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곡 CP4 '원그로브' 준공 눈앞…공실 채우는 데 2년 걸릴 듯

김성수 2024. 7. 20. 06: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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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변 대형 오피스 연이어 준공…'공급 폭탄'
마곡 CP2블록, 이달 말 준공…CP1, 9월 준공
대규모 오피스 공급 후 안정화에 '수년' 걸려
여의도 IFC, 2016년 공실률 35%→2022년 0%
기업들, 임대료 부담에 이사중…마곡 채울 수도

[이데일리 마켓in 김성수 기자] 다음 달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구역에 완공될 대형 복합시설 ‘원그로브’가 공실을 다 채우는 데 2년 정도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원그로브가 위치한 CP4블록 주변에 대형 오피스가 연이어 준공되는 등 공급 시기가 한꺼번에 겹쳐서다.

다만 기업들이 서울 도심(CBD)이나 강남 핵심 지역(GBD)의 높은 임대료 부담을 줄이기 위해 마곡으로 이전해올 경우 임차인이 빠르게 채워질 가능성도 있다.

주변 대형 오피스 연이어 준공…‘공급 폭탄’

19일 부동산업계에 따르면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4)에 다음 달 ‘원그로브’가 준공된다. 기존 명칭은 ‘원웨스트 서울’이었는데 이름이 바뀌었다.

(자료=업계)
‘원그로브’ 건물은 강서구 마곡동 769-1번지 일원에 지하 7층~지상 11층, 4개동, 연면적 46만3098.48㎡(약 14만87.29평) 규모로 지어진다. 업무시설, 판매시설 및 근린생활시설로 구성된 복합시설이다.

지상 3층~지상 11층까지는 업무시설, 지하 2층~지상 2층까지는 ‘원그로브 몰’이 조성될 예정이다. 지하 2층에는 약 1만3223㎡ 규모의 이마트 트레이더스가 입점 확정돼 있다.

앞서 국민연금은 지난 2021년 이 건물을 준공 조건부로 2조3000억원에 선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이지스자산운용이 조성한 펀드에 국민연금이 코어 투자자로 참여하는 구조다. 국민연금 외 다른 투자자들도 있다.

원그로브 개발사업은 마곡씨피포피에프브이(PFV)가 맡고 있다. 마곡지구 CP4구역 사업부지를 매입해서 건설, 분양, 매각한 후 수익을 주주에게 배당하는 것이 목적이다. 주주는 △시행사 아이알디브이(보통주 지분율 45.2%) △태영건설(29.9%) △이지스자산운용(19.9%) △메리츠증권(5%)이다.

원그로브가 위치한 마곡지구 CP4블록은 지하철 5호선 마곡역, 지하철 9호선·공항철도 환승역 마곡나루역과 가깝다.

지난 2021년 서울시 건축심의를 통과한 내용을 보면 향후 CP1~3블록과 연계해서 마곡역, 마곡나루역, 서울식물원을 지상과 지하로 모두 잇는 공공보행통로가 조성된다. CP4블록은 이 계획의 시작점에 있다.

서울 강서구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4) 위치도 (자료=서울시)
CP4블록 내부에는 공공보행통로와 연계한 중앙정원이 계획돼 있다. 도심속의 숲을 조성, 자연친화적인 재료를 사용해서 시민들에게 휴게공간을 제공한다.

또한 마곡도시개발사업구역 내 특별계획구역(CP1, CP2, CP3)에는 업무시설, 판매시설, 컨벤션, 문화집회시설, 호텔, 생활형숙박시설, 노인복지주택 등이 지어진다.

전체 대지면적은 8만2721㎡로 마포구 서울 월드컵경기장의 9배 수준이다. 연면적은 82만6520㎡(약 25만평)로 강남구 코엑스(46만㎡)의 약 2배 크기다. 총 4개 블록(CP1, CP2, CP3-1, CP3-2)으로 구성돼 있으며 이 4개 블록의 아랫부분에 CP4가 있다.

대규모 오피스 공급 후 안정화에 ‘수년’ 걸려

현재 원그로브 건물은 임대차 계약을 위한 마케팅이 진행되고 있다. 원그로브의 업무시설(지상 3층~지상 11층) 추정 면적은 9만4000평이다.

업계에서는 원그로브에 임대차 계약이 모두 체결되는 데 시간이 걸릴 것으로 예상했다. 과거 여의도 국제금융센터(IFC)의 경우를 보면 오피스가 대규모로 공급된 후 임차인이 다 채워지는데 수년이 걸렸다.

IFC는 지난 2012년 8월 준공됐다. IFC 서울에 따르면 건물의 오피스 공실률은 2016년 11월 기준 35%로, 여의도 권역(YBD) 평균 공실률(25%)을 넘어섰다. 그러나 2022년 12월에는 IFC 오피스 공실률이 0%을 기록해 여의도 평균(4%)을 밑돌았다.

특히 CP4블록 주변 CP1~CP3-2에도 오피스가 연이어 준공되는 등 공급 시기가 겹친다. CP2블록에는 이달 말 연면적 19만8724㎡(약 6만평) 규모 업무시설, 생활숙박시설(롯데캐슬 르웨스트), 판매시설이 준공된다.

마곡 마이스단지 개발 현황 (자료=삼성증권 보고서)
CP1블록에는 지하 7층∼지상 13층, 5개동, 연면적 32만6061㎡ 규모 문화 및 집회시설, 업무시설, 관광숙박시설(호텔), 판매시설이 오는 9월 들어선다.

CP3-2블록에는 지하 7층~지상 12층, 4개동, 연면적 15만9287㎡ 규모 업무·판매시설이 다음달 지어진다. CP3-1블록에는 ‘노인복지주택 ‘VL르웨스트’가 들어선다. 입주는 내년 10월 예정이다.

다만 경기가 좋지 않은 만큼 국내 기업들이 임대료 등 고정비용을 줄이기 위해 마곡지구에 있는 원그로브 업무시설로 이전해올 가능성이 있다. 서울시내 주요 업무권역 중 임대료가 가장 높은 곳은 강남권역(GBD)이다.

국내 최대 상업용부동산 서비스기업 젠스타메이트가 발간한 ’오피스 마켓 리포트‘에 따르면 지난 1분기 강남권역 오피스시장 월 임대료는 최초로 평당 10만원대를 기록했다.

이 기간 강남권역 임대료는 평당 10만2200원, 보증금은 평당 102만1900원으로 둘다 전분기 대비 4.0% 상승했다. 특히 모든 규모 오피스에서 임대료가 올랐으며, 초대형 오피스는 임대료가 전분기 대비 5.0% 올라 다른 규모 오피스보다 상승폭이 컸다.

이에 따라 최근 강남권역(GBD)에서는 임차인들이 임대료 절감을 위해 기존 임차 면적을 줄이거나, 다른 권역으로 이동하거나, 기존보다 낮은 등급의 오피스로 이전을 계획한 움직임이 있었다.

부동산 전문 서비스·투자관리 회사 컬리어스 보고서에 따르면 아마존 웹서비스 코리아는 강남 테헤란로 센터필드 이스트 타워 15개층을 임차하고 있었으나, 비용절감을 위해 6개층을 감평할 것으로 알려졌다.

리츠(REITs)를 운용하는 신세계프라퍼티투자운용은 강남 테헤란로에 있는 센터필드 빌딩에 3~4개월 있다가 지난달 초 여의도 TP타워로 이전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마곡지구에 대규모 오피스 물량이 한꺼번에 공급되기 때문에 안정되려면 2년 정도는 소요될 것”이라며 “과거 여의도 IFC가 준공된 후에도 임차인이 채워져서 안정화되기까지 데 3~5년 걸린 사례가 있다”고 말했다.

김성수 (sungsoo@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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