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체 숨기고 생일축하 문자에 속옷 선물한 30대…2심도 벌금형

이소헌 기자 2024. 7.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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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전화번호로 생일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속옷 세트를 선물로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조은아·곽정한·강희석)는 지난 17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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몰래 생일축하 문자에 속옷 선물 보낸 혐의
문자 메시지 속 나이 등 사적 정보도 담겨
1심 벌금 300만원…法 "공포감 주는 행위"
[서울=뉴시스] 모르는 전화번호로 생일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속옷 세트를 선물로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사진=뉴시스DB) 2024.07.17.

[서울=뉴시스]이소헌 기자 = 모르는 전화번호로 생일 축하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속옷 세트를 선물로 보내 스토킹한 혐의를 받는 30대 남성이 항소심에서도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20일 법원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법 형사항소2-3부(부장판사 조은아·곽정한·강희석)는 지난 17일 스토킹 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기소된 A(30)씨의 항소심에서 1심과 같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또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를 명했다.

항소심 재판부는 "피고인이 인적 사항을 밝히지 않은 채 새벽 시간에 피해자의 개인정보를 포함한 문자메시지를 보내고 약 5일 후에도 새벽 시간대에 문자메시지를 보낸 후 직장으로 여성 속옷 세트를 보낸 행위는 객관적·일반적으로 상대방에게 불안감 또는 공포심을 일으키기에 충분하다고 보인다"며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했다.

그러면서 "위와 같은 일련의 행위가 단기간 내에 지속되거나 반복됐으므로 스토킹 범죄를 구성한다고 봄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아울러 항소심 재판부는 원심 형이 너무 가볍다는 검사의 항소도 "원심판결 후 양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사정변경을 발견할 수 없다"며 기각했다.

앞서 서울의 한 스포츠시설 회원인 A씨는 지난해 2월25일 새벽4시26분께 시설 운영자 B씨의 생일을 몰래 축하하기 위해 휴대전화 번호를 개설해 '생일 축하한다'는 메시지를 보냈다.

또 다음 달 2일 새벽 2시58분께는 '예쁘게 입으세요'라는 문자메시지와 함께 여성 속옷 한 세트를 택배 서비스를 이용해 B씨의 주소로 보낸 것으로 조사됐다.

B씨는 새벽 시간에 자신의 나이와 생일 등 사적인 정보가 담긴 문자메시지를 받고 두려움을 느낀 것으로 알려졌다. B씨는 속옷 세트를 즉시 반품 처리하고 발신자로 표시된 전화번호로 경고의 메시지를 보냈지만 '없는 번호'로 표시됐다고 한다.

1심은 이 같은 A씨의 스토킹 행위가 미필적으로나마 스토킹 고의가 있었다고 판단해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40시간의 스토킹 치료프로그램 이수도 명했다.

당시 1심 재판부는 "A씨가 보낸 속옷은 일반적으로 겉으로 드러내지 않는 내밀한 사적인 영역에 속하는 것으로서 매우 친밀한 관계가 아니고서는 선물로 주고받지 않는다"며 "그런 관계가 아닌 상대방에게 속옷을 선물로 주는 행위는 상대에게 불쾌감 또는 공포감을 일으킬 수 있는 행위임이 분명하다"고 봤다.

그러면서 "A씨의 행위로 B씨가 느낀 불안감이 작지 않고, B씨는 이 사건 범행으로 심리치료를 받기도 했다"며 "A씨가 잘못을 반성하는 것으로 보이지도 않는다"고 지적했다. 다만 "스토킹 행위의 내용 및 횟수를 고려할 때 사안이 그리 중하다고 할 수는 없다"며 양형 이유를 전했다.

A씨와 검찰은 1심 판결에 불복해 항소를 제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oney@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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