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구장에서 패션의 홈그라운드로, 연예인 들이 사랑하는 볼캡
야구 선수들의 모자가 어떻게 하이 패션이 됐을까? 전세계 유명 셀렙들의 일상 아이템이 된 볼캡(ball cap: 야구 모자)이 Y2K 패션의 유행을 타고, 이번 여름에도 스트리트를 점령할 뿐 아니라 아이돌 스타들의 무대 패션으로도 환호 받고 있다.
야구가 대중 스포츠로 급성장한 19세기 중반, 최초의 볼캡은 1849년 뉴욕 닉스가 밀짚으로 만들어진 모자를 쓰면서부터로 알려져 있다. 그러나 밀짚 소재는 실용적이지 못하여, 양모 소재로 바뀌었다. 그 이후 1860년 아마추어 야구팀 브루클린 엑셀시어스가 햇빛을 가리는 목적으로 챙이 긴 지금의 볼캡과 비슷한 디자인의 모자를 쓰기 시작했다. 엑셀시어가 쓰기 시작한 ‘브루클린 스타일’ 볼캡은 1900년대가 되며 대부분의 메이저 리그팀의 야구 모자로 발전된다. 1934년 미국의 모자 브랜드 뉴에라(New Era)가 메이저 리그 선수들에게 처음 프로 볼캡을 공급하기 시작했다. 그리고 뉴에라는 클리블랜드 인디언스를 시작으로 선수들의 볼캡을 맞춤 제작하는 최초의 모자 회사가 됐다. 1950년대가 되면서 대부분의 메이저 리그 팀이 뉴에라의 맞춤 모자를 착용하게 됐다.
야구가 미국 국민 스포츠가 되면서, 볼캡은 일상의 패션 모자가 되어갔다. 80년대엔 야구팬들 뿐 아니라 누구나 쓰는 캐주얼 모자가 됐다. 특히 유명 인사들이 자신이 좋아하는 야구팀의 볼캡을 일상에서 쓰고 다니면서, 패션 아이템으로 빠르게 유행이 퍼져 나갔다. 또한 스트리트 패션과 힙합의 아이코닉 액세서리가 된다.
90년대가 되며 볼캡은 팀 로고에서 벗어나 다양한 로고가 새겨지기 시작했다. 아예 로고가 없는 미니멀한 볼캡도 등장했다. 또한 당시 틴에이저의 반항적인 서브 컬처의 상징으로 볼캡을 뒤집어 쓰는 방식이 유행했다. 동시에 하이엔드 패션 하우스와 디자이너들이 클래식 볼캡을 재해석하여 디자인하기 시작했다. 스포츠 브랜드와 협업한 디자이너 한정판 볼캡도 등장하기 시작했다. 그렇게 90년대가 되며, 야구장에서 태어난 볼캡은 하이엔드 패션계에 당당하게 입성했다.
2000년대가 되며 볼캡은 패션 그 자체가 됐다. 고인이 된 천재 디자이너 버질 아블로는 자신의 패션 레이블 오프화이트 패션쇼에 베일을 두른 볼캡을 등장시키기도 했다. 버질 아블로가 세상을 떠난 훈, 카일리 제너 오프화이트의 웨딩 드레스에 입체적인 3D 꽃 아플리케 장식의 볼캡을 뒤집어 쓰고 웨딩 베일을 두른 스타일로 멧 갈라(MET Gala)에 참석했었다. 또한 고인이 된 칼 라거펠트도 샤넬 2017년 봄, 여름 컬렉션에서 샤넬의 상징적인 트위드 소재의 볼캡을 선보이며, 볼캡을 럭셔리로 완전히 뒤바꾸었다.
그리고 지금 Y2K 패션의 유행과 함께 볼캡은 최전성기를 누리고 있다. 셀린, 구찌, 생 로랑, 프라다, 랄프 로렌 등 모든 럭셔리 패션 브랜드에서 매년 새로운 디자인의 볼캡을 선보이고 있다. 동시에 국내 셀렙들은 럭셔리 브랜드의 볼캡과 함께, ‘연예인 볼캡’으로 바이럴 된 국내 라이프스타일 브랜드 이미스(emis)와 LVMH 그룹 투자를 받은 것으로 유명한 매드해피(Madhappy) 등 화제의 브랜드 볼캡을 사복 패션으로 즐겨 쓰기도 한다.
야구장에서 패션의 홈그라운드로, 야구팬에서 패션팬들에게로 퍼져 나간 볼캡. 그 유행은 이제 유효기간 없이 계속될 듯 하다. 시즌마다 다양한 소재, 컬러, 스타일, 로고의 볼캡을 개성있게 즐겨야 할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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