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가K] 오랜 일상의 기록, 소중한 문화유산으로
[KBS 청주] [앵커]
과거 누군가의 기록이 오늘날 우리에게는 소중한 문화유산이자 역사가 되고 있는데요.
기록을 주제로 한 특별한 전시가 국립청주박물관에서 한창입니다.
문화가 K, 천춘환 기자가 소개합니다.
[리포트]
3~4만 년 전, 누군가 눈금 수십 개를 새겨넣은 돌입니다.
2014년 단양에서 발견된, 동아시아 어디에서도 볼 수 없었던 독특한 유물입니다.
이렇게 아직 풀지 못한 먼 옛날 수수께끼부터 왕실의 일상까지 우리의 기록을 주목한 특별전이 국립청주박물관에서 열리고 있습니다.
[조혜진/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기록이라는 주제 자체는 굉장히 일상적이고 모든 개인이 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그런 일상적인 행위가 유물의 어디에 맞닿게 만들 수 있을까 생각하면서 전시를 구성했습니다."]
전시장 단락마다 선보이는 영상도 눈길을 끕니다.
우리에게 익숙한 SNS 메신저 속에서는 아들을 떠나보낸 애끊는 모정이 심금을 울립니다.
무덤에서 발견된 아들이 쓰던 먹과 젓가락에 담은 애틋함을 현대인의 시선으로 다시 바라본 그리움의 기록입니다.
[김영광/감독 : "시대에 따라서 기록에 대한 행위와 수단은 많이 달라졌지만, 기록하는 사람의 마음은 여전히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세종의 태실 돌난간을 고치는 과정을 남긴 의궤와 왕실의 편지이자, 엄마와 딸의 일상이었던 기록도 공개됐습니다.
조선 후기, 누군가 필사해 돌려본 소설책에는 저마다의 감상을 적은 답글도 남겨있습니다.
기억하고 전하고픈 마음이 기록으로 남아 삶을 담아냈습니다.
[김선미/국립청주박물관 학예연구사 : "우리도 쉽게 쉽게 댓글을 남기는 것 같지만, 그것이 언젠가는 이 시대를 보여주는 우리의 현재를 보여주는 기록물이 되지 않겠냐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미래에 남길 지금 이 순간이 기억되도록 오늘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이번 특별전은 11월 3일까지 이어집니다.
KBS 뉴스 천춘환입니다.
촬영기자:김성은
천춘환 기자 (southpaw@kb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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