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진시장 점포 170곳 전부 잠겨...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다”

당진/신정훈 기자 2024. 7. 19. 21: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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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일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에서 자원봉사자들이 수해 복구를 돕고 있다. /연합뉴스

“치워도 치워도 끝이 없어요. 막막합니다.”

19일 오후 충남 당진시 당진전통시장. 가게 안에서 젖은 의자를 들고 나오던 방앗간 주인 정재철(62)씨가 한숨을 내쉬었다.

당진천 근처에 있는 당진전통시장은 전날 내린 폭우로 점포 170곳이 전부 흙탕물에 잠겼다. 시간당 87㎜ ‘극한 호우’였다. 지난 17~18일 집중호우가 쏟아진 중부지방에서도 재산 피해가 가장 큰 곳이다.

여기서 35년간 방앗간을 해온 정씨는 “30분도 안 돼 빗물이 무릎까지 차 올라 손쓸 틈도 없었다”며 “거의 반평생을 바친 가게인데 (떡 만드는) 기계가 다 젖어 문을 닫아야 할 판”이라고 했다.

시장 곳곳에는 상인들이 꺼내 놓은 탁자, 냉장고, 소파 등 집기가 쌓여 있었다. 흙탕물에 젖어 망가진 것들이다. 가게 입구마다 밀려 들어오는 빗물을 막기 위해 급히 쌓은 모래주머니가 이리저리 흩어져 있었다.

상인들은 전날은 폭우, 이날은 폭염과 싸우고 있었다. 저마다 땀을 뻘뻘 흘렸다. 이날 당진의 낮 기온은 30도까지 올랐다.

특히 생선 가게 피해가 컸다. 활어와 해산물을 파는 이이순(69)씨는 “수조가 전부 고장 나 활어와 해산물이 다 죽었다”며 “시장 전기 시설도 다 젖어 모터를 바꿔도 돌리기가 겁난다”고 했다.

포장지 등을 파는 지업사는 물건이 전부 젖었다. 젖은 종이를 치우던 김소현(25)씨는 “종이 파는 가게라 충격이 더 크다”며 “손해가 2000만원 더 될 것 같다”고 했다.

이날 시장에는 자원봉사자, 공무원 등 150여 명이 복구에 힘을 보탰다. 회사원 강지원(31)씨는 “연탄 가게 연탄이 다 젖어 너무 죄송하고 속상하다”며 “지하층은 아직도 물이 차 있어 퍼내도 퍼내도 끝이 안 보인다”고 했다.

정제의 상인회장은 “코로나를 간신히 이겨낸 상인들이 폭우로 또 큰 상처를 입었다”며 “주말에 중부지방에 또다시 큰비가 온다는데 걱정”이라고 했다. 당진시는 복구 작업에 공무원을 투입하고 피해 현황 파악에 나섰다. 배수 펌프도 새로 설치한다는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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