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혹 더 벌린 '尹 탄핵 청원' 청문회…채상병 특검 '명분쌓기'

CBS노컷뉴스 정석호 기자 2024. 7. 20. 07: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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핵심요약
국회서 尹 탄핵 발의 요청 청원 청문회
'도이치 공범' 이종호 등 임성근 훈련장 방문
장경태 "임성근 이름 초청장 배포돼"
임성근 "이종호 모른다…나중에 알게 됐다"
임성근 사촌인 현직 광주고검 검사 추가로 등장, 채상병 사건 이첩 등 시기에 수차례 연락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여야 간 고성이 오가는 모습. 윤창원 기자

더불어민주당 등 야당 주도로 국회에서 채상병 사망 사건 수사 외압 의혹과 관련한 청문회가 열렸다. 결정적인 새로운 사실이 밝혀지지는 않았다는 평가지만 임성근 전 사단장과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의 관련성, 임 전 사단장과 사촌인 현직 검사와의 관계가 추가로 드러나면서 의혹이 더 무성해졌다.

야당은 장외에서 채상병 순직 1주기 '촛불문화제'까지 열며 채상병 특검을 위한 명분을 쌓고 있다.

임성근 훈련에 '도이치 공범' 이종호 방문 사진 공개…"정말 모르나"

민주당은 19일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청원 청문회에서 이 전 대표 등의 해병대 1사단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임 전 사단장과의 관계를 추궁했다. 이 전 대표는 김건희 여사 계좌를 관리한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공범으로 지목된 인물이다.
더불어민주당 장경태 의원이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구명 로비 의혹'의 핵심 인물로 지목된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먼트 대표가 해병대 1사단을 방문해 찍은 기념사진을 들어 보이며 지인관계 여부를 묻는 모습. 연합뉴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김계환 사령관과 이 전 대표, 전직 청와대 경호처 출신의 송호중씨가 함께 찍은 제보 사진을 공개하며 "이 전 대표와 김 사령관, 송씨 모두 (임 전 사단장) 본인이 지휘했던 훈련을 본 적이 있다"라며 "(이 모임에서) 골프 모임 단톡방이 생긴 것 아닌가. 왜 위증하나"라고 따졌다. 뒤이어 공개한 사진에는 송씨와 임 전 사단장이 함께 찍은 모습이 담겼다.

이에 대해 임 전 사단장은 "저는 이 전 대표를 모른다. 송씨는 훈련이 있고 나서 한두 달 정도 뒤 '나도 거기 갔다 왔다'고 해서 훈련을 본 것을 알게 됐다"고 답했다. 자신은 훈련 내내 배 안에 탑승 중이어서 방문 사실을 몰랐다는 해명이다.


그러자 장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이들에게 자신의 이름이 들어간 초청장을 보냈다며 연관성을 주장했다. 장 의원은 이 전 대표 등이 지난해 3월 쌍룡훈련(한미연합 상륙작전훈련) 때 받은 것으로 보이는 초청장을 추가로 공개했다. 해당 초청장에는 임 사단장 명의가 표기됐다.

장 의원은 "본인 명의로 초대장이 나간 것에 대해 보고받았을 것 아니냐"고 임 전 사단장에게 따져 물었고, 임 전 사단장은  "제가 알기로는 해병대 사령부에서 초대장이 나갔고, 포항 지역에 있는 인원들에게만 나갔다"고 답했다.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이 지난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발의 요청' 국민동의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의원 질의에 답변을 하는 모습. 윤창원 기자


하지만 장 의원은 "초대 인사들은 상당히 고위직에 국한돼 있었는데 전혀 몰랐다는 것이냐, 정관계 주요 인사 20여명에게만 발송됐고 다 명단을 짜서 사단장이 보고를 받았을 텐데 왜 거짓말을 하나"고 캐물었다.

의혹 제기가 계속되자 임 전 사단장은 "국회 해병대 전우회 사무총장이 초청장을 보내달라고 해서 인사참모가 초청장을 전달했고, 그걸 받은 사무총장이 170여명이 있는 국회 해병대 전우회 단톡방에 올렸다"고 추가로 해명했다.

여기에 장 의원이 "마치 무작위로 초청장을 발송한 것처럼 말하는데, 초청장을 받아서 초청된 인물은 민간인 8명 뿐이고 방금 말한 전우회는 사무총장이 포함 5명이 있는 단톡방이다"라며 임 전 사단장의 해명을 재반박했다.

임성근 사촌 현직 검사 등장…채상병 사건 이첩 때 수차례 통화


이날 청문회에서는 임 전 사단장과 그의 친척인 현직 검사와의 새로운 관계도 드러났다.

임 전 사단장은 청문회 도중 '박균택 의원께서 휴대폰 확인하자는 것은 법적으로 어디까지 공개…'라는 내용의 문자메시지를 누군가와 주고받는 모습이 취재진에 포착됐다. 이는 임 전 사단장이 더불어민주당 박균택 의원의 휴대전화 공개 협조 요청에 승낙한 뒤 법률 자문을 얻는 과정에서 나눈 문자로 보인다.

앞서 임 전 사단장은 '왜 공수처에 휴대전화 비밀번호를 알려주지 않고 조사를 거부하냐'고 묻는 박 의원 질문에 "(협조 의사가) 있다. 그런데 (비밀번호를) 기억하지 못하고 있다"고 답했다. 이어 박 의원이 '1월 압수수색 뒤 새 휴대전화를 마련했을 텐데 그 휴대전화의 통화 기록과 전화번호 저장 기록을 확인해도 되냐'고 묻자, 임 전 사단장은 "동의할 수 있다"고 답한 바 있다.

A검사가 19일 오후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에게 보낸 문자메시지. 정청래 의원실 제공


임 전 사단장 문자메시지가 공개되자 야당은 문자를 나눈 대상이 누군지 추궁했다. 질문이 거듭되자 임 전 사단장은 "친척으로부터 법률 자문을 받았다"고 대답했다.

야당 의원 확인 결과 임 전 사단장이 법률 자문을 받은 현직 검사는 광주고검 소속의 A검사로 확인됐다. 두 사람은 사촌 형제 사이다.

민주당 정청래 의원이 A검사로부터 받은 답변서를 보면, A검사는 "임 전 사단장은 위 협조와 관련해 정보공개 범위에 대해 조언을 구했다"며 "점심 식사 중인 12시 5~7분에 '연락처 목록 정도만. 카톡, 문자는 안 되구요. 연락처 명단만 알려주세요. 새 휴대폰 개통 이후 대화는 관련성이 없어 공개 불가라 하시면 됩니다. 선서거부 관련하여 외압부분을 사건이 없어 선서하겠다고 하십시오'라고 답했다"고 밝혔다.

이어 "위 문자메시지를 보낸 뒤 전화통화로 문자메시지 내용의 근거 설명과 함께, 일부 사안에 국한해 선서하기보다 전체에 대해 선서하는 것이 좋겠다고 조언했다"고도 말했다. 임 전 사단장의 아버지가 A검사의 어머니의 오빠이기 때문에 임 소장이 A검사의 외사촌 형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장 의원은 "임 전 사단장이 업무상 횡령 혐의로 수사를 받은 적이 있는데, 당시 A검사는 모 지검에 있지 않았느냐"며 "작년 7월 말에서 8월 초 사이 수사 외압 건으로 위태로울 당시 (법률) 자문을 받은 적이 있나"라고 따졌다. 임 소장은 "네"라고 답했고 장 의원은 "현직 검사가 사건에 개입했다. 증인으로 소환해서 확인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문제는 임 전 사단장이 해병대 수사단 조사를 받았을 때, 채 상병 사건이 경찰에 이첩될 시기에도 수차례 통화한 것으로 드러나 의혹을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언론 보도에 따르면, 임 전 사단장은 수사단의 조사를 받던 지난해 7월28일~8월9일까지 14차례 A검사에게 전화를 걸고 1차례 문자를 보낸 것으로 전해졌다. 채 상병 사건 이첩 전날인 지난해 8월1일에도 임 전 사단장은 A검사에게 6차례 전화, 1차례 문자를 보냈다.

野, 채상병 1주기 촛불 문화제 열며 특검 여론 '끌어올리기'

야당은 추가로 제기된 의혹을 근거로 채 상병 특검 추진 명분을 쌓는 모양새다. 야당은 이르면 이달 25일 채 상병 특검 재표결을 추진할 계획이다. 재표결시 국회 재적의원 2/3의 참여가 필요해 여당의 협조가 필수적이다. 다만 여당에서 8명의 이탈표가 나올지는 미지수여서, 재표결 전 여론을 최대한 끌어올리겠다는 입장이다.
해병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지난 19일 서울 중구 청계광장에 마련된 '채 상병 1주기 추모 시민분향소'에서 한 시민이 고(故) 채수근 상병의 명복을 빌며 추모하고 있다. 류영주 기자


이에 야당은 채 상병 순직 1주기인 이날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순직 해병 1주기 추모 촛불 문화제'를 열고 특검 필요성을 강조했다. 당초 민주당 주도로 국회에서 촛불 문화제를 열 계획이었으나, 시민사회의 참여로 행사를 키운 것으로 알려졌다. 수백 명의 시민들은 행사에 참여해 채 상병 특검법 추진을 촉구했다.

행사에서 임태훈 군인권센터 소장은 "군에서 병사들이 사흘에 한 번꼴로 죽고 있다. 지휘관들은 이를 지켜내지 못하고 대통령도 군 통수권자로서 책무를 방기하고 있다"라며 "책임을 준엄하게 물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원철 예비역 연대회장은 이 자리에서 "정치권이 해야 할 일이었기에 말을 아꼈지만 순직 1주기를 맞는 오늘까지 해결된 것이 없다"며 "진정으로 채 상병을 위한다면 국민의힘은 제3자 특검법을 즉시 발의해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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