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욘사마’ 내세웠던 퀸비코인 300억 사기

박정훈 기자 2024. 7. 20. 0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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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표·운영자 등 4명 구속 기소
일러스트=이철원

스캠 코인(사기 목적 가상화폐)을 발행한 뒤 유명 연예인의 투자 참여 사실을 앞세워 약 1만3000명으로부터 300억원을 뜯어낸 가상화폐 개발업체 실운영자와 대표 등이 19일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남부지검 가상자산합동수사단(단장 박건욱)은 이날 배우 배용준(52)씨가 투자에 참여한 점을 내세워 관심을 끌었던 ‘퀸비 코인’ 개발업체 실운영자 A(45)씨와 대표 B(40)씨를 포함한 4명을 사기 등 혐의로 구속 기소했다고 밝혔다.

퀸비 코인은 한때 ‘욘사마 코인’으로 불리며 유명해졌다. 2020년 2월 거래소에 상장됐고, 상장 첫날 1개 가격이 25원에서 275원까지 오르며 거래액이 690억원을 돌파했다. A씨 일당은 사업 아이템이 결정되기 전 배씨가 소액을 투자해 퀸비 코인 발행 재단을 공동 설립한 점 등을 이용해 ‘배용준이 투자할 정도로 사업성을 갖춘 업체’라며 홍보했다. 하지만 주가조작 의혹으로 2021년 8월 상장 폐지됐다. 배씨는 실제로 해당 코인에 수천만원 규모를 투자했다고 한다. 검찰 관계자는 “배씨의 범죄 혐의는 포착되지 않았다”며 “배씨 역시 A씨 일당에게 이용당한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검찰에 따르면 A씨 일당은 2020년 2월부터 3월까지 가상화폐 사업을 할 의사나 능력이 없었음에도 코인 판매 대금만을 노리고 허위·위조 서류를 이용해 퀸비 코인을 발행·상장했다. 이후 가짜 홍보 기사를 배포하고 시세 조종 등 수법으로 가격을 인위적으로 상승시킨 뒤 퀸비 코인 2억3000만개를 매도해 피해자 4000여 명으로부터 151억원가량을 가로챈 혐의를 받는다. 또 2021년 1월부터 4월까지는 스캠 코인 처리업자에게 남은 코인 전부를 팔아버리고도 사업을 계속할 의사가 있는 것처럼 홍보해 투자자 9000여 명으로부터 150억원가량을 추가로 뜯어낸 혐의도 있다. 이 스팸 코인 처리업자 밑에서 자금 담당 업무를 보던 간부 C(46)씨도 A씨와 공모해 허위 공시 및 시세 조종 등을 저질러 150억원가량을 편취한 혐의로 이날 구속됐다.

A씨는 2020년 10월부터 2021년 1월까지 퀸비 코인 매각 대금 중 56억8000만원을 횡령한 혐의도 받는다. A씨는 이 돈으로 주식을 매수하고, 배우자 명의로 주택과 외제차 등을 구입한 것으로 확인됐다. 검찰은 이들의 범죄 수익을 환수하기 위해 몰수·추징 보전을 청구, 재산을 동결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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