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이진숙은 기소 안하고 나만 기소했나?” 김장겸의 변론 [언론장악 카르텔 추적②-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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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안광한 당시 MBC 사장 시절(2014~2017년) 벌어진 부당 전보, 노조 탈퇴 종용 등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도 이진숙 후보자의 이름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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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정권의 언론장악 기도가 끝없이 이어지고 있습니다. 이진숙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후보 지명은 그 정점에 있습니다. 〈시사IN〉과 뉴스타파, 미디어오늘, 오마이뉴스, 한겨레 등 5개 언론사는 각사 울타리를 넘어 진행하는 ‘진실(진짜 저널리즘 실천) 프로젝트’ 첫 기획으로, 현 정부의 언론장악 실태를 추적 보도하는 ‘언론장악 카르텔’ 시리즈를 함께 취재, 보도합니다.
2024년 7월4일 방송통신위원장으로 지명된 이진숙 전 MBC 사장은 2012년 MBC 총파업 과정에서 불거진 여러 의혹들에 가담한 MBC 사측의 주요 인물로 지목된다. 이진숙 후보자는 당시 일어난 불법 행위에 관한 법원 판결문에도 이름을 올렸다. 2012년 파업 중 일어난 MBC 사측의 불법 직원 사찰 사건이다.
당시 MBC 사측은 사내 전체에 보안프로그램 ‘트로이컷’을 배포해 직원들의 이메일 메신저 내용과 자료를 무단으로 회사 서버에 저장하고 열람해 노조 간부들을 사찰했다는 의혹을 받았다. 이진숙 후보자(당시 기획홍보본부장)와 김재철 당시 MBC 사장이 ‘트로이컷’ 설치를 결재했다고 알려졌다.
김재철 당시 MBC 사장과 이진숙 후보자 등은 이후 노조와 MBC가 연달아 제기한 손해배상 소송에서 모두 패소했다. 2020년 대법원은 노조 사찰을 묵인, 방조한 김재철 당시 사장과 이진숙 후보자를 ‘공동불법 행위자’로 책임이 있다고 보고, 이들을 포함한 다른 경영진 2명 등 총 4명이 MBC에 1800만원의 손해배상금을 나눠 내야한다고 판단했다.
‘이진숙도 공범이다’던 김장겸 전 MBC 사장
안광한 당시 MBC 사장 시절(2014~2017년) 벌어진 부당 전보, 노조 탈퇴 종용 등 부당노동행위 사건에서도 이진숙 후보자의 이름이 나온다. 이 사건에서 안광한·김장겸 전 MBC 사장, 권재홍·백종문 전 MBC 부사장에 대한 징역형 집행유예가 2023년 10월 대법원에서 확정됐다. 판결문에서 이진숙 후보자는 이들의 ‘공모자’로 등장한다.
판결문을 보면, 당시 안광한 사장은 ‘해사 행위자’를 색출해 보도·제작 업무에서 배제하고 신설부서로 보내라고 지시했다. 권재홍·백종문 등 당시 임원진은 2012년 파업 참가자 등 해당 명단을 작성해 보고하고, 인사 명령으로 이행했다. 이진숙 후보자는 작성된 노조원 명단을 바탕으로 인력 재배치 방안을 함께 협의했다.
판결문에서 눈에 띄는 부분은 김장겸 전 MBC 사장의 주장이다. 김 전 사장은 당시 재판 과정에서 이렇게 주장했다. “당시 보도국장이었던 피고인(김장겸 전 사장)은 안광한 사장이 임원회의에서 ‘보직자들을 노조에서 탈퇴시키도록’ 한 방침을 이진숙 당시 보도본부장으로부터 전달 받아 부장들에게 전한 것에 불과하다. 이진숙 당시 보도본부장을 기소하지 않고 나만 기소한 것은 기소독점권의 자의적 행사이므로 공소 기각되야 한다.” 왜 앞에 나서서 노조 탄압 행위에 개입한 이진숙 후보자는 제외하고, ‘지시받은’ 자신만 안광한 전 사장의 공범으로 기소했냐는 항변이다.
김장겸 전 사장은 올해 4월 국민의힘 위성정당 국민의미래 비례대표로 제22대 국회의원이 됐다. 김장겸 의원은 현재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 소속이다. 오는 7월24~25일 예정된 이진숙 후보자 인사청문회에 여당 청문위원 자격으로 참석한다. 공동취재단은 7월18일 국회에서 열린 ‘가짜뉴스 백서 출판기념회’에 참석한 김장겸 의원에게 부당노동행위 재판 과정에서 이진숙 후보자가 노조 탄압에 책임이 있다는 취지로 주장한 게 맞는지 등을 물었으나, 김 의원은 “왜 이렇게 예의가 없나. 깡패인가?”라며 답변을 거부했다.
언론 장악 공동취재단: 문상현(시사IN)·박종화 연다혜(이상 뉴스타파)·박재령(미디어오늘)·신상호(오마이뉴스)·박강수(한겨레) 기자
문상현 기자 moon@sisai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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