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와 수감자 교환 노렸나 러시아, WSJ 기자에 징역 16년형 선고

지난해 3월 ‘간첩 혐의’로 구금
양국간 수감자 교환 가능성도

에반 게르시코비치 WSJ 기자. [타스=연합뉴스]

러시아 법원이 19일(현지시간) 간첩 혐의를 받는 미국 일간지 월스트리트저널(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2) 기자에게 징역 16년형을 선고했다.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 지방법원은 이날 게르시코비치의 간첩 혐의에 대해 유죄를 인정하면서 이같이 판결했다. 게르시코비치는 지난해 3월 취재 목적으로 방문한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연방보안국(FSB)에 체포됐다. 서방 기자가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것은 냉전 종식 이후 처음이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달 그를 기소하면서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시를 받고 군사 장비를 생산·수리하는 업체의 비밀 정보를 수집했다고 밝혔다.

이날 결심에 이어 선고까지 끝난 만큼 신속한 재판에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교환 가능성의 길이 열렸다는 추측도 나온다. 통상 러시아에서 간첩 재판은 수 개월이 걸리는 것으로 알려졌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교환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간첩 혐의는 매우 민감한 분야”라며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세르게이 라브로프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양국의 정보 당국이 수감자 교환 문제로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의 유죄 판결 전날 WSJ은 “에반의 부당한 체포는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으며 이제 끝나야 한다.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며 “그는 기자로서 자기 일을 했을 뿐이고 저널리즘은 죄가 아니다”라는 입장을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