러시아 법원, 간첩 혐의로 WSJ 기자에게 16년형 선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의 러시아 주재 특파원인 에반 게르시코비치(33)가 러시아 법원에서 간첩죄로 징역 16년형을 선고받았다고 AP 등이 19일 보도했다. 그는 지난해 3월 29일 러시아의 예카테린부르크에서 취재를 위해 이동하던 중 러시아 방첩 기관인 연방안보국(FSB)에 붙잡혀 지난 6월 기소됐다. 재판은 지난 6월 26일 시작됐다.
AP에 따르면 19일 열린 재판에서 그는 유죄를 인정하지 않았다. 그러나 검찰은 징역 18년형을 구형했고 이날 법원은 간첩 혐의를 인정해 이같이 선고했다. 러시아 사법 당국은 그동안 재판 과정을 자세히 공개하지 않았다. 18일 베단트 파텔 미 국무부 부대변인은 “이 재판은 가짜이며 급조된 비밀 재판”이라고 비판했다. WSJ는 “그가 피고인에게 일반적으로 부여되는 법적 보호를 거의 받지 못했다”고 했다.
그는 미국과 구(舊)소련 사이의 냉전이 끝난 후 러시아에서 간첩 혐의로 체포된 첫 미 언론인이다. 러시아는 지난해 게르시코비치를 체포할 당시 “미국의 명령을 받아 국가 비밀인 러시아 군산복합체 소속 기업의 활동에 관한 정보를 수집하고 있었다”고 설명했다. 다만 구체적 증거는 공개하지 않아 사실상 우크라이나와의 전쟁을 두고 미국과 대립하는 현실을 반영한, 정치적 이유에 따른 체포라는 평가를 받았다. 게르시코비치가 체포되기 전 썼던 기사는 ‘우크라이나 침공으로 인한 서방 경제 제재로 러시아 경제의 성장이 둔화하고 있다’는 내용으로 국가 기밀과는 무관했다. 이후 그는 소련 시절부터 공포의 대상으로 여겨져 온 레포르토보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다.
미 정부는 러시아와 그의 석방을 위해 협상을 하고 있다.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지난 2월 전(前) 폭스 뉴스 앵커 터커 칼슨과 인터뷰를 하면서 게르시코비치와 2019년 독일에서 수감된 러시아 요원이 교환될 수 있다고 말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해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궁(러시아 대통령실) 대변인은 “재판이 진행 중이기 때문에 어떤 언급도 할 수 없다”고 했다고 WSJ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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