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 나는 자동차, 이젠 꿈 아냐”…테슬라 팔아 ‘이 종목’ 투자해볼까
도심항공교통 상용화 기대감 높여
서학개미 사들이는 조비 에이비에이션
美국방부 계약따내 테슬라급 성장기대
UAM 투자 늘리는 현대차·한화시스템
배당 받으며 긴호흡으로 투자해볼만
UAM 대장주 ‘조비’로만 자산 포트폴리오 절반을 채웠다는 이모씨(37)는 “지속적인 투자자들의 의심 속에서도 기술력과 데이터를 쌓는 조비의 모습에서 ‘테슬라’가 떠올랐다”며 “파리올림픽을 시작으로 UAM이 상용화되면 조비가 ‘게임체인저’가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지난 1985년 개봉된 할리우드 영화 ‘백투더퓨처’에서나 상상했던 하늘을 나는 자동차가 오는 26일 개막하는 파리올림픽 상공에 나타날 전망이다.
UAM은 드론이나 전기수직이착륙(eVTOL) 차량 처럼 활주로 없이 수직으로 이·착륙하는 운송 체계다.
월스트리트에선 UAM 시장이 향후 7년내에 7.5배 성장(마켓앤마켓 기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에어택시’로 대표되는 여객용 UAM이 파리 등 주요 대도시의 ‘교통 지옥’을 해결해줄 것이란 기대감에 해당회사 주가가 들썩이고 있다.
미국 주식 조비는 명실상부한 UAM 1등주로서 미 국방부와의 협업을 통해 3년만에 매출 100배 성장이 기대되는 고성장주다.
다만 계속된 적자로 현재 보유 중인 현금 1조원을 다 까먹을 수 있는 위험(리스크)도 있어 전형적인 ‘고수익 고위험’ 주식으로 분류된다.
초창기 테슬라와 비슷해 투자에 유의해야 한다는 시각도 있다.
이같은 리스크를 낮추면서 배당도 받으려면 국내 UAM 관련주 현대차와 한화시스템에 장기투자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도 나오고 있다.
이재광 NH투자증권 수석연구원은 “조비와 테슬라가 비슷한 점은 부품에서 설계, 생산과 서비스 까지 수직계열화 전략을 취한다는 것”이라며 “국내에도 UAM 시장에 현대차와 한화그룹이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어 관심을 가질만하다”고 전했다.
조비는 서학개미 투자금 기준 41번째로 인기 주식이다. 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 개인투자자들은 지난 11일 기준 조비에 2억8387만 달러를 투자 중이다.
이에 보답하듯 조비는 작년 4분기(9~12월)에 사상 첫 매출을 올렸다. 금액은 100만 달러에 불과했지만 그 매출이 미국 국방부라는 점이 의미가 깊다.
조비는 미 국방부와 최대 9대의 eVTOL를 인도·운영하는 계약을 맺었는데 규모는 1억3000만 달러다.
지난 4분기 매출은 국방부 계약 중 일부가 반영된 것이다. 조비는 미 정부에 실험 비행기(시제기)를 제공하며 실적을 내고 있다.
블룸버그와 조비에 따르면 이 상장사는 올 연말 12대의 시제기 생산이 가능하며 내년에는 연간 25대로 목표를 상향 조정했다.
지금은 연구실에서 연구원들이 손수 제작하는 시제기 수준이지만 오하이오주 데이튼의 대규모 양산 설비가 가동되면 연 500대까지 생산이 가능할 전망이다.
월가는 이같은 회사 측의 생산 설비 목표를 연간 매출에 대입해 2026년 1억1530만 달러와 2027년 2억9230만 달러로 조비의 매출을 추정하고 있다.
2023년에 조비 매출은 작년 4분기(100만달러)가 전부였으니 2026년에는 매출이 3년만에 100배 이상 뛰는 셈이다.
미 공군 시제기 공급 계약 수준으론 매출이 이처럼 급증할 수 없지만 월가는 조비가 기술력으로 민간 부문에서 성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본다.
미국내에서 에어택시 처럼 일반 승객을 태워 돈을 벌려면 미국 연방항공청(FAA) 인증 테스트를 통과해야 한다.
조비는 작년에 업계 최초로 FAA 3단계 인증을 완료했다. 5단계 까지 이어지는 최종 인증 획득 목표는 2025년으로 알려져 있다.
증권가 관계자는 “확실한 ‘물주’(국방부)를 중심으로 개발한 방산 관련 기술력을 에어택시 등 민간부문인 UAM으로 확대해 매출을 키워 언젠가 흑자로 전환하겠다는 전략도 테슬라와 유사하다”며 “테슬라는 분기 흑자까지 16년이 걸렸으니 UAM도 그 정도 각오는 해야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조비에 대한 블룸버그 추정치는 연간 기준 2027년까지 나와 있는데 계속해서 적자가 지속될 전망이다.
작년 4억4480만 달러 적자에서 올해 4억9640만 달러 적자로 그 폭이 깊어지지만 내년 부터 2027년 까지는 각각 -4억5350만 달러, -4억2430만 달러, -2억7000만 달러로 적자 폭이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
조비에 대한 최대 투자 리스크는 회사 부도다. 이 상장사는 전세계로 부터 많은 투자금을 유치해 이같은 우려를 불식시키고 있다.
테슬라 초기 투자자로 유명한 영국 자산운용사 ‘베일리 기포드’는 조비에도 1억8000만 달러의 투자를 단행했다.
지난 3월말 현재 조비의 현금성자산은 9억2390만 달러(약 1조2800억원)다. 이에 비해 단기 부채는 450만 달러로, 보유 현금의 0.5%에 불과하다.
이런 현금을 바탕으로 최근 3개 분기(2023년 3분기~2024년 1분기) 연속 1억 달러 이상을 연구개발(R&D) 비용에 쓰고 있다.
2023년 2분기엔 R&D 투자로 8880만 달러를 썼다. 조비는 매출이 ‘제로’(0)인 상황에서 R&D를 오히려 늘린 셈이다.
한 증권사 애널리스트는 “이번 파리올림픽에서 시험 비행을 하는 에어택시 회사는 독일 ‘볼로콥터’이지만 아직 비상장사인데다 자금난에 빠져 있다”며 “유럽 UAM 회사들과 비교하면 조비와 같은 미국 회사들은 재무상태가 훨씬 낫다”고 전했다.
현대차는 지상을 넘어 하늘까지 이동 수단을 넓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다.
증권가에선 조비에 투자하는 것은 UAM 그 자체에 투자하는 것이지만 현대차는 중장기적으로 UAM에 간접 투자하는 방식이라고 풀이한다.
실제 조비가 1만 시간의 비행 기록을 바탕으로 두바이 등 중동으로 사업 영역을 넓히고 있는 것과 달리 현대차 등 국내 업체들은 이제 ‘걸음마’ 단계라는 것.
주요 국내 기업들은 1단계 실증 통과를 위해 조비 등 미국산 기체를 이용하고 있다. 그러나 현대차는 KT와 손잡고 국산 기체를 통해 테스트 통과를 노린다.
단기적으로 현대차 주가는 하반기 실적과 인도법인 상장(IPO)이 좌우할 전망이다.
이 상장사의 2분기 실적 발표는 오는 25일로 예상된다.
증권가에선 현대차의 2분기 영업이익이 4조2000억~4조3000억원으로 작년 같은 기간과 비슷할 것으로 보고 있다.
다만 하반기엔 실적에 ‘가속페달’을 밟을 것으로 보인다. 현대차의 주요 판매 지역인 미국에서의 자동차 판매 수요가 강해 다른 지역의 판매 부진을 모두 상쇄하고도 남는다는 것이다.
최태용 DS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 중심으로 레저용 차량(RV) 비중이 꾸준히 상승하고 하이브리드차(HEV) 판매도 지속될 것”이라며 “8월 주주환원 정책 기대감, 9월 인도 IPO, 10월 미국 조지아 공장 가동 등 풍부한 하반기 주가 모멘텀이 대기 중”이라고 말했다.
2019년부터 미국 UAM 개발사 ‘오버에어’에 전략적 투자자로 참여했다. 지금까지 한화시스템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이 회사에 1800억원을 투자했다.
이를 통해 나온 것이 기체 ‘버터플라이’다. 올해 시험비행을 거쳐 2026년 상용화가 목표다.
다만 조비가 지금 겪고 있는 일(적자 누적)을 오버에어도 경험 중이라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투자로 인한 지분법 손실은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2023년 기준 한화시스템의 오버에어 지분법 손익은 -350억원이다. 연간 영업이익의 30%가 넘는 수치다.
한화시스템의 실적을 보면 영업이익은 상승 추세인데 배당 재원이 되는 순이익의 경우 예상에 미치지 못하는데 이같은 지분법 손익 탓이란 분석이다.
그럼에도 올 들어 주가는 상승세다. 최근 호재는 크게 두 가지다.
일단 미국에서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암살하려 한 피격 사건으로 국내외 방산주가 주목받고 있다.
특히 조비의 사례처럼 방산주가 UAM을 민간 분야로 넓히기 용이하다는 점에서 주가가 힘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실적도 기대감을 키운다. 2분기 영업이익은 441억원(에프앤가이드 기준)으로, 작년 동기대비 70.1% 급증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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