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진에 빠진 이주영, “안 될 때 수비부터”
연세대는 19일 상주체육관에서 열린 제40회 MBC배 전국대학농구 상주대회 명지대와 A조 예선에서 75-70으로 이겼다.
졸전이었다. 전반에는 39-40으로 뒤졌다. 3쿼터 막판과 4쿼터 초반 10점 차이로 앞섰지만, 경기 막판 68-68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규태의 결승 3점슛과 김보배의 자유투로 달아나며 어렵게 경기를 마무리했다.
윤호진 연세대 감독은 이날 경기를 마친 뒤 “MBC배에 내려와서 본인의 마음이 급한 건지 조급한 건지 면담을 해봐야 알 수 있지만, 이런 게 심해지고 있다. 본인이 부진하기보다 팀 분위기를 좌지우지한다. 그런 부분에서 본인이 뼈저리게 느끼길 바란다”며 “대학농구 무대에서 충분한 기량을 갖춘 선수는 맞지만, 쉽게 생각을 안 했으면 좋겠다. 본인이 쉽게 생각하고, 안일하게 생각하면 이렇게 확 분위기가 가라앉는다는 걸 뼈저리게 느끼게 해주겠다. 앞으로 나아지도록 만드는 게 제가 해야 할 일이다. 이런 부분에서도 철저하게 준비하겠다”고 이주영의 플레이를 아쉬워했다.
이주영은 이날 26분 26초 출전해 5점 4리바운드 4어시스트를 기록했다. 대학농구리그에서 평균 13.6점 5.5리바운드 4.4어시스트를 기록했던 것과 비교하면 상당히 부진했다.
경기 총평
할 말이 없는 경기다.
어떤 게 많이 아쉽나?
우리가 해야 할 게 10가지가 있다면 10가지 모든 게 안 되었다. 전반에 풀어나가려고 했어야 하는데 못했고, 후반에 리딩가드를 봤는데 제가 못해서 동료들에게 미안하다.
리딩 가드보다 본인 공격 위주로 했던 걸로 보였다.
후반에는 제 공격보다 슛 시도가 얼마 안 될 거다(야투 전반 7개, 후반 3개 시도). 제가 원래 공격을 하는 선수이지만 공격을 안 하고 팀의 볼이 잘 돌게 하는 것도 제 역할이다. 후반에는 그렇게 풀어나가겠다고 생각했다.
지난 경기에서는 전반 부진하다가 후반에 살아났고, 오늘(19일)은 전체적으로 부진했다.
핑계는 없다고 생각한다. 제가 부족한 탓이다. 팬들께도, 농구를 봐주시는 분들께 절대 보여주면 안 되는 경기였다. 저부터 시작해서 우리 팀 전부 다음 경기부터 이런 경기가 안 나오도록 하는 게 맞다.
연세대가 포지션 구분 없이 두루두루 잘 하는 선수들이 많다. 본인이 해야 하는 역할은?
감독님께서 제 공격 기회가 나면 적극적으로 보라고 하시고, 여기에 제가 어시스트 능력까지 갖추면 정말 좋겠다며 실제로 연습을 시키신다. 공격만 하는 선수가 아니라, 우리 팀에 수비 잘 하는 형들이 있어서 그 형들을 따라서 수비에서도 기여를 많이 하는 선수가 되고 싶어서 그런 부분을 연습하고 있다.
지난해에는 부상 때문에 많이 못 뛰었고, 올해는 많은 경기를 뛰고 있다. 몸 상태가 달라진 부분이 있나?
고등학교 3학년 때 설정한 건 속공 때 수비를 달고 뜨거나 확 빠르게 치고 나갔다. 그것 때문에 다쳤다. 무리하게 하는 경향이 있었다. 다치고 난 뒤 그런 걸 안 하려고 하니까 스피드가 전보다 줄어든 거 같다. 그것도 제가 몸 관리를 하는 거라서 제가 관리하고 신경을 쓴다.
저는 매 경기 마지막 경기라고 생각하고 뛰려고 한다. 오늘은 처음에 들어간 선수들이 1쿼터부터 안일한 플레이가 나오고, 가장 중요한 수비와 저부터 박스아웃을 놓치고, 자유투를 내주고, 수비가 안 되니까 공격도 다 이어졌다. 정말 반성을 많이 해야 한다. 이렇게 했다고 분위기 처지지 않고 원래 우리가 잘 하는 농구를 동국대와 경기부터 보여주겠다.
작년에는 MBC배 출전이 미정인 상황에서 상주에 왔고, 올해는 대학농구리그 1위를 기록한 뒤 상주에 내려왔다. 이번에 상주 올 때 마음가짐은?
우리가 MBC배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강지훈과 이해솔이 다치는 바람에 원래 합을 맞춘 선수가 나가 있어서 힘든 대회가 되겠다고 예상했다. 힘든 걸 다같이 뛰어넘을 수 있어야 인정을 받을 수 있으니까, 어쨌든 목표는 우승 하나만 생각하고 내려왔다. 첫 경기는 만족할 경기가 아니지만 후반에 잘 풀어서 잘 되었다고 생각했다. 오늘은 많이 부족한 경기가 나왔다. 진짜 다른 핑계를 댈 게 없다. 원래 잘 하던 농구를 찾아야 하는 게 숙제다.
지금까지 부진했을 때가 있을 거다. 그럴 때 어떻게 기량을 되찾았나?
그게 바뀐 점이다. 수비부터 해보려고 한다. 팀에서 득점을 차지하는 비중이 있는 선수인데 안 될 때 수비부터 해보라고 하셔서 그것부터 해보려고 한다. 안 될 때 수비부터 풀면 자동적으로 공격에서도 기회가 났다. (부진할 때) 수비에 중점을 뒀다.
쓰러질 각오하고 뛰겠다. 이기겠다, 우승하겠다 이런 것보다 우리 팀이 하나가 되어서, 고려대에게 연패 중이기 때문에, 이기려는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로 뭉치는 게 중요하다. 진짜 쓰리질 듯 정도로 경기를 뛰겠다.
#사진_ 점프볼 DB(박상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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