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유리하다지만…펜실베이니아 등 경합 5개주서 결판
지난 13일 미국 펜실베이니아주 유세장 피격 사건 이후 상승 탄력을 받은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지지세가 공화당 전당대회 마지막 날인 18일(현지시간) 그의 대선후보 수락 연설로 정점을 찍었다. 100일가량 남은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유리한 고지를 점한 것은 분명하다. 하지만 승패가 사실상 결정됐다고 보는 건 섣부른 판단이란 지적이 나온다. 간접선거제에 승자독식을 택한 독특한 미국 선거제도 때문이다.
미 대선에선 매직 넘버 ‘270(선거인단 270명)’을 확보해야 승리한다. 총 538명의 선거인단이 50개 주와 워싱턴DC에 배분돼 있는데 메인주와 네브래스카주를 제외한 48개 주에서 승자독식제를 채택하고 있다. 한 표라도 더 얻는 후보가 그 주 선거인단을 모두 차지한다.
이번 선거에서도 경합주의 중요성은 여전하다. 선거인단 확보 가능성으로 대선 판세를 예측해 온 미 정치컨설팅 기관 270투윈은 위스콘신(10명)·애리조나(11명)·펜실베이니아(19명)·미시간(15명)·네바다(6명) 등 5개의 경합 주가 승자를 결정지을 것으로 전망했다.
270투윈에 따르면 현시점에서 공화당이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선거인단은 확실 125명, 유력 94명, 유망 32명으로 모두 251명이다. 민주당이 확보한 것으로 볼 수 있는 선거인단 숫자는 확실 148명, 유력 63명, 유망 15명 등 모두 226명이다. 아직 결정되지 않은 경합주 5곳의 선거인단 61명이 승패를 가른다는 분석이다.
경합주들을 누가, 어떻게 차지하느냐에 따라 다양한 경우의 수가 나올 수 있는데, 현재로선 트럼프 전 대통령 측이 더 유리한 국면이다. 270투윈이 예측한 경우의 수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가지 경우의 수에서 이길 수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경합주 중 펜실베이니아 1곳을 이기거나, 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네바다 중 2개 주를 확보하면 백악관행에 성공할 수 있다. 반면 바이든 대통령이 이길 수 있는 경우의 수는 3가지인데, 선거인단 수가 많은 펜실베이니아를 무조건 잡고 미시간·위스콘신·애리조나·네바다 중 2~3곳을 추가로 이겨야 당선이 가능한 것으로 계산됐다.
최근 여론조사에서도 경합주에서 앞서 나가는 건 트럼프 전 대통령이다. 다만 압도적 차이는 아니다. 미 CBS 방송이 여론조사업체 유고브에 의뢰해 지난 16~18일 등록 유권자 2247명을 상대로 벌인 여론조사에 따르면 경합주(펜실베이니아 등 7개 주) 지지율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은 51%, 바이든 대통령은 48%를 기록하며 오차 범위(±2.7%포인트)를 근소하게 넘겼는데, 지난 3일 조사 때와 변동이 없었다. 유고브가 지난 16일 각 경합주별로 벌인 여론조사에선 트럼프가 애리조나·위스콘신에선 오차 범위를 넘어 바이든을 앞섰지만, 네바다와 펜실베이니아, 미시간에선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였다.
바이든 대통령의 사퇴 가능성이 변수다. 민주당이 새 후보로 분위기 전환의 계기를 만들어 3개월여 남은 선거 기간 동안 지지율 반전을 노릴 수 있다.
이승호 기자 wonderm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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