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자, 그리고 생존자…곽튜브 신인상의 의미 [Oh!쎈 초점]
[OSEN=유수연 기자] '곽튜브' 곽준빈이 '청룡시리즈어워즈' 예능 부문 남자신인상의 영예를 안았다. 영광의 순간, 학교 폭력으로 자신을 괴롭게 했던 이들이 아닌, 고마웠던 이들을 떠올리며 진정한 승리를 거뒀다.
19일 인천시 중구 운서동에 위치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제 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약칭 BSA)가 치러졌다. 이 자리는 방송인 전현무와 걸그룹 소녀시대 멤버 겸 배우 임윤아의 진행 아래 KBS 2TV를 통해 생중계됐다.
이날 예능 남자 신인상 후보에는 ‘데블스 플랜’ 곽준빈(곽튜브), ‘’SNL 코리아’의 안도규, ’19/20’의 정세운, ‘좀비버스’의 조나단, ‘마녀사냥’의 주우재가 오른 가운데, 곽준빈이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무대에 오른 곽준빈은 “이거 말이 안 나오네요. 어지럽다, 잠깐만”이라며 잠시 눈물을 쏟았다. 이어 곽준빈은 “제가 받는 걸 알려줄 줄 알았는데, 진짜 안 알려주셨다. 사실 방구석에서 시상식을 많이 봤는데, 그때 상 받는 상상을 옛날에 했었다. 받으면 뭘 할지 생각하다가, 나를 괴롭힌 사람들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애들 이름은 안 떠오르고, 여기 올 수 있게 해주신 감사한 분들 밖에 생각이 안난다”라며 재차 눈물을 삼켰다.
또한 그는 “부모님 감사드리고, '데블스 플랜'을 이끌어주신 종연이 형, 제작진분들 감사드린다. 감사한 분들이 너무 많은데, 다 이야기하면 끝도 없으니까, 도와주신 형님 동생들 전부 감사하고, 파김치갱 감사하고, 다 감사한 분밖에 없다"라며 "제가 예능 신인인데, 유튜브 한지는 4년 정도 됐다. 지금을 초심으로 생각하고 재미있는 영상 많이 올리도록 하겠다. 마지막으로 좋은 친구이자 스승인 빠니보틀 님에게 영광 돌리겠다. 감사하다"라고 덧붙였다.
곽튜브의 수상 소감이 누리꾼들을 울린 이유는 그가 앞서 여러 예능을 통해 과거 학교폭력 피해자임을 밝혀온 바 있기 때문이다.
여행 유튜버이자 이제는 어엿한 방송인으로 떠오른 곽튜브는 과거 주아제르바이잔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실무관으로 근무할 만큼 '엘리트'이기도 했다. 성공한 공무원이자 유튜버이자 방송인인 곽튜브에게는 화려한 과거만이 있을 것 같지만, 그의 입에서 들을 수 있는 학교 폭력의 피해 수준은 다소 심각했다.
과거 자신의 개인 채널을 통해 털어놓은 바에 따르면, 곽튜뷰는 초등학교 6학년 때부터 오랜 학교폭력의 피해자였다. 당시 외모와 어려운 집안 사정으로 인해 괴롭힘을 받게 되었고, 괴롭힘은 중학교에서도 이어졌다. 일명 '빵셔틀'은 물론, 컴퍼스로 등 찌르기, 지우개 가루 던지기 등, 이유 없는 괴롭힘은 계속됐다. 중학교때의 환경에서 벗어나기 위해 그는 일부러 중학교와 멀리 떨어진 고등학교로 진학하기도 했다.
그렇게 새로 맞이한 고등학교 1학년, 친구들과 새롭게 교우 관계를 쌓은 그는 반에서 1등을 하는 등 즐거운 학교생활을 하는 듯했다. 하지만 우연히 마주친 중학교 시절 학교폭력 가해자로 인해 중학교 시절이 드러났고, 다시 고등학교에서도 그를 향한 학교폭력은 시작됐다. 2학기에 들어서는 결국 그는 고등학교 1학년 때 자퇴를 결정했다. 이와 관련해 곽튜브는 '유퀴즈'에 출연해 '해외로 떠나고 싶었던 이유가 무엇인가'라는 질문에 "사람들이 너무 힘드니까 사람들이 없는 데서, 한국인이 없는 데서 지내고 싶었다”고 고백하며 눈물을 흘리기도 했다.
자퇴 후에도 수많은 방황이 있었으나, 곽튜브는 부산외대 러시아인도통상학과를 졸업해 러시아 블라디보스토크 KOTRA에서 인턴을 했으며, 주아제르바이잔공화국 대한민국 대사관 실무관 업무를 맡아 수행하다 유튜버로 전향했다. 이후 ‘지구마불 세계여행’, ‘라면꼰대’, ‘곽준빈의 세계 기사식당’, ‘부산촌놈 in 시드니’, ‘데블스 플랜’, ‘전현무 계획’ 등, 수많은 예능에 출연하며 예능인으로서도 거듭났다.
그가 "나를 괴롭힌 사람들 이야기를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는데, 그런 애들 이름은 안 떠오르고, 여기 올 수 있게 해주신 감사한 분들 밖에 생각이 안 난다"라고 말했듯, 곽튜브의 멍든 과거는 조금씩 치유되고 있다. 학교 폭력의 피해자이자, 힘든 시간을 견뎌낸 생존자 곽튜브. 어쩌면 그가 받은 '신인상'의 의미는 또 다른 학교 폭력 피해자들에게도 큰 용기가 될 터다. 가해자를 향한 최고의 복수인 '성공'을 이뤄낸 곽튜브를 향한 응원과 축하가 쏟아지는 이유다.
/yusuou@osen.co.kr
[사진] OSEN DB / tvN '유 퀴즈 온 더 블럭' /KBS2 '제3회 청룡시리즈어워즈'
Copyright © OSEN.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