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전 수출은 장기전, 미 원자력선진화법 같은 지원 필요”
체코 원전 수주, 향후 과제는
![한국수력원자력이 ‘24조 원’ 규모의 체코 신규 원전 건설사업을 수주하는데 성공했다. 원전 수출로는 사상 최대이자 2009년 아랍에미리트 (UAE) 바라카 원전 수주 이후 15년 만에 이룬 쾌거다. 사진은 체코 신규원전 예정부지 두코바니 전경. [연합뉴스] 〈저작권자(c) 연합뉴스, 무단 전재-재배포, AI 학습 및 활용 금지〉](https://img2.daumcdn.net/thumb/R658x0.q70/?fname=https://t1.daumcdn.net/news/202407/20/joongangsunday/20240720004307996bztq.jpg)
장 실장의 설명대로 원전 수출 사업은 장기전인 만큼 체계적인 수출 로드맵을 세우지 않으면 K원전의 지속 수출을 장담하기 어렵다는 게 전문가들의 조언이다. 체코 원전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을 계기로 폴란드 등 다른 유럽 국가로의 릴레이 수주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만큼 정부가 체계적인 지원 방안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는 얘기다.

이를 위해 최근 미국 의회를 통과한 원자력선진화법처럼 원전산업을 지속적으로 지원할 수 있는 법안 마련이 필요하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가령 ‘원전수출지원법’ 등을 제정해 원전 수출을 체계적이고 폭넓게 지원해야 한다는 얘기다. 정동욱 중앙대 에너지시스템공학부 교수는 “이번 체코 원전도 마찬가지지만, 원전을 수출하면 인력 채용이나 공장 증설 등을 해야 하는데 이게 얼마나 체계적으로 진행되느냐가 중요하다”며 “기업들이 이 같은 후속 조치를 제때 제대로 할 수 있도록 규제를 완화하면 K원전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원법이 만들어지면 중소기업 지원 등 탈원전 정책으로 무너진 원전 생태계를 복원하는 데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국원자력산업협회에 따르면 2016~2020년 국내 전체 산업 인력은 3만7232명에서 3만5276명으로 5% 줄었는데, 원자력 공급 산업체 인력은 2만2355명에서 1만9019명으로 15%나 쪼그라들었다. 올해 1학기 한국과학기술원(KAIST) 원자력양자공학과 입학생이 3명, 울산과학기술원(UNIST) 원자력공학과 입학생은 단 2명에 불과했다. 정동욱 교수는 “수출지원법이 마련된다면 중소기업 지원이 가능해져 생태계 복원이 빨라질 수 있고, 정책 변화에 따른 불확실성도 어느 정도 없앨 수 있다”고 말했다. 정부 역시 가칭 ‘원전산업 지원 특별법’ 제정을 추진한다는 계획이다.

국회에서 공회전만 거듭하고 있는 고준위특별법 통과도 시급한 과제다. 유럽은 친환경 투자 기준인 ‘택소노미’에 원전산업을 추가하며 2050년까지 고준위 방사성폐기물 처분장 마련 계획을 세워야 한다는 조건을 달았다. 처분장 마련과 관련한 법 통과가 미뤄질수록 수출길과 입지가 좁아질 수밖에 없다. 익명을 요청한 원전 업계의 한 관계자는 “유럽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RE100 등에서도 고준위 처분장은 중요한 요소”라며 “관련법이 조속히 통과돼야 체코 원전의 본계약에서도 유리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야가 대치하는 한국과 달리 미국 의회는 대선을 앞두고 있지만 여야의 초당적 협력을 통해 원자력발전법을 통과시킨 바 있다.
한편, 영국을 비롯해 스웨덴·이탈리아 등 유럽 국가는 2022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발(發) 에너지 위기를 계기로 탈원전 정책 기조를 버리고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내놓고 있다. 폴란드는 2040년 에너지믹스 내 원자력·재생에너지 비중을 73%로 확대할 계획이다. 체르나보다 원전 1·2기를 운영 중인 루마니아는 원전 3·4호기 건설 재개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는 2022년 6기의 신규 원전 건설 계획을 발표했는데 2050년까지 8기를 추가해 총 14기의 신규 원전 건설을 추진 중이다. 이에 맞춰 정부는 원전 수출 유망국과의 협력을 확대하고, 국가별 맞춤형 수주 마케팅을 추진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원전 수출 장기 비전을 제시하고, ‘2050 원전산업 로드맵’을 수립해 지원체계도 강화한다. 최남호 산업통상자원부 2차관은 “로드맵 수립 등을 속도감 있게 추진해 올해 내 완료할 수 있도록 정책 역량을 집중할 것”이라고 밝혔다.
황정일·오유진 기자 obidiu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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