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 ‘간첩 혐의’ 미국 WSJ 기자에 징역 16년형 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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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타스와 AFP 통신 등에 따르면 러시아 중부 예카테린부르크의 스베르들롭스크 지방법원은 19일(현지시간) WSJ 소속 에반 게르시코비치(32) 기자에게 징역 16년형을 선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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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미국 일간 월스트리트저널(WSJ) 기자가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
러시아 검찰은 지난달 게르시코비치를 기소하면서 그가 미 중앙정보국(CIA)의 지시를 받고 스베르들롭스크에서 군사 장비를 생산·수리하는 군수 업체 우랄바곤자보드의 비밀정보를 수집한 혐의를 받고 있다고 밝혔다.
검찰은 게르시코비치에 대해 징역 18년을 구형했다. 외신들은 러시아 법원이 피고인의 99% 이상을 유죄 판결한다는 점으로 미뤄 볼 때 그가 유죄 판결을 받을 가능성이 크고, 최고 징역 20년형을 선고받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게르시코비치는 모스크바 레포르토보 구치소에 16개월간 구금됐다가 지난달 26일 첫 재판을 받았고, 전날 두 번째 심리가 속개됐다. 재판은 이날 결심에 이어 선고까지 끝날만큼 신속히 진행됐다. 러시아에서 간첩 재판은 통상 수 개월 걸린다.
이에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교환 가능성이 높아진 것 아니냔 추측이 제기되고 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미국과 러시아의 수감자 교환 가능성에 대해 “간첩 혐의는 매우 민감한 분야라서 비공개 진행을 결정한 것”이라며 “그 질문에 답하지 않겠다”고만 답했다.
그러나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은 지난 17일 양국의 정보당국이 수감자 교환 문제로 지속해서 연락하고 있다고 밝힌 바 있다.
미국 뉴저지 출신으로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게르시코비치는 지난 6년 간 러시아에서 취재 활동을 했다. 2017년 러시아 독립언론 모스크바 타임스에 입사하면서 모스크바로 이주한 그는 AFP 통신을 거쳐 WSJ로 이직했다.
WSJ은 전날 “477일에 걸친 에반의 부당한 체포는 엄청난 분노를 일으켰으며 이제 끝나야 한다”며 “우리는 그의 즉각적인 석방을 촉구한다”고 강조했다. 매체는 “에반은 기자로서 자기 일을 했을 뿐이고, 저널리즘은 죄가 아니다”라고도 주장했다.
김주영 기자 bueno@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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