펫푸드공방, 펫마사지…문턱 낮아 취·창업 활기, 은퇴 60대도 도전할 만

오유진 2024. 7. 20. 00:4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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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편한 세상의 진화
“이제 반려견도 아무거나 먹던 시대는 지났잖아요.”

요리 강사인 임수미 보우라이트 대표는 6년 전 반려견을 입양하면서 ‘펫푸드’(Pet Food)에 눈을 떴다. 직업이었던 요리를 접목해 펫푸드 레시피를 하나둘 개발했고, 민간자격증인 반려동물식품관리사·펫푸드스타일리스트까지 취득했다. 때마침 반려동물 수제간식 붐이 일면서 4년 전 포천시에 펫푸드 공방을 창업했다. 임 대표는 “일반 사료에 비해 비싸지만 반려동물에게 좋은 음식을 먹이고 싶은 반려인들이 많이 찾는다”며 “가정에서 쉽게 조리할 수 없는 케이크나 삼계탕, 피크닉용 김밥 등이 인기”라고 전했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dcdcdc@joongang.co.kr
반려인이 증가하면서 관련 업종의 취·창업 시장도 활기를 띠고 있다. 통계청에 따르면 동물 관련 업종(동물용 사료 및 조제식품·애완용 동물 및 관련용품 소매업 등) 사업체 수는 2020년 2만1121개에서 2022년 2만2309개로 2년 새 2000개가 넘게 늘었다. 종사자 수도 같은 기간 5만4811명에서 5만8497명으로 약 5% 증가했다. 한국고용정보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생활 수준 향상과 반려동물 관련 지출이 늘면서 향후 10년간 관련 취업자 수가 2% 이상 증가할 전망”이라고 내다봤다.

가장 관심이 높은 업종은 먹거리다. 통계청에 따르면 반려동물 관련 업종 종사자 중 동물용 사료 및 조제식품 제조업 종사자가 전체의 24%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최근에는 ‘고양이 사료 파동’ 등으로 안전한 먹거리에 대한 관심이 부쩍 높아졌다. 임 대표는 “최근에는 지방자치단체를 중심으로 펫푸드 수업 문의와 사업 지원이 늘어나는 추세”라고 말했다.

반려동물이 급격히 늘어난 2000년대 초 입양된 반려동물의 자연수명이 도래하면서 반려동물 장묘업체 관련 취·창업도 늘어나고 있다. KB경영연구소의 ‘2023 한국 반려동물 보고서’에 따르면 반려동물 가구 중 64.5%는 향후 반려동물이 사망하면 장묘시설을 이용하겠다는 의사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 농림축산검역본부에 정식 등록된 동물장묘업체는 7월 현재 75곳으로, 2020년 57곳보다 30% 늘었다.

그래픽=이현민 기자 dcdcdc@joongang.co.kr
반려동물을 사람처럼 대우하는 ‘펫 휴머니제이션’(Pet humanization) 문화가 확산하면서 반려동물의 스트레스를 관리하는 직업도 생겼다. 천연오일의 향료를 활용해 반려동물의 심리, 건강상태를 개선하는 펫아로마테라피스트나 펫마사지사가 대표적이다. 펫아로마테라피는 향료를 활용해 의료적 시술을 받은 반려견의 회복을 돕거나 분리불안, 공격성을 보이는 반려동물을 치료하는 분야다. 이들 업종에 진출하기 위해 관련 자격증을 따려는 사람도 증가세다.

반려동물식품관리사나 펫푸드스타일리스트, 반려동물장례지도사, 펫아로마테라피스트나 펫마사지사 등이 대표적인데, 민간자격증이어서 자격요건이 낮은 등 문턱이 높지 않아 20~30대는 물론 은퇴한 60대 이상에게도 인기다. 장례업에 종사 중인 최시영 한국반려동물협회 대표는 “직업 만족도도 상당히 높고, 나이가 많아도 취업 시장에서 꺼리지 않는 직종”이라며 “수요가 꾸준히 늘어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유망 직업”이라고 말했다. 이해연 서정대학교 반려동물과 외래교수는 “매장 없이도 프리랜서처럼 수입을 올릴 수 있어 투잡·쓰리잡으로도 인기”라며 “인구 감소에 따라 앞으로의 수요는 더욱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오유진 기자 oh.yoo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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