윤 탄핵 청문회…여 "청문 자체 위법" vs 야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김지은 기자 2024. 7. 19. 2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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야당 주도로 헌정사 첫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 개최
여 항의 농성에 회의 시작 전부터 몸싸움…일부 부상
여 "위헌·위법적 청문회…탄핵 사유도 없는데 청문회"
야 "02-800-7070으로 통화한 사람이 범인…윤 대통령일것"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국민의힘 의원들의 항의 속 발언하고 있다. 2024.07.19. kch0523@newsis.com


[서울=뉴시스] 김지은 최영서 기자 = 여야는 19일 국회에서 열린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에서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놓고 날선 공방을 벌였다.

여당 의원들은 청문회에 반대하며 더불어민주당 소속 법사위원장실 앞에서 규탄 시위를 벌였고, 회의 시작 전부터 물리적 충돌이 빚어졌다.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는 이날 전체 회의를 열고 헌정사상 처음으로 대통령 탄핵 청원 청문회를 개최했다. 이날은 채 상병 순직 1주기로 청원에서 열거한 탄핵 사유 중 '채 상병 사건' 외압 의혹을 중점적으로 다뤘다.

증인으로는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 박정훈 전 해병대 수사단장(대령) 등 22명이 채택됐다. 이종호 전 블랙펄인베스트 대표와 신원식 국방장관, 김계환 해병대 사령관 등 6명은 불출석 사유서를 내고 나오지 않았다. 김용현 대통령 경호처장 등 대통령실 인사들은 위헌적이고 불법적인 청문회에 응할 수 없다며 보이콧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회의에 불참하는 방안도 검토했지만 일단 참석해 청문회의 부당성을 알리는 데 주력했다. 또 주요 탄핵 사유인 채상병 사건 수사 논란은 박정훈 대령의 자의적 판단일 뿐, 대통령실은 직접적 관련이 없다고 일축했다.

박준태 국민의힘 의원은 "이 청문회의 진짜 목적은 한마디로 탄핵 예비활동"이라며 "다수 국민이 이재명 대표의 범죄 혐의를 덮으려고 하는 것이 아닌지 강하게 의심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장동혁 의원은 박 전 수사단장에게 "수사를 어떻게 하고, 구체적으로 누구를 (혐의자로) 넣고 빼라 이런 연락 받았나"라고 물었고 박 전 단장은 "그런 사실이 없다"면서도 "국방부에서 수사를 축소하고 왜곡하라는 지시가 본질적인 명령이고 지시였다"고 답했다.

이에 이 전 장관은 "(사건을) 이첩하지 말라도 아니고 출장 복귀할 때까지 보류하라 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장 의원은 "대통령실에서 어떤 외압을 행사했다고 하는 구체적인 사건 내용이 밝혀진 것이 전혀 없는데 탄핵 사유로 들어가 있다"며 "중대한 (헌법) 위반행위가 있어야 탄핵할 수 있다. (민주당이) 청원이라는 명분을 빌려 (청문회를) 밀어붙인다"고 비판했다.

[서울=뉴시스] 권창회 기자 = 임성근(오른쪽) 전 해병대 1사단장과 김규현 변호사가 19일 오후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선서를 하고 있다. 2024.07.19. kch0523@newsis.com

민주당 등 야당은 'VIP 격노설'이 제기된 당일 대통령실 번호 '02-800-7070'의 통화내역을 집중적으로 추궁했다. 그러면서 의혹의 핵심은 '윤석열 대통령'이라고 공세를 폈다.

전날 알려진 '02-800-7070' 번호 통신기록에 따르면 지난해 7월28일부터 8월9일까지 이 번호로 전화를 건 경우는 총 7차례다. 이들 통화는 이종섭 전 국방부 장관이 채 상병 사건 이첩 보류와 언론 브리핑 취소를 지시하기 전인 지난해 7월31일에 집중돼 있다.

김용민 민주당 의원은 "조태용(당시 국가안보실장)에게 전화한 후, 주진우(당시 법률비서관)에게 전화한다. 그 이후 이종섭에게 전화한다"며 "수석비서관 회의하다 다양한 사람에게 전화를 직접 할 수 있는 사람은 대통령밖에 안 떠오른다. (해당 번호의 고객명은) 대통령 경호처 번호라고 알려져 있는데 대통령이 직접 통화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같은 당의 박지원 의원도 "02-800-7070 이 번호로 누가 전화했는지 밝혀지면 그 사람이 범인"이라며 "이종섭 전 장관이 처음 국방위에 나와서 대통령으로부터 전화 받지 않았다고 했지만 지금은 받긴 했지만 (채 상병과 관련된) 얘기를 하지 않았다고 강하게 부인하지 않고 있다. 이것은 시인이다"고 거들었다.

이성윤 의원은 "이 모든 것이 윤석열 대통령 때문"이라며 "윤석열 대통령이 증인으로 나와야 한다"고 요구하기도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이날 시작 전부터 "청원 심사를 가장한 탄핵 조사로 위헌·위법 청문회"라며 회의장 앞에서 규탄대회를 열고, 연좌 농성까지 벌였다. 정청래 위원장과 법사위 야당위원들이 회의장으로 입장할 때는 여야 의원과 보좌진, 취재진 등이 뒤엉키면서 일부 의원과 직원이 다치는 사고도 발생했다.

여야는 청문회 과정에서 벌어진 몸싸움에 대해 서로 책임을 떠넘겼다. 민주당과 조국혁신당 소속 법사위원들은 "국민의힘 의원 상당수가 법사위 회의장 앞을 점거하며 농성하더니 급기야 법사위원장과 야당 법사위원들의 회의장 입장을 가로막고 집단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반면 국민의힘 법사위원들은 "오히려 민주당 법사위원들이 무리하게 회의장으로 진입하면서 국민의힘 의원 여러 명을 밟고 지나가 부상을 입혔다"고 주장했다.

극한 대치 속에 회의는 예정대로 진행됐지만 여야 의원 간 고성은 계속됐다. 민주당 소속인 정 위원장은 주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발언권 중지 및 퇴장 조치 등을 경고하고 나섰다.

곽규택 국민의힘 의원은 "박지원 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하시면서 초선 의원이 다선 의원한테 대든다 이런 식의 발언을 했다"고 문제 삼았고, 정 위원장은 "저의 진행 방침에 따라줬으면 발생하지 않았을 일"이라고 맞받았다.

또 정 위원장은 "곽 의원이 저를 째려보고 있다. 의사를 진행하는 데 상당히 불편하다"며 "5분간 계속 째려보는지 안 째려보는지 촬영해달라. 그럴 경우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판단하여 국회법에 의해서 퇴장시키도록 하겠다"고 날을 세웠다.

이에 국민의힘 의원들은 정 위원장에게 "공정하게 회의를 진행해달라", "강요하지 말라"라고 항의했다.

[서울=뉴시스] 고승민 기자 = 정청래 국회 법사위원장이 19일 서울 여의도 국회에서 열린 제3차 법제사법위원회 윤석열 대통령 탄핵소추안 즉각 발의 요청에 관한 청원 관련 청문회에서 추경호 국민의힘 원내대표를 비롯한 국민의힘 의원들에게 항의를 받으며 입장하고 있다. 2024.07.19. kkssmm99@newsis.com

☞공감언론 뉴시스 kje1321@newsis.com, youngagain@newsi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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