몸싸움·막말...난장판 된 ‘尹 탄핵 청원 청문회’
국회 법제사법위원회가 19일 사상 초유의 ‘윤석열 대통령 탄핵 청원’ 관련 1차 청문회를 열었다. 그러나 이날 청문회는 여야 의원들의 몸싸움으로 시작해 고성과 막말이 오갔다. 가까스로 개의한 청문회에선 ‘VIP 격노설’ 등 수사 외압 의혹 제기가 되풀이됐지만 의혹을 뒷받침할 이렇다 할 ‘한 방’은 나오지 않았다. 한 달 전 야당 단독으로 진행한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의 재탕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법사위는 이날 오전 10시 청문회를 개의할 예정이었다. 그러나 그 전부터 국민의힘 의원들이 회의장 앞에서 “불법 청문회 중지하라” “직권남용 정청래 사퇴하라”를 외치며 농성을 하면서 야당 의원들과 몸싸움이 벌어졌다. 이 과정에서 더불어민주당 전현희 의원이 얼굴과 허리 등을 다쳤다고 주장했다. 민주당 소속 정청래 법사위원장은 “폭력 범죄”라며 형사고발을 검토하겠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우리 당 의원도 정 위원장이 밟고 지나가면서 다쳤다”고 맞섰다.
청문회는 개의한 뒤로도 1시간 넘게 청문회의 적법성과 일부 법사위원 이해 충돌을 둘러싼 시비로 공전했다. 국민의힘 장동혁 의원은 “법사위에서 (대통령) 탄핵을 발의할 수 있는 것도 아닌데 이런 무용한 청문회를 왜 하느냐”고 하자 정 위원장은 “헌법과 국회법에 따라 한다”는 답변을 반복했다. 민주당 이성윤 의원은 작년 7월 대통령 경호처의 ‘02-800-7070′ 유선전화 통화 목록에 국민의힘 주진우 의원(당시 대통령실 법률비서관)이 있었다며 주 의원의 청문회 퇴장을 요구했다. 그러자 주 의원은 “이 의원은 서울중앙지검장 시절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의혹을 수사 지휘해 놓고 (관련) 청문회에서 증인을 신문하겠다는 건 이해 충돌 아니냐”고 반박했다.
이후 증인신문에선 지난달 21일 ‘해병대원 특검법 입법 청문회’ 때 거론된 내용들이 되풀이됐다. 민주당은 ‘윤 대통령 격노설’에 매달렸다. 김용민 의원은 이종섭 전 국방장관에게 “(당시) 윤 대통령이 격노했느냐, 안 했느냐”고 물었고 이 전 장관은 “격노설이나 (임성근 전 해병대) 1사단장을 빼라는 지시를 했다든지는 모두 사실이 아니다”라고 했다. 이 전 장관은 작년 7월 31일 ‘02-800-7070′ 번호로 걸려온 전화 상대방이 윤 대통령이냐는 질문에도 “그렇지 않다”고 했다. 정 위원장은 “김건희 여사가 전화했느냐”고 물었고, 이 전 장관은 “답변하지 않겠다”고 했다.
민주당 장경태 의원은 ‘해병대 골프 모임’ 채팅방 멤버인 이종호씨의 해병대 1사단 방문 사진을 공개하며 임 전 사단장에게 아는 사람이냐고 물었다. 야권에선 과거 도이치모터스 주가조작 사건으로 기소된 이씨가 김건희 여사를 통해 임 전 사단장 구명 로비를 했다고 의혹을 제기해 왔다. 임 전 사단장은 “일면식도 없고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며 “구명 시도 자체를 생각해본 적이 없다”고 했다. 작년 7~8월 임 전 사단장의 통화 내역에는 이씨 등 채팅방 멤버들과의 통화 기록은 없었다. 임 전 사단장은 “메신저 통화 기능(보이스톡)도 사용하지 않는다”고 했다. 국민의힘 유상범 의원은 “2022~2024년 임 전 사단장의 군 골프장 이용 자료에 이종호가 나온 기록이 없다”고 했다.
국민의힘 의원들은 박 전 수사단장을 추궁했다. 송석준 의원이 “임성근을 (혐의 대상에서) 빼라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느냐” “대통령실, 국방부 등 어디서 외압을 받았다는 것이냐”고 묻자 박 전 단장은 “임성근을 빼라는 이야기는 들은 적이 없지만 관련자들의 혐의를 빼라는 외압은 받았다” “국방부 법무관리관한테 외압을 느꼈다”고 했다. 유재은 법무관리관은 “군사법원법을 설명했을 뿐, 내가 외압을 행사할 위치도 아니다”라고 했다.
이날 청문회는 정 위원장의 회의 진행에 여당 의원들이 반발해 파행을 거듭했다. 정 위원장은 국민의힘 곽규택 의원을 향해 “뭘 쳐다보느냐”며 “째려보고 있어서 불편하다. 5분간 째려보는지 촬영해 달라. 질서를 어지럽혔다고 판단하면 퇴장시키겠다”고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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