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 '2012'…기후변화로 멸망과정 담아[황덕현의 기후 한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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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이에 대한 복구나 대비는 우리 사회에 남은 '기후 청구서'다.
기후 문제는 책상 앞이나 번지르르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삶 안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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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하·인구소멸 지역 수재해…기후재난 취약계층 먼저 덮쳐
[편집자주] 기후변화는 인류의 위기다. 이제 모두의 '조별 과제'가 된 이 문제는, 때로 막막하고 자주 어렵다. 우리는 각자 무얼 할 수 있을까. 문화 속 기후·환경 이야기를 통해 기후변화에 대한 관심을 끌고, 나아갈 바를 함께 고민해 보고자 한다.
(서울=뉴스1) 황덕현 기후환경전문기자 = 지하철역까지 가는 출근 길, 발등까지 물이 차올랐다. 폭우에 강풍이 더해지며 '춤추는 빗줄기'는 배낭을 덮쳤다. 노트북까지 흠뻑 젖고 말았다. 장마가 소강상태를 보이자 체감 온도 33~35도를 웃돌며 폭염을 걱정하고 있다.
자연 재난은 단순 재난에만 그치지 않는다. 인류가 이뤄놓은 문명까지 위협한다. 중국 장시성과 광둥성에선 800㎜ 넘는 폭우가 퍼부으며 통신을 두절시켰다. 영국과 일본, 케냐에서는 각각 1월과 4월, 5월에 폭우로 데이터 센터의 전력과 냉각 시스템이 문제를 일으키기도 했다.
한국에서도 기록적 폭우로 서울 등 수도권과 충청권에 정전 사태가 빗발쳤다. '국민 메신저' 격인 카카오톡이 접속 장애를 겪으며 폭우 때문이 아니냐는 우려를 낳기도 했다.
롤랜드 에머리히 감독의 영화 '2012' 처럼 재난 영화 속 장면들이 현실이 된 것이다.
'2012'는 태양의 폭풍이 지구 중심부의 온도를 올린다는 가정에 따라 지구 기후가 급변해 인류가 멸망하는 과정을 극적으로 담은 영화다. 이산화탄소 등 온실가스를 지구온난화 주범으로 꼽는 현실과는 차이가 있으나 기후 변동을 속도감 있게 보여준 것과 이에 따른 인류의 고통은 현실과 비슷하다.
전 지구의 기온이 상승하자 맨틀 운동이 활발해지며 규모 10.9 강한 지진이 발생했고, 화산 폭발을 불렀다. 기름 탱크는 자연열로 불이 붙어버렸다. 이어진 많은 비로 홍수가 일어났다. 수천미터의 지진해일(쓰나미)이 에베레스트산에 있는 티베트 승려를 덮치는 장면은 이 영화를 상징하는 장면이기도 하다.
이러한 날씨는 결국 '생존 비용'과 직결된다. '2012'는 VIP만 탈 수 있는 '방주'(아크)를 만들어 입장권을 10억 유로(약 1조 5000억 원)에 판매하는 장면을 보여준다. 현실에 아직 '방주'는 없으나 반지하나 고령인구만 남은 농어촌 인구소멸 지역 등 '기후 취약계층'이 먼저 피해를 보고 있다. 이에 대한 복구나 대비는 우리 사회에 남은 '기후 청구서'다.
극한호우에 '물벼락' '물 폭탄' '폭포비'라는 표현이 언론 지상을 오르내렸다. 극단적인 많은 비가 내리는 현실 앞에 기후 대응에 앞으로 얼마큼 더 관심을 가져야 할지 신경이 곤두선다. 기후 문제는 책상 앞이나 번지르르한 구호가 아니라 우리 삶 안에 있다.
ac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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