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더 벌린 '尹 탄핵 청원' 청문회…채상병 특검 '명분쌓기'
'도이치 공범' 이종호 등 임성근 훈련장 방문
장경태 "임성근 이름 초청장 배포돼"
임성근 "이종호 모른다…나중에 알게 됐다"
임성근 사촌인 현직 광주고검 검사 추가로 등장, 채상병 사건 이첩 등 시기에 수차례 연락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렸다. 결정적인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평가지만 임성근 전 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관련성, 임 전 사단장과 사촌인 현직 검사와의 관계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 무성해졌다.
야당은 장외에서 채상병 순직 1주기 '촛불문화제'까지 열며 채상병 특검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
임성근 훈련에 '도이치 공범' 이종호 방문 사진 공개…"정말 모르나"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계환 사령관과 이 전 대표,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의 송호중씨가 함께 찍은 제보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전 대표와 김 사령관, 송씨 모두 (임 전 사단장) 본인이 지휘했던 훈련을 본 적이 있다"라며 "(이 모임에서) 골프 모임 단톡방이 생긴 것 아닌가. 왜 위증하나"라고 따졌다. 뒤이어 공개한 사진에는 송씨와 임 전 사단장이 함께 찍은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저는 이 전 대표를 모른다. 송씨는 훈련이 있고 나서 한두 달 정도 뒤 '나도 거기 갔다 왔다'고 해서 훈련을 본 것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자신은 훈련 내내 배 안에 탑승 중이어서 방문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이다.
그러자 장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초청장을 보냈다며 연관성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 전 대표 등이 지난해 3월 쌍룡훈련(한미연합 상륙작전훈련) 때 받은 것으로 보이는 초청장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초청장에는 임 사단장 명의가 표기됐다.
장 의원은 "본인 명의로 초대장이 나간 것에 대해 보고받았을 것 아니냐"고 임 전 사단장에게 따져 물었고, 임 전 사단장은 "제가 알기로는 해병대 사령부에서 초대장이 나갔고, 포항 지역에 있는 인원들에게만 나갔다"고 답했다.
하지만 장 의원은 "초대 인사들은 상당히 고위직에 국한돼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는 것이냐, 정관계 주요 인사 20여명에게만 발송됐고 다 명단을 짜서 사단장이 보고를 받았을 텐데 왜 거짓말을 하나"고 캐물었다.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임 전 사단장은 "국회 해병대 전우회 사무총장이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해서 인사참모가 초청장을 전달했고, 그걸 받은 사무총장이 170여명이 있는 국회 해병대 전우회 단톡방에 올렸다"고 추가로 해명했다.
여기에 장 의원이 "마치 무작위로 초청장을 발송한 것처럼 말하는데, 초청장을 받아서 초청된 인물은 민간인 8명 뿐이고 방금 말한 전우회는 사무총장이 포함 5명이 있는 단톡방이다"라며 임 전 사단장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임성근 사촌 현직 검사 등장…채상병 사건 이첩 때 수차례 통화
이날 청문회에서는 임 전 사단장과 그의 친척인 현직 검사와의 새로운 관계도 드러났다.
임 전 사단장은 청문회 도중 '박균택 의원께서 휴대폰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누군가와 주고받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는 임 전 사단장이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휴대전화 공개 협조 요청에 승낙한 뒤 법률 자문을 얻는 과정에서 나눈 문자로 보인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왜 공수처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조사를 거부하냐'고 묻는 박 의원 질문에 "(협조 의사가) 있다. 그런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1월 압수수색 뒤 새 휴대전화를 마련했을 텐데 그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과 전화번호 저장 기록을 확인해도 되냐'고 묻자, 임 전 사단장은 "동의할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임 전 사단장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야당은 문자를 나눈 대상이 누군지 추궁했다. 질문이 거듭되자 임 전 사단장은 "친척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 확인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법률 자문을 받은 현직 검사는 광주고검 소속의 A검사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사촌 형제 사이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A검사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A검사는 "임 전 사단장은 위 협조와 관련해 정보공개 범위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며 "점심 식사 중인 12시 5~7분에 '연락처 목록 정도만. 카톡, 문자는 안 되구요.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세요. 새 휴대폰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 하시면 됩니다. 선서거부 관련하여 외압부분을 사건이 없어 선서하겠다고 하십시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전화통화로 문자메시지 내용의 근거 설명과 함께, 일부 사안에 국한해 선서하기보다 전체에 대해 선서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도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의 아버지가 A검사의 어머니의 오빠이기 때문에 임 소장이 A검사의 외사촌 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장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A검사는 모 지검에 있지 않았느냐"며 "작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수사 외압 건으로 위태로울 당시 (법률) 자문을 받은 적이 있나"라고 따졌다. 임 소장은 "네"라고 답했고 장 의원은 "현직 검사가 사건에 개입했다. 증인으로 소환해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받았을 때, 채 상병 사건이 경찰에 이첩될 시기에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의 조사를 받던 지난해 7월28일~8월9일까지 14차례 A검사에게 전화를 걸고 1차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사건 이첩 전날인 지난해 8월1일에도 임 전 사단장은 A검사에게 6차례 전화, 1차례 문자를 보냈다.
野, 채상병 1주기 촛불 문화제 열며 특검 여론 '끌어올리기'
이에 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순직 해병 1주기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고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초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시민사회의 참여로 행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의 시민들은 행사에 참여해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촉구했다.
행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에서 병사들이 사흘에 한 번꼴로 죽고 있다. 지휘관들은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대통령도 군 통수권자로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라며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철 예비역 연대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었기에 말을 아꼈지만 순직 1주기를 맞는 오늘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며 "진정으로 채 상병을 위한다면 국민의힘은 제3자 특검법을 즉시 발의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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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seokho7@c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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