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이즈 캔슬링 이어폰 착용해도 재채기 소리 들리는 이유

배하진 기자 2024. 7. 20. 0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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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이즈 캔슬링은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을 분석하고 반대 파동을 가진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해 주변 소음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착용하면 주변의 소음은 줄지만 정작 내가 들어야 할 소리마저 놓치는 경우가 생겨요.

연구팀은 AI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마이크로 수집한 주변 소음에서 특정 목소리의 음성 패턴을 추출하도록 AI를 가르쳤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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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티이미지뱅크 제공

노이즈 캔슬링은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기술입니다. 대중교통이나 시끄러운 번화가에서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착용하면 주변의 소음이 뚝 줄어들어 조용한 환경을 만들 수 있지요. 노이즈 캔슬링은 어떻게 주변의 소음을 차단하는 걸까요.

소리는 진동으로 인해 전달되는 파동입니다. 스피커 같은 물체에서 발생한 진동이 주변의 공기를 떨리게 하고 이 떨림이 공기를 타고 퍼져 나가 귀로 전달되어 소리가 들려요. 이때 공기가 크게 진동하면 큰 소리가 나고 공기가 자주 진동하면 높은 소리가 나요. 소리를 내는 악기에 따라서도 파동의 모양이 달라집니다.

파동은 1초 동안 같은 횟수로 진동하되 진동하는 방향이 반대인 파동을 만나면 사라져요. 이를 상쇄 간섭이라고 합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이어폰이나 헤드폰 바깥에 달린 작은 마이크로 주변 소음을 감지해요.

그런 다음 이어폰 또는 헤드폰 내부에 있는 장치를 통해 주변 소음과 진동수는 같지만 방향이 반대인 파동을 만들어 내요. 반대 파동을 만난 소음은 사라집니다. 한마디로 소리에 소리를 더해 소음을 없애는 것입니다.

노이즈 캔슬링은 소음을 분석하고 반대 파동을 가진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해 주변 소음에 실시간으로 대응하기는 어려워요. 비행기 안에서 들리는 엔진 소리나 지하철 소음처럼 규칙적이고 지속적인 소음을 잘 차단하지만 재채기 소리나 자동차 경적처럼 순간적으로 발생하는 소리는 차단하지 못합니다. 

그런 소리는 이어폰 또는 헤드폰 내부의 장치가 소음을 상쇄할 수 있는 소리를 만들기도 전에 없어지기 때문입니다. 또 노이즈 캔슬링은 고음보다 저음에 강해요. 고음은 저음보다 1초 동안 더 자주 진동해 곧바로 반대되는 파동을 만들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오른쪽 헤드폰의 마이크를 누르고 상대방의 목소리를 등록한다. 유튜브 채널 'UW(University of Washington' 영상 캡처 

● 듣고 싶은 소리만 들려준다! 노이즈 캔슬링의 진화

노이즈 캔슬링 이어폰을 착용하면 주변의 소음은 줄지만 정작 내가 들어야 할 소리마저 놓치는 경우가 생겨요. 이 문제를 해결해 주는 새로운 기술이 등장했습니다. 지난 5월 시암 골라코타 미국 워싱턴대 교수팀은 인공지능(AI)을 이용해 듣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만 골라 들을 수 있는 ‘표적 음성 청취’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발표했습니다.

연구팀은 AI가 노이즈 캔슬링 헤드폰의 마이크로 수집한 주변 소음에서 특정 목소리의 음성 패턴을 추출하도록 AI를 가르쳤어요. 우선 사용자는 자신이 듣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를 등록해야 합니다. 헤드폰을 착용한 채 3~5초 동안 버튼을 누르면서 말하는 상대방을 바라보면 되지요. 그럼 헤드폰이 상대방의 목소리를 수집해 헤드폰과 연결된 컴퓨터로 음성 샘플을 보냅니다. 

AI는 목소리의 특성을 학습해 여러 종류의 소리 가운데 상대방의 목소리를 분리해요. 사용자는 헤드폰을 통해 AI가 분리한 목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누군가의 목소리가 한번 등록되면 장소가 바뀌거나 주변에 다른 사람들이 동시에 말을 해도 그 사람의 목소리를 먼저 들려줍니다. 상대방의 목소리를 많이 들을수록 학습 데이터가 쌓여 AI가 그 사람의 목소리를 분리해 내는 능력도 좋아지지요.

연구팀은 21명의 참가자를 대상으로 시스템을 실험한 결과 등록된 사람의 목소리가 등록되지 않은 사람의 목소리보다 2배 더 선명하게 들렸다고 설명했습니다.

현재 이 시스템은 주변에서 가장 크게 들리는 한 가지 목소리만 등록할 수 있어요. 연구팀은 등록하고자하는 목소리가 크게 들리지 않아도 AI가 제대로 분리해 낼 수 있도록 시스템을 개선할 계획입니다. 시암골라코타 교수는 "앞으로 보청기에도 해당 시스템을적용해 보청기 착용자들이 듣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만 크게 들을 수 있게 하겠다"고 말했습니다. 

※관련기사
어린이과학동아 7월 15일, [통합과학교과서] <개구리왕자>왕자님의 울음소리가 들리는 곳은?
 

[배하진 기자 haeil@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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