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람보다 개가 좋아"…정신과 찾은 전현무, 불신+특권의식 진단 [나혼산](종합)
[마이데일리 = 강다윤 기자] 아나운서 출신 방송인 전현무가 정신건강의학과를 찾아 상담을 받고 고민을 토로했다.
19일 방송된 MBC '나 혼자 산다'에서는 전현무가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을 받는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전현무의 정신구조검사와 문장완성검사를 분석한 의사는 "내가 본 분 중에서 제일 독특하게 나왔다. 양극단이 다 나온다. 이게 보통 한 방향으로 간다. 되게 두 개가 뜬다. 인정을 위해서 나를 희생하는 게 있다. 그리고 불신이 있다"라고 설명했다.
이를 들은 전현무는 "내가 능력이 있어야 쓰지 않나. 사람을 아예 안 믿는다. 내 능력을 믿는 거다. 사람을 안 믿으니까 내가 열심히 안 하면 날 안 쓴다는 생각을 하는 거다. 인정(人情)으로 날 쓰지 않는다. (인정받으려) 건강을 갈아 넣었다"라고 털어놨다.
이어 "여유 있게 쉬어본 적이 없다. 한 번도 없다. 아나운서 때부터 일을 많이 했다. 나는 매일 일하는 게 몸에 배어있는 직장인이었다. 언젠가 촬영이 취소돼서 3~4일을 쉰 적이 있다. 너무 불안했다. '이래도 되나?' 싶고 원인을 알 수 없는 불안이 있었다. 가만히 있지 못한다. 불안하다"라고 고백했다.
그러자 의사는 "실례지만 프리 선언 한 다음부터 어떤 마음으로 사셨냐"라고 물었다. 전현무는 "성공해야겠다 싶었다. '무릎팍도사' 처음 나왔을 때가 2012년이었다. 나오고 몇 달 안 돼서 섭외가 들어왔다. 그것도 정우성 다음 회차"라며 "그때의 집중과 성공해야겠다는 마음이 지금도 기억난다. 이건 내 일생일대의 기회라는 마음으로 초집중했다. 호동이 형도 연구하고 내가 재밌었던 에피소드 다 정리하고 외웠다"라고 회상했다.
전현무는 "다음날 반응 보고 실시간 검색어에 뜨는지 보고 댓글을 읽었다. 그 집중. 내 인생에서 제일 집중했던 때다. '이게 나의 인생을 결정한다'라고 생각했다. 그때부터 달린 거다. 이게 어떻게 온 기회인데. 실망시키면 안 됐다"며 "미친 듯이 잠도 줄여가면서 스테로이드 맞아서 얼굴이 이렇게 될 때까지, 목이 쉬어서 나오지도 않는데 라디오 들어오면 라디오도 했다. 사람 몸이 작살이 났다. 실제로 건강 검진 결과도 되게 안 좋게 나왔다"라고 전했다.
'무릎팍도사' 출연 당시 전현무는 "나의 최종 꿈은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예능 MC 반열에 오르는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스튜디오에서 이를 지켜보던 코드쿤스트는 "어찌 됐든 지금 꿈을 이루지 않았나. 그 꿈을 이뤘다는 것에 대한 만족감은 있냐"라고 궁금증을 드러냈다.
이에 전현무는 "만족감은 있다"면서도 "떨어지는 건 관계없다. 언젠가 정점에서 내려가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내가 나태해서 준비를 안 해서 생기는 급전직하가 싫은 것"이라고 고개를 저었다. 기안 84 또한 "나랑 똑같다고 생각했다. 웹툰 할 때부터 '순위 떨어지면 아무도 날 안 찾겠지' 싶었다"라고 공감을 표했다.
의사에게 전현무는 "사람을 안 믿는데 (나의) 능력은 배신하지 않는다. 그리고 내가 강아지를 좋아하지 않나. (사람보다) 개가 더 좋다. 개는 배신하지 않는다. 개는 내가 아무리 쓰레기여도 내 손을 핥는다. 그래서 나는 강아지가 주는 걸 두 배로 주고 싶다"라고 솔직하게 말했다.
그러자 의사는 "(검사결과에) 불신이 있었다. 그 불신의 반대급부가 연결돼서 나오는데 그게 특권의식이다. 특권의식이 있는 사람은 벽을 쌓는다. 남들이 들어오지 못하게. 내가 사람들을 못 믿기 때문에 나만의 영역을 성처럼 구축시키는 것"이라고 짚었다. 전현무는 "맞다. 감정적 교류는 강아지들하고만 한다. 혼자 성 안에서 이러고 있다"며 "어떡하냐. 눈물 난다"라고 울컥했다.
의사는 "내가 외부 환경에 끊임없이 부딪혀 보는 수밖에 없다. 그 안에서 불편할 수도 있는 상황을 만드는 사람들과 어울려보는 것"이라며 "친숙한 사람도 포함이다. 이미 하신 거긴 한데 나래 씨랑 같이 술 한 잔 하지 않았나"라고 권했다.
이에 전현무는 "나래 하고 갔던 촌캉스가 지금도 생각나는 이유가 절대 안 할 행동이기 때문이다. 나는 벌레 싫어하고 시멘트 바닥 감촉 싫어하고 호텔 침구를 좋아한다. 그 당시의 편안함은 호텔이 앞섰겠지만 기억은 촌이다. 그 시간이 되게 기억이 난다. 그래서 (의사의 말에) 공감 가는 게 컸다"며 고개를 끄덕였다.
이와 함께 전현무는 "너무 자아가 많다. 이게 너무 헷갈린다. 확 전환이 되니까. 이러다 치매에 걸릴까 걱정된다. 일할 때 누굴 만나면 일단 '어어어어!' 이런다. '누구지, 누구지?'이러다 '잘 지냈어?' 한다"면서도 "일을 줄이는 게 답은 아닌 것 같다. 너무 기억을 못 한다"라고 토로했다.
의사는 "하나 설루션을 제시해 드린다면 명상이다. 중간중간 틈이 날 때 할 수 있는 명상법이 있다"며 제안하더니 "일은 줄이시면 안 된다. 여기서 일이 줄어들면 자기 처벌이 더 심해질 수 있다. 내 주변에는 나의 일의 성과 때문에 함께하는 사람이 함께 있을 거다. 그런데 나는 기본적으로 사람들을 믿지 못한다. 거기서 나의 능력이 떨어지면 사람들이 나를 무시할 거라는 감정이 올라온다. 일은 하시되 내가 가진 불신을 낮추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라고 말해 눈길을 끌었다.
그러면서 의사는 "'트민남'을 하는 것도 에너지를 쓰는 거다. 그걸 피곤해도 계속하셔야 할 것 같다. 트민남이라는 트렌드에 민감하다는 개념은 내가 끊임없이 호기심을 가지고 있는 거다. 결국에는 내 삶의 영역을 확장시키는 거다. 끊임없이 그러셔야 할 것 같다"라고 장려했다.
이어진 제작진과의 인터뷰에서 전현무는 "선생님이 처음이었다. 주변에서는 다 말린다. 그런 거 아니고 '일 더하세요. 하던 대로. 대신 이렇게 해보세요'하고 라이트 하게 말씀해 주셔서 의미 있는 시간이었던 것 같다. 일이 줄든 늘든 그 와중에 내가 남는 시간을 어떤 식으로 보내냐의 문제"라고 상담에 대한 만족감을 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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