서인 이승윤과 소속사 마름모가 답변했다.
"놀라울 정도로 밴드 음악입니다." 쇼케이스에서 언급한 것처럼, 이번 앨범은 형식적으로나 내용적으로나 충실한 '밴드' 음악이다. 앨범 소개 글엔 "이 앨범은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과 처음부터 함께 만들었습니다'라는 문구가 있다.
크레딧엔 프로듀서가 이승윤, 조희원으로, 공동 프로듀서가 이정원, 지용희로 나타나 있다. 이들은 모두 이승윤 밴드 멤버다. 조희원과 이정원은 기타, 지용희는 드럼으로 무대에 함께한다. 녹음·믹스·마스터 등의 뮤직 프로덕션 운영은 소속사 마름모의 주성민 대표가 프로듀서인 이승윤, 조희원과 소통하며 진행했다.
'우리는 어떤 음악인이 되고 싶을까?' '우리가 좀 이질적이라 융화되지 못하고 있나?' 하는 생각을 하면서도, '우리가 사랑하는 것들을 제대로' 하자는 데 뜻을 모았다. 이승윤은 "작년 4월 항상 음악과 무대에 도움을 받는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씨와 각자의 고민에 관한 이야기를 나누다 이번엔 '아예 0부터 같이 만들어 보자'라는 갑작스러운 도원결의가 맺어졌다"라고 설명했다.
이들이 처음 만든 결과물은 '폭죽타임'(POKZOOK TIME)이다. 한여름 페스티벌의 불꽃놀이가 연상되는 리듬과, 지속해서 나오는 코러스 라인이 중독적인 노래다. 후주의 광폭한 사운드가 묘미다. 이승윤은 "이 곡('폭죽타임')을 만들고 '아, 상당히 재밌는 작업이 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라고 돌아봤다.
'폭죽타임'은 많은 고민 끝에 더블 타이틀곡으로도 선정됐다. 이승윤은 "이미지적으로도 활용될 요소가 많고, 또 듣자마자 신날 수 있는 노래이기에 더블 타이틀로 선정되었다. 라디오에서 MR로 부를 수 있는 곡이라는 실용적인 이유도 있다"라고 설명했다.
선발매 앨범을 계획하던 중 더블 타이틀인 '폭죽타임'보다 먼저, "거의 만장일치"로 처음 정해진 곡은 '폭포'다. 6분 3초로, 3분이 채 되지 않는 노래가 범람하는 요즘 보기 드문 '긴' 노래다. 이승윤은 "'폭포'는 거의 만들자마자 저희끼리 '아, 이건 타이틀이다'라는 느낌을 받았다. 데모(임시 곡) 단계에서부터 권위가 있었달까. 제 로망에 가까운 곡이었다"라고 말했다.
'폭포'는 지난해 연말 공연에서 무대로 먼저 팬들에게 선뵌 곡이기도 하다. 이승윤은 "그때의 카타르시스는 음악 인생을 통틀어서 손에 꼽을 정도"라며 "저희가 무대에서 가장 몰입하게 되는 곡이며, 가장 구현하고 싶은 음악이었으며, 가장 짜릿한 곡이라 타이틀이 되었다"라고 소개했다.
두 타이틀곡은 각자의 매력을 지녔다. 이승윤은 "('폭포'는) 곡이 6분이 넘어가다 보니 기성 미디어의 전파는 포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앨범에 접근할 수 있는 곡이 하나 있으면 좋겠다 싶어 '폭죽타임'이 더블 타이틀로 선정됐다"라고 말했다. "'폭포'는 스스로의 몰입을 즐긴다면, '폭죽타임'은 시간이 쌓일수록 관객과의 상호작용이 더 중요해질 것 같은 노래"라고 부연했다.
선발매 앨범이 나오게 된 계기도 전했다. '폭포'와 '폭죽타임'을 빼고도 '14곡'이 남았기 때문이다. 이승윤은 "이왕 이렇게 된 김에 정규로 가는 길목에 있는 공연들에서 부를 노래들을 그냥 넣을까, 활동이라고 부를 만한 걸 선발매 앨범이라는 형식으로 해 볼까 하는 이야기가 나왔다"라고 밝혔다.
이어 "그렇게 페스티벌에서 부르면 좋겠다 싶었던 노래 '검을 현'(Strings as a Sword) '솔드아웃'(SOLD OUT) '리턴매치'(Return Match)가 모였고, 앨범의 형식을 취했기 때문에 완성도 있는 기승전결을 위해 '28k 러브!!'(28k LOVE!!) '내게로 불어와'(Blown to Me) '캐논'(Canon)도 포함되었다"라고 부연했다.
'역성' 앨범 제작 과정에서 가장 집중한 건 '녹음을 잘하자'는 것이었다. 이승윤은 "후반 작업에 기대지 말고 녹음 소스 자체를 잘 받아보자는 것이 저희의 주안점"이라며 "해외 밴드들은 어떻게 녹음을 하나 찾아보며 참고를 많이 했다"라고 밝혔다.
그중에서도 기타리스트 이정원이 가장 고생했단다. 이승윤은 "(이정원이) 기타 사운드뿐만 아니라 다른 악기들, 보컬 녹음까지도 잘하기 위한 공부를 정말 많이 했다. 거의 1년 반을 작업실에서 살다시피 하며 녹음하고 재녹음하고, 재재녹음을 했다. 청자에게 라이브 공연 에너지만큼의 에너지를 음원으로도 전달하고 싶었고 그건 녹음 자체를 잘하면 된다는 아주 심플한 결론에 이르렀던 것 같다"라고 말했다.
'역성' 앨범에서 놓치지 않고 가져가려고 했던 것이 무엇인지, 회사에도 물었다. 마름모의 주성민 대표는 "중심은 음악"이라며 "예정된 발매 일정 안에 앨범 작업을 마무리한다는 것은 싱어송라이터로서 매우 힘들고 외로운 과정이라 할 수 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다음 생은 없다는 각오로 이 앨범을 함께 만든 이승윤, 조희원, 지용희, 이정원. 그들이 사랑하는 음악들이 어떤 사유에서든 변색되지 않고 시간에 쫓겨 아쉬운 앨범으로 탄생하지 않게 회사도 고민과 노력을 함께 했다"라고 전했다.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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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김수정 기자 eyesonyou@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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