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의힘 전대 첫날 투표율 29.98%…나경원·한동훈 ‘공소 취소’ 격돌
7·23 국민의힘 전당대회를 앞두고 19일부터 84만여 명의 선거인단 모바일 투표가 시작됐다. 21~22일 ARS 투표와 여론조사도 한다. 전쟁 같은 전대의 종착지다.
첫날 선거인단 투표율은 29.98%(오후 5시 마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3·8 전대 당시 첫날 투표율(34.72%)보다 4.74%포인트 낮은 수치다. 이번엔 평일, 지난해엔 주말이란 게 차이다. 지난 전대의 투표율은 55.1%였다.
당 대표는 선거인단 80%, 국민의힘 지지층과 무당층 여론조사 20%를 합산해 결정한다. 1차에서 과반 득표자가 있을 경우 23일 전대에서 확정된다. 없을 경우 1·2위 후보 간 1 대 1 결선투표가 치러진다. 최근 복수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한동훈 후보가 나경원·원희룡·윤상현 후보를 앞서지만 1차에서 과반 득표를 할 수 있을지엔 의견이 엇갈린다. 일각에선 “결선투표까지 갈 경우 한 후보의 당 대표 당선이 쉽지 않을 수 있다”(영남 의원)는 전망이 있다. ‘한동훈 대 비(非)한동훈’ 구도 탓에 2등 후보에 3·4위 후보의 표가 쏠려 단일화 효과가 생길 수 있다고 봐서다.
각 후보 진영은 투표율에도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직세가 약한 한 후보 측은 투표율이 높을수록 자신에게 유리하다고 보는 반면, 경쟁 후보들은 투표율이 비교적 낮을 경우 조직표의 영향력이 커져 자신들이 유리하다는 입장이다. 다만 선거인단이 역대 최다인 만큼 예전만큼 조직 동원이 효과를 발휘하기 힘들 것이란 관측도 있다. 부산·경남의 한 중진 의원은 “지역 당협도 이미 친한과 비한으로 갈렸다”며 “한동훈이 아닌 다른 후보를 찍으라고 이른바 ‘오더’를 내릴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이런 가운데 네 후보는 19일 여섯 번째이자 마지막 TV토론을 벌였다. 막판 쟁점은 “나경원 후보가 패스트트랙 사건 공소 취소 요청을 했다”는 한 후보의 17일 발언의 여파다. 한 후보는 “제가 신중하지 못했다”고 사과했지만, ‘패스트트랙 사건 기소를 누가 했느냐’는 질문에 “당시 검찰총장이던 (윤석열) 대통령이 했다”고 말해 논란이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이날 토론에서도 나 후보는 “오늘 국회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민주당 정청래 법사위원장이 회의에 반대한 우리 당 의원들에 대해 국회선진화법 위반으로 고발한다고 했다”며 “의원들이 만약 기소되면 공소 취소를 요구할 건가”라고 물었다. 이에 한 후보는 “정치인이 당으로서 요구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면서도 “다만 나 후보는 (당시) 당직도 아니었고 개인 차원이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나 후보가 “내 것만 빼 달라고 했나. 한동훈 후보 똑바로 말하라”고 소리치기도 했다. 원 후보도 “한 후보의 ‘입 리스크’가 우리 당의 가장 큰 신종 위험”이라고 협공했다. 한 후보는 “말을 왜곡한다. 구체적으로 말 안 하겠지만, (당시) 그러시지 않았지 않나”라고 맞섰다.
김기정 기자 kim.kijeong@joongang.co.kr
Copyright © 중앙SUNDAY.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